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빼서 어디 치려고 하나 불명확” 비판 제기

▲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과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br></div>
 
▲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지난 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과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폴리뉴스 김희원 기자]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위원으로 전원책 변호사가 확정되면서 인적쇄신 규모와 대상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 변호사가 “욕을 먹더라도 칼자루가 있으니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혀 그의 인적쇄신 칼날이 누구를 겨냥하게 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홍준표 전 당 대표의 거취 문제다.

전 변호사가 최근 홍 전 대표에 대해 부정적 언급을 하고 대신 김무성 의원에 대해 우호적 발언을 해 홍 전 대표에게 칼을 들이대고 김 의원을 살릴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홍 전 대표는 6·13 지방선거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대구 북구을 당협위원장도 자진 사퇴했기 때문에 조강특위 당협위원장 물갈이 대상은 아니다. 

그러나 홍 전 대표가 전당대회 출마를 통해 당권 도전에 나설 경우 갈등이 표출 될 수 있다.

전 변호사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홍 전 대표에 대해 “자신이 진두지휘하는 선거에서 패배하고 곧장 복귀하는 것이 그의 정치 이력에 좋은지 모르겠다”면서 “(당 대표 출마는) 본인 자유지만 조강특위 입장에서 이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일은 있을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반면 전 변호사는 지난 7일 언론인터뷰를 통해 김무성 의원에 대해 “대선주자급으로 논의되는 분들은 당의 중요한 자산이다. 김무성 의원도 그중 한 분이고, 그런 분들에게 함부로 칼을 들이대선 안 된다”고 밝혔다.

전 변호사는 “나는 그렇게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면서 “김 의원은 내가 자른다고 잘릴 사람도 아니다. 특히 내가 김 의원을 굉장히 좋아한다. 김 의원이 내 말을 갖고 자신을 타깃으로 한 것으로 오해할까봐 굉장히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 변호사는 이보다 앞선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는 “공화주의를 말하는 사람은 공부를 좀 해야 한다”고 발언해 사실상 김무성 의원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김 의원이 최근 ‘길 잃은 보수정치, 공화주의에 주목한다’를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공화주의를 띄우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치권에서는 전 변호사가 ‘보수대통합’ ‘통합 전당대회’를 주창하고 있는 만큼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미래당을 끌어오기 위한 명분으로 친박 청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었다.

그러나 전 변호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재판이 졸속으로 이뤄졌다”며 “한국당에 그 엉터리 탄핵소추안을 헌법재판소에 항의하는 사람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전 변호사의 발언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인적쇄신 방향이 친박계가 아닌 탄핵에 찬성했던 비박계 ‘복당파’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원외 당협위원장 물갈이 수준에 그칠 것’ 전망 제기

정치권에서는 전원책 변호사가 이같이 상황에 따라 수위 조절을 하며 일관되지 않은 입장을 보이자 인적쇄신의 방향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최고위원은 8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전원책 변호사 최근에 보이는 모습을 보면 하루는 탄핵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 그래서 친박진영을 두둔하는 발언을 하고 또 어제는 김무성 전 대표는 혁신의 대상이 아니다. 또 비박진영을 두둔하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하 최고위원은 “국민들이 볼 때 저 양반 칼을 빼서 어디를 치려고 하는 것인지, 불명확한 모습을 보이지 않느냐”며 “그래서 아마 현실정치가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고 하는 걸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에서는 또한 전원책 변호사가 조강특위 위원으로 합류하면서 인적쇄신에 관심도가 높아졌으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소리만 요란할 뿐 사실상 ‘인적쇄신’이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실상 반발이 거셀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가 쉽지 않은 만큼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원외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이상돈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해 “현재 한국당에서 어떤 계통을 그냥 내보내겠다, 청산하겠다 하면 당 깨진다”며 “그렇게 현실 정치가 만만치 않다. 정치평론가로는 마음대로 얘기할 수 있지만 그게 쉽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치컨설턴트인 (주)e윈컴의 김능구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전원책 변호사가 인적쇄신을 한다고 해도 현역의원이 맡고 있는 당협위원장 자리를 물갈이 하기는 사실상 힘들 것”이라며 “지방선거 참패의 책임을 물어 가장 반발이 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홍준표 대표 체제에서 임명된 원외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대표는 “전 변호사의 인적쇄신이 성공하려면 물갈이된 원외 당협위원장 자리에 새로운 인물을 영입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새로운 인물들이 ‘김병준 키즈’ ‘전원책 키즈’가 되기 위해 한국당에 들어올 것인지 의문이다. 인적쇄신은 소리만 요란할 뿐 성공 가능성은 낮아보인다”고 분석했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전 변호사가 인적쇄신을 위해 실제적으로 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지금 인적쇄신을 한다면 친홍계를 대상으로 하면서 친박계를 함께 하는 게 여론에 호응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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