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지도부의 과제는 지지율 반등‧보수대통합…대권 갈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오른쪽부터 김무성 의원·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정우택 의원·황교안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br></div>
 
▲ 오른쪽부터 김무성 의원·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정우택 의원·황교안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신건 기자] 김병준 비대위호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의 당대표 선출 전당대회 일정이 내년 2월로 예상되고 있다. 발 빠른 주자들은 이미 세미나와 출판기념회 등으로 분주하게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차기 총선의 ‘공천권’을 쥐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문재인 정부의 적폐청산으로 보수세가 어느 때보다 약해진 이때, 2020년 치러질 21대 총선을 승리로 이끌면, 2022년 대통령 선거의 보수 대표주자로 발돋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현역 의원 중에는 비박계로 분류되는 6선의 김무성 의원, 4선의 나경원‧주호영 의원, 3선의 김성태 원내대표 등의 이름이 거론된다. 반면 친박계에서는 5선의 심재철 의원, 4선의 정우택‧정진석 의원 등도 거론된다.

▲비박계 대표주자 김무성…文정부 경제정책 비판으로 분위기 띄우기
비박계 가운데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인물은 김무성 의원이다.

한국당 내 최다선 의원이자, 비박계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김무성 의원은 2014년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을 이끈 경험이 있다. 새누리당 시절에는 ‘친박계’로 분류됐던 김 의원은 20대 총선 직전 공천 문제로 친박인사들과 결별했다. 특히 국정농단 사태 당시에는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한 바 있다. 그러나 다시 한국당으로 복당하면서, 비박계 가운데에서도 소위 ‘복당파’로 분류됐다.

복당파의 좌장격인 김 의원은 정책 세미나를 잇따라 열고,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연이어 비판하고 있다.

지난 8월 23일에는 ‘벼랑 끝에 몰리는 자영업자·서민과 서민금융제도 개선’ 토론회에 참석해 “경제를 이렇게 엉망으로 만든 문재인 정권의 경제 총책임자 장하성 경제팀은 당장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같은 달 27일에는 ‘길 잃은 보수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 세미나에서는 “우파 정치는 헌법 정신을 준수하고 공공의 선을 추구하는 차원에서 민주주의 못지 않게 공화주의를 중시해야한다”며 “공화주의는 문 정부의 국정 독주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있던 김 전 대표가 정부에 대한 비판 행보를 이어가는 것이 향후 당권 경쟁을 대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우택, 경험 많은 ‘인사’지만…친박계에 대한 국민인식 여전히 좋지 않아
친박계에서는 4선의 정우택 의원이 부지런히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양새이다. 정 의원은 김무성 의원보다 선수는 낮지만, 대표 권한대행을 비롯, 원내대표와 국회 상임위원장, 해양수산부 장관, 도지사 등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탄핵 정국 당시에는 선당후사(先黨後事)의 정신으로 당대표가 아닌 원내대표를 맡았고,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해 당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내에서도 신임을 받고 있기에 차기 당대표 주자로써는 손색이 없다는 평가이다.

그러나 여전히 친박계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좋지 않다는 것이 약점 요인이다. 자신의 행보를 수면 위로 드러내지 못하는 것이 이러한 배경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국민 위해 일하겠다” 밝힌 홍준표…당내에서는 난색
당외 인사로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황교안‧이완구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 가운데 홍준표 전 대표와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지난 9월 15일 미국에서 돌아온 홍 전 대표는 공항에서 “앞으로 남은 세월도 내 나라, 내 국민을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할 것”이라며 “봄을 찾아가는 고난의 여정을 때가 되면 다시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홍 전 대표의 이같은 발언이 당권 도전에 대한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홍 전 대표의 당대표 도전은 쉽지 않아 보인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홍 전 대표의 복귀 소식에 “평당원일 뿐”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당내에 홍 전 대표의 영향력이 남아있는 만큼, 비대위 차원에서 홍 전 대표의 복귀를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 전 대표의 제명설이 나오고 있는 이유이다.

또 총선 패배와 당 분열에 책임이 있는 홍 전 대표가 정치일선에 복귀할 경우, 도로 ‘홍준표 당’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특히 홍 전 대표 특유의 언행이 한국당 지지율에 영향을 줬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 만큼, 정계복귀를 바라지 않은 현역 의원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지지 받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차기 대권주자로도 손색 없어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당외인사 가운데 유력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맡은 경험이 있는 만큼,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기도 하다. 

황 전 국무총리는 지난달 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에서 본인의 수필집 ‘황교안의 답 - 황교안, 청년을 만나다’의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이날의 출판기념회가 사실상 대권 레이스의 첫 스타트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는 이날 출판기념회에서 “(총리) 재임기간이 길지 않았다. 비전을 가졌지만 이루지 못한 게 많다”며 “노동개혁·교육개혁이 안 되고 있어 아쉽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향후 정치행보에 대해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연구해왔다. 사회에 어려운 사람을 챙기는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또 지난 달 21일에는 친박계 인사들과 접촉한 자리에서 “결단이 선다면 상처를 입더라도 당권에 도전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당대표 출마 의사를 표명한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8월 3일 발표한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결과에 따르면 보수 응답층 4명 중에 1명(25.9%)은 황 전 총리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 조사에서도 황 전 총리는 유승민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13.5%)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11.9%를 차지했다.

▲차기 지도부의 과제는 지지율 반등‧보수대통합…대권 갈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김병준 비대위호가 출범한 지 100일 가까이 돼가지만, 한국당은 뚜렷한 지지율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리얼미터와 한국갤럽의 지지율 차이는 물론, 지상파 3사의 여론조사 결과 평균 9%대의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정부의 경제실정에 대한 견제와 비판을 꾸준히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당대회가 내년 2월에 치러질 경우, 21대 총선까지는 1년 2개월 가량을 앞두게 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이 공간에 한국당 지지율을 반등시킬 마땅한 묘수를 두어야 한다.

당내 화합 역시 차기 지도부의 과제이다.

일각에서는 ‘비대위의 인적쇄신으로 인해 당이 쪼개질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을 정도로, 한국당내 계파 갈등은 심각한 수준이다. 한솥밥을 먹었던 바른정당 의원들도 여전히 복당을 머뭇거리고 있다.

보수진영 인사들은 이번에 선출될 당대표가 보수의 차기 대권주자로 떠오를 수 있는 만큼, 보수대통합 정도의 성과를 이룰 수 있는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어느 인물이 제1야당의 키를 잡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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