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한수린 기자] 연구개발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하던 바이오기업들이 회계처리를 수정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연구개발비를 자의적으로 자산으로 회계처리해 재무정보를 왜곡하고 있는 기업들의 관행을 문제 삼아 테마감리에 나선 데 따른 대응책이다. 바이오기업들은 연구개발비를 비용으로 처리해 이익을 줄인 정정 감사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회계투명성이 높아지면 바이오주의 투자심리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차바이오텍, 메디포스트, CMG제약, 이수앱지스, 오스코텍, 바이오니아 등 6개 바이오기업은 반기보고서 제출 마감일인 지난 14일 정정 감사보고서를 내고 실적을 수정했다.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하는 재무제표 수정을 통해 대부분의 업체가 임상단계의 개발비를 비용으로 바꿔 처리했다.

이같은 조치로 차바이오텍의 작년 영업이익은 1억 원 흑자에서 67억 원 적자로 바뀌었다. 자기자본은 4269억 원에서 4091억 원으로 수정 공시했다. 4년 연속 영업적자로 관리종목 상태는 유지됐다.

오스코텍은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에서 비용으로 바꿔 지난해 영업손실이 기존 16억3700만 원에서 58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메디포스트는 2017년 영업손실폭이 500만 원에서 36억 원으로 늘고, 자기자본은 1414억 원에서 988억 원으로 30% 줄었다. 2017년, 2016년, 2015년 재무제표가 수정됐지만, 영업흑자가 적자로 전환될 우려가 있었던 2015년 흑자를 유지해 4년 연속 적자 우려는 해소했다.

바이오니아와 이수앱지스는 과거 재무제표 수정으로 4년 연속 적자로 나타났지만 기술특례 상장업체로 관리종목 지정을 피해갈 수 있었다.

인트론바이오 또한 기술특례 상장 업체로 과거 재무제표 수정으로 인한 연속 영업적자는 문제 없는 상황이다. 다만 연결자회사 신규 편입으로 반기보고서 제출의 2주 유예기간이 있어 8월29일 공시가 예상된다.

일양약품은 테마감리 대상업체는 아니지만 자발적으로 개발비의 비용처리 및 과거 재무제표를 수정했다. 일양약품은 놀텍(위궤양), 슈펙트(백혈병) 등 이미 개발에 성공한 제품과 관련된 개발비는 상각 대상이 아니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6년 감사보고서 기준 152개 제약·바이오 상장사의 55%(83곳)가 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다. 전체 잔액은 약 1조5000억 원, 총자산의 4% 규모다.

증권업계는 이번 재무제표 공시로 바이오주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4월 12일 금감원이 10개 바이오 업체에 대한 테마감리 착수 계획을 발표한 이후 코스닥 바이오 업종 지수는 26.2% 하락했다. 차바이오텍 사례와 같이 과거 재무제표 수정을 통한 관리종목 편입 우려와 투자자들의 불안심리가 극대화됐기 때문이다.

서근희 KB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연구개발 비용을 자산으로 많이 인식한 바이오기업을 대상으로 테마 감리를 진행 중”이라며 “회계 불투명성 문제를 털고 가려는 기업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에 수정 재무제표 공시 완료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이번 테마감리 불확실성 해소로 오스코텍과 메디포스트 등 관리종목 편입 우려가 과도했던 업체들의 수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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