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식 대변인 “남북정상회담 식자재업체 정보도 유출, 고위직 신변 위협 우려”

기획재정부가 감사원에 대통령비서실을 포함한 52개 중앙행정기관의 업무추진비 감사를 청구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부정사용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 기획재정부가 감사원에 대통령비서실을 포함한 52개 중앙행정기관의 업무추진비 감사를 청구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부정사용 의혹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이 청와대 업무추진비 부정 사용 의혹을 제기하자 정부가 대응에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대통령비서실을 포함한 52개 중앙행정기관의 업무추진비를 감사해달라고 감사원에 공식 요청했다. 또한 심 의원이 유출 및 공개한 비인가 행정정보가 테러에 악용될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윤태식 기획재정부 대변인은 1일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9월 28일 저녁 감사원에 52개 중앙행정기관의 업무추진비에 대한 감사를 청구했다”며 “관련 서류가 완비되면 오늘 중 접수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가 감사원에 감사를 요청한 기관은 대통령비서실과 국가안보실, 대통령경호처, 국무총리실, 기재부, 법무부, 헌법재판소나 대법원 같은 헌법기관 등 52개 중앙행정기관이다. 심 의원이 비인가 행정정보를 내려받은 37개 기관 중 34개 기관과 자료가 유출되지 않은 18개 부·처·청 등이 포함됐다.

앞서 기재부 산하 한국재정정보원은 재정분석시스템(OLAP)의 과부하와 오작동 원인을 분석하다가 심 의원의 보좌진들이 지난 9월부터 12일까지 37개 정부 기관의 비인가 행정정보를 190여 회에 걸쳐 열람하고 내려받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이들이 무단 열람한 비인가 행정정보가 47만 건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지난달 27일 심 의원을 검찰에 고발한 상태다. 비인가 행정정보를 불법적인 방법으로 유출해 제3자에게 공개한 혐의에 따른 것이다.

당시 김용진 기재부 2차관은 “심 의원의 보좌진들이 한국재정정보원 재정분석시스템(OLAP)에 정상 접속한 것은 맞지만 로그인 이후 비인가 영역에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접근하고 비인가 자료를 불법적으로 열람 및 취득했다”고 밝혔다.

김 차관은 이어 “이 사건의 쟁점은 비정상적 접근방식 습득 경위, 비인가 정보습득의 불법성 사전 인지 여부, 불법행위의 계획성 및 반복성 등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심 의원은 지난달 21일 국회에서 “정식으로 발급받은 아이디로 접속하던 중 ‘백스페이스’ 키를 눌렀더니 자료가 뜬 것이고, 재정정보원 관계자도 프로그램 오류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화면상에 비인가 자료라는 표시가 전혀 없었고 자료 내용도 국회의원의 예산 감시 활동에 부합하는 일반적인 것이어서 내려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정분석시스템 오류로 비인가 자료를 우연히 입수했을 뿐 고의성은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심 의원의 보좌진들이 해당 정보에 접근한 경로를 집중 분석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보 획득 과정에 불법성과 고의성이 있었는지 확인하는 게 수사의 핵심이다.

한편 윤 대변인은 이날 심 의원이 유출 및 공개한 비인가 예산정보에 대해 구체적인 사례를 들며 “유출 자료가 테러에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이 언급한 업무추진비 정보 외에도 국가 안위 및 국정 운영 등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정정보들이 대거 유출 되었다는 것이다.

윤 대변인은 구체적 사례로 “남북정상회담 식자재 구입업체 정보나 청와대 통신 장비업체 정보 등은 문제가 생기면 고위직 신변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재외공관에 대한 테러, 중앙정보를 향한 사이버테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심 의원의 보좌진이 다운로드한 행정정보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식자재 공급업체, 청와대 통신 장비업체, 재외공관 보안업체, 해양경찰청 함정·항공기 지출, 중앙부처 정보시스템 관리업체, 각종 면접·평가위원 목록 등의 정보가 포함됐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