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정부질문에서 극명하게 갈린 여야의 탈원전 정책 태도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더불어민주당 민병두의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문재인 정부 임기 초부터 뜨거운 감자였던 탈원전 논란이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번 국정감사에서도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둘러싼 공방이 예고되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고장난 녹음기’가 이슈였다. 전날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전력수급과 전기요금에 탈원전이 영향을 미쳤다는 원자력계의 반응에 ‘고장난 녹음기’같다고 혹평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종배, 곽대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고장난 녹음기’를 인용해 다시 백 장관을 비판했다.

지난달 19일 성윤모 산업부 장관의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도 탈원전 공방전이 진행됐다. 보수야당은 탈원전 비판에 질의시간 상당 부분을 할애했고, 여당과 당시 성 후보자는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당위성을 주장했다.

이번 대정부질문에서도 여야의 탈원전에 대한 태도는 극명했다.

박맹우 한국당 의원은 ‘고장난 녹음기’를 다시 인용해 탈원전을 비판했다. 박 의원은 지난 2일 대정부질문에서 성윤모 산업부 장관과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과 신재생에너지의 한계를 지적했다. 탈원전 이후 원전산업 생태계가 붕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의원은 성 장관에게 지난 3월 UAE 바라카원전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원전은 ‘신의 축복’이라고 말했던 것을 들어 “우리 원전에 스스로 사형선고를 내려놓고 어떻게 다른 나라에 수출하겠나”고 물은 뒤 “성 장관도 고장난 레코드가 될 것인가. 아닌 것은 아니라고 얘기할 수 있는 소신 있는 장관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이 총리에게 월성 원자력환경관리센터 착공식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을 들어 “원전에 관해서는 최고의 연설인 것 같다”며 “원전의 경제성, 안전성, 세계적인 확장 추세와 우리나라 원전기술이 세계 최고인 것까지 나와 있다”며 탈원전 정책을 반드시 제고해 달라고 주문했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무현 정부 때 중저준위 방폐장 문제를 해결했는데 방폐장과 관련해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무엇을 했는지 의문이며, 자유한국당도 대책 없이 원전만 집착한다”고 비판했다.

어 의원은 “더이상 안전하지도 경제적이지도 않은 원전에 집착해선 안 된다”며 “에너지 정책 전환을 계기로 세계적 흐름에 맞춰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산업위 국감 일정에는 신재생에너지와 탈원전 관련 진술이 예정되어 있다.

이번 국감일정에 따르면 산자위에는 오는 11일 산업부 에너지 분야, 18일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전원자력연료,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등 탈원전과 신재생에너지 관련 질의가 예정되어 있다.

산업부 에너지 분야 국감에서는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 이정현 제이에스피브이 회장 등이 출석해 태양광과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필요성과 정책 체감, 역량 등을 다룰 예정이다. 탈원전 관련 신문은 이은철 서울대 공대 명예교수,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 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 하재주 한국원자력연구원장 등이 출석한다.

탈원전을 반대하는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과 단체들은 신재생에너지의 비효율성과 원전의 안전성 및 경제성, 원전 수출 우려 등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찬성하는 여당 의원들은 원전의 위험성, 세계적인 탈원전 추세, 신재생에너지의 기술 발달로 인한 전망 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감에서 정부여당과 야당 의원들의 강한 충돌이 예상된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이 신재생에너지, 어기구 의원이 월성1호기 재가동 승인 문제점과 관련된 증인 출석을 요청했으며, 윤한홍, 장석춘,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은 탈원전 관련 증인 출석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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