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제공=연합뉴스> 
▲ 왼쪽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사진제공=연합뉴스> 

문재인 정부가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3일간 평양에서 열릴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 그리고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을 초청했다. 하지만 당장 여당 출신인 문희상 국회의장을 비롯해 자유한국당 이주영, 바른미래당 주승용 국회부의장, 강석호 위원장은 불참하기로 했다.

5당 대표중 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들러리 서고 싶지 않다’며 거절했다. 결국 국회에서 평양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인사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만 가게 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청와대 역시 “갈 사람들만 같이 간다”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여야를 떠나 참으로 서글픈 대한민국 정치현실이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부의장은 정기국회 일정을 들어 따로 남북국회 회담을 개최해 참석하겠다고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정상회담 기간 일정을 보면 첫날인 18일 오전 10시에 교육.사회.문화에 관한 질문후 휴회를 결의했다. 19일은 정기국회가 열리지 않고 20일에는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안건 심의 후 휴회를 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첫날 대정부 질문을 제외한 19, 20일에는 중대한 국회 일정은 없는 상황이다. 국회의장단과 부의장단이 정기국회 일정을 들어 불참하겠다는 해명이 옹졸하게 보이는 이유다. 한국당에선 정기 국회중에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으로 인해 정부.여당의 실정을 부각해야하는데 정상회담 이슈에 쏠려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얄팍한 생각에 불참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받고 있다.

김병준 위원장은 “판문점 비준 동의안 문제가 걸려있고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어떤 진전도 없는데 우리가 가서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느냐”고 불참 배경을 밝혔다. 청와대 갑작스런 제안이 문제가 없지는 않다. 국회에 사전 설명이나 의제 조율도 없이 정상회담 개최 일주일전에 동행을 그것도 정기국회중에 제안한 것은 예의가 아니다.

그렇다고 제1야당의 당 대표격인 김 위원장의 ‘제3자적’ 태도도 맞지 않다. 남북관계를 청와대와 여당에게 맡기고 한국당은 뒷짐지고 있다가 잘못될 경우 반사이익을 노리려는 얄팍한 계산이라면 더욱 더 그렇다.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촉구하고 냉전시대를 넘어 평화협정을 하자고 설득하는 자리가 남북정상회담인데 제1야당 대표가 강 건너 불구경하는 듯한 모습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정당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한국당 소속 외교통일위원장인 강석호 의원의 불참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외교위원장도 아니고 외교통일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에 불참하고 그 이유가 국회의장단 결정이라고 하지만 그 뒤에는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에 반대하는 당론에 지역구 민심 때문이라는 것인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수장으로서의 모습은 아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손 대표는 불참이유로 “당 대표들이 지금 나서봤자 들러리밖에 안된다”고 했다. 손 대표는 대한민국을 책임지겠다고 대선에 나선 바도 있는 인사다. 그런 손 대표가 ‘들러리’ 운운하는 모습은 과거 남북문제 관련 발언은 차치하고라도 대권주자의 모습보다 300명 국회의원중 한 명의 정치인으로 전락한 모습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경제로 인해 젊은 세대부터 노년까지 힘들어하고 있다. 청년 실업 문제는 국가적 재난 수준이다. 저출산 고령화도 심각하다. 남북 문제를 단순히 정치 이슈로 몰아가기보다 경제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북풍에 기댄 반사 이익은 없다는 것은 과거 선거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이제는 모든 문제를 경제적 관점으로 봐야 한다. 생존이 걸린 문제를 정략적으로 활용하려는 여야의 모습은 안타까움을 넘어 서글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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