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날’ 행사 백범김구기념관서 가져, 민갑룡 청장 “백범 선생 가르침 따르겠다”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제73주년 ‘경찰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을 맡은 김구 선생이 “경찰 정신의 뿌리”라고 선언했다. 경찰의 뿌리가 임정과 김구 선생에게 있다는 의미는 친일과 독재권력 부역의 도마에 올랐던 경찰의 역사적 정통성 재확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 야외마당에서 초청내빈과 경찰관계자 등 74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기념식 치사를 통해 “제73주년 경찰의 날 기념식을 이곳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치르게 되어 참으로 뜻 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9년 전인 1919년 8월 12일,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에 취임했다. ‘임시정부의 문지기’가 되겠다는 각오로 대한민국 경찰의 출범을 알렸다”며 “‘매사에 자주독립의 정신과 애국안민의 척도로 임하라’는, ‘민주경찰’ 창간호에 기고한 선생의 당부는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경찰 정신의 뿌리가 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이 시각에도 그의 후예들이 전국의 치안현장에서 국민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자신의 안위보다 국민의 안전을 우선하는 ‘현장의 영웅’들을 보며, 김구 선생도 자랑스러워하실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제주4.3 당시 상부의 민간인 총살 명령을 거부하고 수많은 목숨을 구해낸 문형순 성산포서장, 도산 안창호의 조카딸로 독립투사였다가 해방 후 경찰에 투신한 안맥결 총경, 80년 5월 광주, 신군부의 시민 발포명령을 거부한 고 안병하 치안감이 명예로운 경찰의 길을 비춰주고 있다”며 불의한 명령이나 권력에 맞선 새로운 민주 경찰상도 얘기했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 1년의 경찰의 변화와 관련 “‘제복 입은 시민’이라는 새로운 경찰상을 정립하는 데도 힘을 쏟아왔다. 지난해 촛불혁명에서 경찰은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정신과 함께했다”며 “집회·시위 참가자들의 목소리와 요구를 현장에서 경청하는 ‘한국형 대화경찰관’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대통령으로서 분명히 약속한다. 더 이상 공권력의 무리한 집행으로 국민과 경찰이 함께 피해자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경찰관 한명 한명이 국민이 내민 손을 굳게 잡을 때 민주주의와 평화는 더 굳건해질 것이다. 국민의 경찰로 완전히 거듭나려는 경찰의 노력에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고 치하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의 경찰의 과제에 대해 “사회적 약자의 고통과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여주기 바란다”며 “아직 여성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불안과 공포가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 여성의 삶과 인격을 파괴하는 범죄들을 철저히 예방하고, 발생한 범죄는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법의 심판대에 세워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기념식을 백범김구기념관에서 가진데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99년 전인 1919년 8월12일에 김구 선생이 임정 초대 경무국장에 취임한 날이다. 그러니까 김구 선생이 우리나라 초대 경찰청장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경찰청이 김구 선생을 초대청장으로 하는 내부 기록 재정비 작업에 들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김 대변인은 “경찰 내부에서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는 말로 경찰이 자체적으로 역사적 정통성 재정비 작업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문 대통령의 치사를 받아 “백범 선생께서 남긴 가르침에 따라, 국민과 함께 나아가는 ‘민주경찰’,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인권경찰’, 국민의 평온한 삶을 지키는 ‘민생경찰’로 새롭게 태어나 국민의 인권과 안전을 책임질 것”을 약속했다.

이번 경찰의 날 기념식은 ‘함께하는 민주경찰, 따뜻한 인권경찰, 믿음직한 민생경찰’을 주제로 국민의례, 경찰청장 인사말, 홍보영상물 상영, 올해의 경찰영웅 현양, 유공자 포상, 대통령 치사, 독도경비대 화상격려, 축하공연, 경찰가 제창 순으로 진행했다.

기념식에는 순직경찰 유가족과 모범운전자·녹색어머니회 등 치안 협력단체를 비롯, 임정 경찰 제3대 경무과장 권준 선생의 외손자인 최재황 경사, 독립유공자 박동희 선생의 손자인 독도경비대장 박연호 경감, 도산 안창호 선생의 조카딸이자 독립운동가 출신인 안맥결 제3대 서울여자경찰서장의 아들인 김선영 씨가 참석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기념식에서 “백범 선생께서 남긴 가르침에 따라, 국민과 함께 나아가는 ‘민주경찰’,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는 ‘인권경찰’, 국민의 평온한 삶을 지키는 ‘민생경찰’로 새롭게 태어나 국민의 인권과 안전을 책임질 것”을 약속했다.

또한 홍보영상에서는 나석주·유상근 의사를 비롯한 임시정부 경찰, 광복 이후의 독립운동가 출신 경찰, 6.25 전쟁기 구국경찰, 민주화 유공 경찰 등 대한민국 역사와 함께 하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희생해 온 민주·인권·민생 경찰의 역사도 소개했다.

이어 진행된 올해의 경찰영웅 순서에서는 신흥무관학교·국민부 중앙호위대장 등을 거친 독립군 출신으로 제주 4.3 사건 당시 부당한 총살명령을 거부하여 제주도민 수백 명의 생명을 지킨 (고)문형순 경찰서장과, 신고출동 현장에서 피의자로부터 칼로 피습당한 가운데도 끝까지 추격하여 검거 후 순직한 (고)김학재 경사에 대한 현양행사를 진행했다.

유공자 포상에서는 경찰청 자치경찰추진단장 김남현 경무관이 홍조근정훈장을, 충북지방경찰청 경비교통과 이태건 경위가 근정포장을, 전북지방경찰청 전주완산서 김완근 경감이 대통령 표창을, 부산지방경찰청과 인천지방경찰청 삼산경찰서 중앙지구대가 대통령 단체표창을 수상하는 등 총 439명이 정부포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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