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최근 전국 시·도교육청 감사에서 비리 혐의로 적발된 유치원이 전국적으로 1800개가 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MBC가 해당 유치원의 실명을 공개한 이후 학부모들의 충격과 분노가 이어지고 있다.

이후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머 실명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경기도교육청과 서울시교육청이 비리 사항이 적발된 비리유치원 명단을 공개했다.

경기도교육청도 25일 최근 감사에서 비리 사항이 적발된 공·사립유치원 실명을 공개했다.

공개 대상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감사한 공립유치원 38곳,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감사한 사립유치원 79곳이다.

전체 지적 건수 581건 가운데 공립 54건(9%), 사립 531건(91%)으로 집계됐다.

현재 경기도에 있는 공립유치원은 4월 기준으로 1천179곳, 사립유치원은 1천96곳이다.

교육청은 감사대상 공립유치원은 초등학교 교장과 유치원 원장이 동일한 병설 유치원이 다수 포함돼 당장 정확한 수를 파악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사립유치원은 93곳이 감사를 받았다.

이날 공개 내용에는 각 유치원에 대한 감사 지적사항과 처분 내용 등이 포함됐다.

지적사항을 보면 사립유치원은 대부분 교육 목적에 사용해야 할 공금을 개인 용도로 쓰거나 임의대로 사용한 사례다.

이날 경기도교육청은 서울과 인천교육청과 달리 올해 상반기에 진행한 유치원 감사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 11일 공개한 자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셈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상반기 감사는 지난 8월쯤 종료됐으나 처분 결과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연말께 결과가 확정되면 그들에 대한 감사 결과도 실명으로 공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이날 오전 수원시 경기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사립유치원 안정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오후 1시께 적발 유치원 실명을 공개할 방침이었으나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 오전 11시로 시간을 앞당겨 명단을 밝혔다.

서울시교육청도 2013년 이후 비리 사항이 적발된 서울 시내 유치원 76곳에 대한 감사결과를 25일 실명으로 공개했다.

공개대상은 2013년부터 올해 9월까지 감사에서 적발된 공립유치원 31곳·사립유치원 45곳으로, 이들 유치원명단은 오늘 오전 9시부터 시교육청 홈페이지에 게시됐다.

공개 내용에는 유치원에 대한 감사 지적사항과 유치원별 시정 여부가 담겼다. 다만 결과 처분사항이 없거나, 처분사항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는 공개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서울 시내 공립유치원은 226곳·사립유치원은 650곳인데 교육 당국은 이 가운데 공립유치원 166곳과 사립유치원 64곳을 대상으로 감사를 실시했다.

감사 대상 가운데 적발된 비율을 유치원 유형별로 보면 공립유치원이 18.6%(166곳 중 31곳), 사립유치원이 70.3%(64곳 중 45곳)로 나타났다.

전체 지적사항은 249건(공립 42건·사립 207건)으로 집계됐다. 지적된 내용을 보면 시설적립금을 부당하게 적립하거나 지원금 등을 예산 외 목적으로 집행한 경우가 많았다.

강동유정유치원은 2013∼2014년 건설업 면허가 없는 업체와 공사금액 1천500만 원 이상의 공사 4건을 계약·집행한 사실이 드러났다.

충신유치원은 사용계획을 사전에 관할청에 신고하지 않고 시설적립금 명목으로 1억 원 이상을 적립한 사실이 감사결과 적발됐다.

공립유치원에는 24건에 주의 조처가 내려졌고 사립유치원은 68건에 경고·40건에 주의 조처가 내려졌다.

한편 11일 MBC가 전국 유치원 감사로 드러난 비리 유치원의 실명을 공개한 이후 시청자의 관심이 쏟아졌다.

이날 방송에서 취재진은 유치원 감사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2014년 이후 전국 유치원 1146곳에서 비위 사실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중 95%는 사립유치원, 4곳 중 1곳은 감사에 적발된 셈인데 급식 보조금을 인건비로 돌려쓰거나 한 달에 월급을 2번 받는 등 각종 비위 행태가 적나라하게 밝혀졌다.

MBC는 이런 일들이 가능한 배경에는 사립유치원의 경우 개인이 설립자 겸 원장을 할 수 있어 관할 교육청이 징계를 요구해도 ‘셀프 징계’만 하면 되는데다, 사법처리 받아도 유치원 운영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제도적 허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처벌은 솜방망이에 그쳐서, 유치원 돈으로 원장 부모가 해외여행을 다녀와도, 원장이 자신의 대학원 등록금을 내도 모두 경고에 그친다고 밝혔다.

사립유치원은 개인이 운영한다는 이유로 그간 정부 감사에 적발돼도 명단이 공개되지도 않았는데 MBC는 홈페이지를 통해 그 실명을 모두 공개했다.

당시 MBC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비리 유치원 명단을 내려받은 건수만 100만건이 넘었고 유치원 비리에 대한 제보도 이어졌다.

경기도 지역에 유독 비리 유치원이 집중 돼 비리가 심각한 유치원에 대해서는 등원 거부나 내년도 입학을 보이콧하자는 움직임까지 벌어졌다.

특히 홈페이지를 통해 17개 시도교육청이 2014년 이후 자체 기준에 따라 일부 유치원을 선별해 실시한 감사 결과를 지역별로 공개한 가운데 7억 원을 횡령한 동탄 환희유치원에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14일 MBC '뉴스데스크'에 따르면 환희유치원 원장은 교비로 명품 가방과 성인용품 등을 구매한 것으로 알려져 학부모들의 공분을 샀다.

보도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환희유치원의 원장은 유치원 체크카드로 루이비통 명품 가방, 노래방, 미용실, 백화점 등에 지출했다.

또 이 원장은 천만 원이 넘는 월급을 한 달에 두 번씩 받아 가거나 각종 수당을 따로 챙기고 아파트 관리비, 벤츠 등 차량 3대 유지비와 숙박업소, 술집, 심지어는 성인용품점 같은 곳에도 교비를 쓴 것으로 드러났다.

분노한 2백여 명의 학부모들이 원장에게 직접 해명을 듣기 위해 환희유치원으로 몰려갔지만, 정작 원장은 실신했다며 미리 119 구급차를 불러놓고 자리를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학부모들은 원비 지출입 내역과 파면으로 공석인 원장의 채용 과정, 수업 교재와 교구 등의 구매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야동 동영상 비디오를 아동들에게 틀어준 파주의 모 유치원을 고발하는 글도 올라와 이목을 끌고 있다.

네티즌들은 "진짜 미친 거 아닌가요? 엄마의 마음으로 아빠의 눈빛으로 행복한 환희유치원이라고 홈페이지에 명시돼있는데 진짜 화나고 어이없네요", "애들 키우는 곳에서 잘들 한다. 창피한 줄도 모르냐", "비리 유치원 전부 명단 공개해서 조사해 주세요" 하는 분노의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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