주요 시중은행과 ICT기업들 잇달아 관심 표명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촉구함에 따라 제3의 인터넷 전문은행 탄생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과 ICT기업들이 잇달아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촉구함에 따라 제3의 인터넷 전문은행 탄생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과 ICT기업들이 잇달아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제한) 규제 완화가 급물살을 타면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를 잇는 새로운 인터넷 전문은행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관심이 주목된다.

은산분리 규제는 인터넷 전문은행에 대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투자를 저해하는 장벽으로 불렸다. 그러나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의 은산분리 규제 완화 촉구 이후 관련 특례법이 오는 8월 임시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3의 인터넷 전문은행 탄생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 중 NH농협·KEB하나·신한은행이 제3의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에 관심을 드러냈다. 이들 은행은 지난 2015년 인터넷 전문은행 예비인가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현재 가장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드러낸 것은 농협은행이다. 농협은행과 같은 계열사인 NH투자증권은 이미 케이뱅크의 지분 10%를 보유하고 있다.

은행들이 과거와 달리 인터넷 전문은행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은산분리 규제 완화로 인터넷 전문은행 성장에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국회 계류 중인 관련 법안에 따라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가 현행 10%(의결권 있는 지분은 최대 4%)에서 34% 또는 50%까지 늘어나면 ICT기업은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영 주도권을 가지고, 이를 토대로 자본을 투자하는 등 은행 규모를 키워나갈 수 있게 된다.

과거부터 인터넷 전문은행에 관심을 보였던 기업들도 잇달아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인터파크와 키움증권이 대표적이다.

인터파크는 지난 8일 인터넷 전문은행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2015년에는 SK텔레콤, NHN엔터테인먼트, IBK기업은행, 현대해상 등과 함께 컨소시엄(공통의 목적을 위한 협회나 조합)을 구성해 ‘아이뱅크’ 설립을 추진했지만 탈락했다. 

바로 다음 날인 9일엔 키움증권이 재도전 의사를 밝혔다. 키움증권은 인터넷 전문은행이 처음 거론될 때부터 진출을 검토했지만, 모회사인 다우기술이 은행법상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으로 분류돼 은산분리 규제에 막혀 포기했다. 규제 완화 이후 키움증권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뛰어들면 온라인 플랫폼 기술과 국내 1위 온라인 주식매매 점유율을 기반으로 시장에서 막강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유력 후보군으로 SK텔레콤이 거론된다. SK텔레콤은 과거 인터파크 주도의 인터넷 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했으나 고배를 마셨다. 이후 금융업계와 함께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관련 사업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 왔다. 지난 2016년엔 하나금융그룹과 모바일금융 합작 법인 ‘핀크’를 설립하고, 고객의 금융 데이터를 인공지능(AI)으로 분석해 자산형성과 소비습관 등을 돕는 핀테크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종합 ICT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한 SK텔레콤이 인터넷 전문은행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업계 경쟁사인 KT가 케이뱅크를 운영하고 있는 점도 SK텔레콤의 금융업 진출을 자극하는 요인이다.

한편,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을 발표하며 연내 인터넷 전문은행 추가 인가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출범한 인터넷 전문은행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기존 은행권에 가격경쟁을 촉진하고, 모바일 기반 금융 서비스를 정착시키는 등 긍정적인 성과를 달성했다고 평가하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추후 은행업 여건과 인가 수요에 따라 2~3개의 인터넷 전문은행을 추가 인가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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