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선부서 잔뼈 굵은 사람은 이런 짓 안해, 김영철 라인 군인출신이기 때문”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사진=폴리뉴스DB]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사진=폴리뉴스DB]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은 31일 북한 리선권 조국통일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경제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나’라고 말한 것에 대해 “북쪽에서 심각하게 (보고) 사과를 하든지 조치를 취해야 된다. 이렇게 하면 앞으로 남북회담 어떻게 하나?”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4.27선언 이행이 더디다고 자기들 내부적으로 불만이 있는 것은 짐작이 가지만 4.27선언에 기업인들의 대북투자를 보장한다는 얘기는 없다. 그리고 기업인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한테 서약을 한 적도 없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남쪽 정치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남쪽에서 남북관계를 끌고 나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서 노력하는지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그런 식으로 혼을 내는데 우리 기업들이 대북투자를 앞으로 할 수 있겠느냐? 내가 볼 때도 적어도 거기 평양 가서 목구멍으로 (냉면이) 넘어가느냐는 핀잔을 듣고 온 기업은 투자를 못한다”고 말했다.

리 위원장이 이 같은 발언을 한 배경에 대해 “4.27 판문점선언 이행이 잘 안 되고 있다고 북한 지도부 내에서 불만이 좀 있을 것”이라며 “아마 리선권 위원장은 앞에 있는 우리 기업인들을 상대로 해서 한 말이 아니고 그게 상부에 보고되기를 기대했다고 생각한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리선권 잘하고 있다’ 그 얘기 듣고 싶어서 그런 것 같은데 실제 자기는 점수를 땄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기업인들의 대북투자 진출은 어렵게 만들었다”며 “국민여론에 아주 안 좋다. 문재인 대통령을 굉장히 어렵게 만드는 것이다. 어떻게든지 북미정상회담을 또 성사시켜주기 위해 동분서주하는데 이런 식으로 나오면 어떻게 하나?”라고 거듭 질책했다.

아울러 북측에게 “철도·도로 현장조사도 미국이 이 핑계 저 핑계대고 통제하는 마당에 거기다 대고 지금 기업인들에게 목구멍으로 냉면이 들어가느냐는 얘기를 하면 일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라 일을 망치려고 작정하고 덤비는 것”이라며 “북쪽의 사람들이 남한의 정세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알고 나와야 한다는 얘기를 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그 일을 보면서 (확인했다) 적어도 통일전선부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은 이런 짓 안 한다”며 “군인출신이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통전부장이 된 김 부위원장이 데리고 온 사람이다. 지금 조평통위원장이 돼 뭔가 착각을 하는지 아니면 더 승진을 하기 위해서 충성을 맹세하는지 모르겠는데 이렇게 하면 일이 안 된다”고도 했다.

또 정 전 장관은 “북쪽에서는 앞에 있는 사람을 상대로 얘기하지만 사실은 뒤에 있는 최고 권력자에게 충성의 맹세로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는 강한 얘기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리 위원장이 뭘 잘못 알고 하는 것”이라며 “과거 남북회담에서 갑질하려 한 적이 몇 번 있었다. 그 경우 이쪽서 강하게 반발하면 결국은 회담 대표를 교체하더라”고 북측에게 사과를 요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그는 또 다른 한편으로 리 위원장의 발언 배경에 대해 미국 곡물기업인 카길의 대북 투자 준비와 관련해 “카길이 신호를 보낸 것을 북한은 반가워할 할 것”이라며 “아마도 그런 일이 있었기 때문에 냉면 먹는 우리 기업들보고 목구멍으로 냉면이 넘어가느냐는 얘기를 한 모양”이라는 해석도 내놓았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그렇지 전후 맥락 없이 갑자기 열심히 먹고 있는 사람들하고 그런 얘기를 하면 무례한 정도가 아니라 이게 남북관계를 진전 안 시키려고 작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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