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자택 경비원과 회사 직원 사적으로 동원해
한진 "대금은 모두 회사에 반납…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가 경비원과 계열사 직원들에게 강아지 산책이나 놀이터 공사 등 잡일을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5일 조 회장의 배임 혐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경찰은 자택의 경비용역 비용 16억1000만 원과 시설 유지·보수공사비용 4000여만 원을 정석기업이 대납한 혐의로 조 회장과 정석기업 대표 및 직원들을 조사했다.
경찰은 “경비용역 비용 대납뿐만 아니라 조 회장의 종로구 구기동 자택의 배수관 보수, 지붕 마감공사 등에 정석기업 직원들이 동원됐다”고 말했다. 조 회장 일가가 지난 2013년 종로구 평창동으로 이사한 뒤에도 와인 창고 천장 보수, 화단 난간 설치 등 자택 유지·보수에 동원됐다고 전했다.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 경비원들도 경비 일뿐만이 아닌 강아지 산책, 배변 정리, 나무 물 주기, 쓰레기 분리수거도 해야 했다.
경찰은 이날 자택 경비용역과 유지·보수 비용 16억5000만 원을 정석기업에 대납하게 해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로 조 회장을 검찰에 송치했다.
한진은 이날 경찰 조사 발표 관련 입장자료에서 조 회장의 자택경비 비용 대납 이유를 밝혔다.
수년 전부터 한 퇴직자가 법원의 패소 결정에도 불구, 자택 앞에서 불법 1인 시위를 이어가며 조 회장에게 위해를 가하려 시도해 경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용 대납이 법률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수사 이전에 모든 비용을 회사에 반납했다고 밝혔다.
한진 관계자는 “경호원들에게 사적인 일을 시키고 자택 시설보수 등에 동원한 것은 죄송하다”며 “현재 조 회장 자택 경호경비 비용은 사비로 지불하고 있으며, 향후 자택 업무에 회사 직원이 연관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