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ㆍ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 당대표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지난 18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정기대의원대회 및 당대표ㆍ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송영길, 김진표, 이해찬 당대표 후보들이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새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당 대표에 출마한 송영길·김진표·이해찬 후보는 승기를 잡기 위해 전국을 누비며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집권 여당인 민주당 전당대회는 그리 큰 관심을 모으지 못한채 그들만의 리그가 되고 있는 모습이다. 지지율의 상승 효과를 가져와야 할 전당대회 기간 중에 당의 지지율이 오히려 하락하여 40퍼센트 대로 떨어진 사실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당권주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집권여당의 대표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말하고 있지만, 정작 당권주자들 사이의 차이가 무엇인지 선명하게 전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문제는 당권주자들이 경쟁하고 있는 내용이 국민의 관심사와 부합되지 않는다는데 있다. 후보들은 자신이 당 대표가 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다른 후보들의 약점을 공격해왔다. 그러다 보니 비전은 상실된 네거티브전이 되어버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대 후보의 부적격성에 대한 공격, 선거운동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는가 하면 당직자의 중립 의무 위반, 후보 지지선언 명단 허위 작성, 후보 건강 관련 동영상 유포 논란, 여론조사의 공정성 시비 등이 불거졌다. 이런 논란으로 점철된 당대표 경선이 집권여당을 향한 국민의 기대에 부합되는지는 물론 의문이다.

현재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는 먹고사는 문제로 모아지고 있다. 근래 들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율이 크게 하락한 것도 경제와 민생문제에 대한 불만의 결과라는 것이 지배적인 분석이다. 집권 이래 적폐청산과 한반도 평화정책에 대한 국민적 지지 속에서 지지기반을 넓혔던 문재인 정부였지만, 이제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위기를 맞을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경보음이다. 아마도 21대 총선은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가 최대 이슈가 되는 경제선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민주당의 당 대표 경선은 어려운 경제.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집권 여당의 정책노선이 경쟁하는 장이 되었어야 했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 투톱인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실장 사이에 경제정책을 둘러싼 견해 차이가 드러나고 있는 터에, 민주당은 어떠한 정책노선으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타개할 것인가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있어야 했다. 그리고 새 당 대표 선출은 그에 관한 당의 노선을 채택하는 의미를 담는 것이어야 했다.

그러나 민주당의 전당대회 과정에서 국민의 삶과 직결된 핵심 문제에 대한 질문과 대답은 찾아 보기 어려웠고, 이는 그동안 민주당이 보여온 무기력증의 연장으로 비쳐졌다. 집권 이래 민주당은 높은 지지율을 구가했지만, 막상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에 업혀 청와대를 따라가기만 하는 무기력증을 드러내왔다. 여당이 보여주어야 할 정치적 리더십이나 정책적 대안 능력 같은 것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높은 지지율을 구가했을 때는 그렇게 해도 여당이 살아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문재인 대통령 효과가 반감된 상황에서 집권여당은 독자적인 자신의 능력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어나갈 생각을 해야 한다. 민주당의 전당대회는 여러 면에서 지금 민주당이 안고 있는 숙제가 무엇인가를 드러내었다.

※외부 필자의 기고는 <폴리뉴스>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