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사회적합의기구로 출범한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이하 경사노위)를 대통령 자문기구가 아닌 의결기구로 바라보며 노동계 현안인 탄력노동제도 경사노위 합의에 근거해 국회에서 입법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의 22일 경사노위 1차회의 결과브리핑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비공개 마무리 말로 “경사노위는 법적으로 대통령 자문기구다. 하기에 따라 유명무실할 수도 있고, 장식적 기구일 수 있다. 하지만 최대한 힘을 실어 주겠다”며 “경사노위가 자문기구가 아니라 의결기구로 생각하겠다. 경사노위서 합의해 주면 반드시 실행하겠다. 저 뿐 아니라 정부 각 부처가 경사노위 합의사항에 구속되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력근로제와 관련 “정부가 일방적으로 입법을 추진하면 정쟁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지만 경사노위가 합의를 하면 국회도 반드시 존중해 줄 것으로 믿는다”며 “노동계도 논의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 경사노위에서 탄력근로제를 논의하면 국회도 그 결과를 기다려줄 것이다. 대통령도 국회에게 시간을 더 달라고 부탁하겠다”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경사노위에서 탄력근로제에 대해서 합의를 할 가능성과 기대가 높다면, 또 진지하게 논의한다면 대통령도 국회에 시간을 더 달라고 부탁을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여야정 상설국정협의체에서의 탄력근로제 합의로 이탈한 민주노총의 경사노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김 대변인에 따르면 민주노총 참여 논의와 관련해 문성현 경사노위 위원장 및 위원들의 발언도 소개했다. 김 대변인은 문 위원장이 이 자리에서 경사노위 출범이 늦어진 배경에 대해 “법이 개정되고 반년이나 지나 이제야 출범하는 것은 그래도 민주노총과 함께하고자 하는 여러분들의 이해와 애정 때문이었다”라면서 울컥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문 위원장은 “민주노총이 끝내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렇게 서둘러 출발하는 것은 우리 앞에 놓인 경제, 일자리 현황이 엄중하고 과제 또한 막중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민주노총의 참여를 부탁했다.

공익위원으로 참여한 김진 노동 관련 전문변호사는 “3, 4년 전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전수 분석한 적이 있다. 쟁의행위 관련한 손해배상 사건을 분석해보니 차령산맥 이북은 모두 김선수 변호사가 담당을 했고, 차령산맥 이남은 모두 문재인 변호사가 담당을 했더라”라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이런 분이 대통령이시고, 또 평생을 노동운동에 바치신 문성현 위원장이 경사노위를 이끌고 있다. 또 그 어느 분보다도 개방적 자세를 가진 민주노총의 김명환 위원장이 계시다. 그 분이 위원장에 계실 때 경사노위가 사회적 합의를 봐야 된다. 이런 분들이 있을 때 타협이 되지 않는다면 언제 타협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김 변호사의 말을 듣고 “그 이야기를 널리널리 알려 달라”고 반겼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작년 9월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먼저 제안해서 비난도 받았다. ‘어용’이라는 말도 들었다. 그런데 어용은 어려울 때 용기를 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사회적 대화가 우리 사회의 모순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라고 사회적 대화에 참여의지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