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법적 절차 무시한 최 전 부총리, 직권남용으로 조사해야”

지난 7월 무너진 라오스 댐 시공사 SK건설이 사업 추진 단계에서 정부와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무자격 사업 참여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정책결정권자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였다. 사진은 라오스댐 붕괴 현장.  <사진=연합뉴스>
▲ 지난 7월 무너진 라오스 댐 시공사 SK건설이 사업 추진 단계에서 정부와 수출입은행으로부터 무자격 사업 참여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당시 정책결정권자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였다. 사진은 라오스댐 붕괴 현장.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지난 7월 붕괴된 라오스 댐의 시공사인 SK건설이 사업 추진 단계에서 정부와 수출입은행으로부터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라오스 댐 붕괴사고는 현재까지 사망자 40명을 포함해 수천 명의 이재민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16일 수출입은행 국정감사에서 “정부와 수출입은행이 자격 없는 SK건설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특혜를 줬다”며 이 같이 주장했다.

EDCF는 개발도상국에 장기·저리(저금리) 차관을 제공하는 경제원조기금이다. 지난 1987년 개도국들의 산업발전과 경제안정을 지원하고 이들 국가와의 경제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설립했다.

지난 2011년 기획재정부는 보도자료를 내고 라오스 댐 건설 사업에 EDCF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도국 민관 협력사업(PPP)에 정부가 지원하는 최초의 공적개발원조(ODA) 사례”라고 설명했다.

ODA는 중앙 및 지방정부를 포함한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또는 개발도상국에 대한 원조에 관여하는 국제기구)의 경제개발과 복지증진을 위해 개도국 또는 국제기구에 공여하는 증여 및 양허적 성격의 차관을 뜻한다. 이는 양자간 협력과 다자간 협력으로 구분되는데 양자간 협력 중 유상원조(개도국에 상환의무를 부과하는 융자, 즉 차관)가 바로 EDCF다.

당시 기재부가 보도자료에 첨부한 ‘라오스 세피안 수력발전사업 구조도’를 보면 EDCF가 라오스 정부에 차관을 제공해 특수목적법인에(SPC)에 출자하고, SK건설과 서부건설 등도 여기에 투자 및 시공․운영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에 라오스 정부는 같은 해 11월 차관 제공을 신청했고 지난 2015년 4월 EDCF 사업 심사를 거쳐 5월 사업 승인을 받았다. 11월에는 차관공여계약이 발효됐다.

심 의원은 이 과정에서 SK건설이 자격 조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로 EDCF 사업 심사에 참여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SK건설은 지난 2012년 5월 ‘4대강 사업’ 담합 문제로 시정명령과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이후 2013년 9월에는 조달청으로부터 ‘부정당업자 입찰참가 제한’ 통지를 받았다.

당시 기재부 EDCF 운용관리규정을 보면 ‘국가계약법에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기업은 3년간 기금지원 사업에 참여할 수 없다’고 되어있다. 이에 따르면 SK건설은 EDCF 사업 심사에 참여할 수 없다. 그런데도 SK건설은 사업에 참여했다.

이에 대해 심 의원은 “라오스 댐 건설사업에 EDCF가 제공된 건 SK건설이 주도한 프로젝트”라며 “자격 없는 SK건설이 EDCF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적 절차를 무시한 정책 결정권자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를 직권남용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기재부는 총 4건의 EDCF 사업 중 유독 라오스댐 사업에 대한 예산만 서둘러 배정하고 집행했다”며 “전년도 국회 심의 없이 라오스댐 사업에 411억 원을 자체 배정했고 바로 5810만 달러를 두 차례에 걸쳐 라오스 정부에 송금했다”고 설명했다.

심 의원은 또 “라오스 댐 사업의 SPC인 PNPC의 최고경영자(CEO)가 현 SK건설 최영주 상무”라고 밝혔다. PNPC가 사실상 SK건설 자회사나 다름없다는 뜻이다.

실제로 PNPC의 지분 구성을 보면 SK건설 26%, 서부발전 25%, RATCH 25%, LHSE 24%로 한국기업이 지배주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안재현 SK건설 회장은 이번 국회 기재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되었으나 이날 감사장에 불출석했다. 이에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이 안 회장 대신 출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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