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천지서 찍은 남북정상 사진…한반도 문제 결정권, 남북 주도에 있다는 것 의미”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평양방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br></div>
 
▲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평양방문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신건 기자]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지난 20일 종료된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남북국회회담을 통해 통일방안을 서로 토론하고 협의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평양 방북 직후인 21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북 관련 결과를 브리핑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정 대표는 “올해 안에 남측에서 100명, 북측에서 100명, 총 200명 규모의 남북국회회담을 평양에서 개최했으면 좋겠다. 이후 내년 상반기에는 서울에서 열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김 위원장에게 전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 대표의 제안에 대해 “‘국회 회담이 열리면 결실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답했다”며, 정 대표는 이를 “의제를 말하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정 대표는 “김 위원장에게 6.15 공동성명을 보면 낮은 단계의 연방제와 남측이 주장하는 국가연합제 사이엔 공통점이 있다. 그 공통점을 지향해가는 과정에서 통일방안을 공동으로 연구한다고 기재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후 공동연구가 없었다”라며 “남북국회회담을 통해서 통일방안과 관련해서 서로 토론하고 협의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80, 90년대에 남북 국회예비회담이 10여 차례 있긴 했지만 본회담은 없었다”며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남북국회회담’ 추진 의사를 밝혔고, 김 위원장도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또 ”문희상 국회의장이 남북국회회담을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에게 전달했다“며 ”앞으로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협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9.19 평양선언 합의문’에는 김 위원장의 서울 방문 계획도 포함됐다.

정 대표는 “만찬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술을 권하며 ‘서울에 꼭 오시라’고 했다”며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제가 서울에 가서 환영받을 만큼 일을 많이 못했다’는 겸손한 답변이 돌아왔다”고 전했다.

그는 “참모들의 반대가 있었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핵 위협이 없는 한반도에서 경제 부국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서울답방’이라고 생각한다”며 “남한이 발전한 것처럼 우리도 경제를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다. 그것이 꼭 이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 마지막 일정으로 백두산 천지를 찾은 소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정 대표는 “우리 땅을 밟고 올라간 백두산 장군봉은 정말 웅장했다”며 “하루 속히 우리 국민들이 백두산 관광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10.4 선언에도 백두산 관광이 합의에 포함됐지만, 10년간 남북관계가 단절되면서 추진되지 못했는데, 현실로 다가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남북정상이 두 손을 번쩍 치켜든 장면이야 말로 한반도 문제의 결정권은 남북에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생각한다”며 “핵 없는 한반도를 뛰어 넘어서 아시아의 중심으로, 세계 중심국가로, 모델국가로 진입한다는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권과 일부 식자층에서 한반도의 상황과 변화를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일부 언론들은 남북관계가 앞서가서는 안된다고 하지만 저는 반대한다. 남북관계가 북미관계를 견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지난 19일 오전 평양 시내를 자유롭게 거닐었다며 “북한이 경제정책의 기수를 남쪽으로 돌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대동강변에 4~50층 되는 살림집이 있었고, 그 아파트 상부에는 ‘과학중시’, ‘인재중시’, ‘과학기술혁명’, ‘현대화’, ‘과학화’, ‘주체화’와 같은 구호들이 붙어있었다”며 “90년대 초 북경을 갔을 당시 ‘과교흥국’(科敎興國: 과학교육으로 나라를 일으킨다)이라는 중국의 신노선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앞서 참여정부 시절 평양을 방문한 적이 있는 정 대표는 “10년, 13년 전과 이번 정상회담에서의 체제선전 집단체조가 180도로 변했다”며 “과거에는 총검술, 격투기, 탱크, 미사일, 핵무장, 군사강국, 군사제일주의, 미 제국주의 타도 등으로 점철됐지만, 이번에는 한반도의 평화, 공동 번영, 경제강국의 꿈 등의 내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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