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중순 치러질 예정인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 경선에 나설 후보자들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원내대표 출마 결심을 굳힌 친박계 유기준 유재중, 중립성향 나경원, 비박 복당파 김영우 의원은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초재선 의원들이 중심이 된 ‘통합과 전진’ 모임에 참석해 정견발표를 하는 등 우군 확보에 나섰다.

원내대표 후보들은 이 자리에서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인적쇄신 작업과 당 통합 방안, 바른미래당 의원들의 복당 문제 등을 놓고도 의견을 교환했다.

당초 ‘통합과 전진’은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강석호·권성동·김영우·김학용·나경원·유기준·유재중·심재철·조경태·홍문표 의원(가나다순) 등 10명의 의원들에게 참석을 요청했지만 이날 모임에는 4명의 의원들만 참석했다.

나경원 의원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것에 아쉬움을 나타내며 친박 끌어안기 행보를 보였다.

나 의원은 “이제는 우리가 남 탓을 하는 것이 아니라 내 탓부터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탄핵에 찬성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정권이, 지금의 무한 정당성, 문재인 정권의 무한 폭주의 근거를 우리가 만들어 준 게 아닌가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과 함께 하는 투쟁, 부드럽지만 단호하고 합리적이며 논리적으로 투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기준 의원은 검찰 기소로 당원권이 정지된 의원 대부분이 친박계라는 점을 겨냥한 듯 “(당원권이 정지된) 해당 의원들은 ‘당이 나를 버렸다’고 생각하지 않겠나”라며 당원권 정지를 해제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어 유 의원은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지만 한국당 지지율은 답보 생태이기 때문에 여당 뿐만 아니라 야당과도 협상하려면 정보 수집 전략을 마련하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유재중 의원은 “친박 핵심의원이 있다면 당을 떠나달라. 20대 공천 과정에서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잠시 당을 떠나달라. 또 탄핵 중심에 있었던 분들은 당을 잠시 떠나달라”면서 “그렇게 해야 보수가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영우 의원은 자신이 ‘흙수저’ 출신임을 언급하며 ‘변화’를 강조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은 웰빙 정당, 귀족 정당, 기득권 정당이라는 왜곡된 이미지가 있다”면서 “시골 흙수저 출신인 제가 원내대표로 선출되면 그 자체로 이미지 변화가 될 것이다. 서민과 청년에게도 위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모임에서 원내대표 후보들은 후보 단일화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구체적 방법론에 대해서는 서로 입장차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날 ‘통합과 전진’은 원내대표 경선 판세에 막강한 영향을 미칠 변수인 당원권 정지 해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간사인 민경욱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당원권 정지에 대해서는 단일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입장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 의원은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들의 복당과 같이 공정한 원내대표 선출에 영향을 미치려는 일체의 행동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친박 핵심 홍문종 의원은 이날 YTN에 출연해 원내대표 경선과 관련 “한 후보가 과반을  못 넘으면 결국 두 사람이 결승전으로 갈게 될 것인데 (후보단일화) 사전 조율은 어려울 것 같다”면서 “일단 예선을 치르고 두 분이 남아서 본선을 치르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