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제 개편, 의원정족수 증가 불가피…국회의원 월급 동결로 국민 설득”
“한반도 평화, 북핵공포서 해방시키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결과”

“양 극단으로 갈려서 매일 싸우는 건 대한민국의 발전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이다. 그런 부분에서 다당제 확립은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중요한 장치다.”

이혜훈 국회 4차산업혁명특별위원회 위원장(바른미래당‧3선)은 양당제의 폐해에 대해 이 같이 지적하며, 정치권이 다당제를 확립하는 길을 지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21일 오후 국회 의원실에서 가진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사실 다당제가 여러 양당제의 폐해를 완화하는 장점이 있다. 잘 아시겠지만 양당은 너무 극단적으로 흑백논리로 갈라서 상대가 주장한건 절대 악이고, 내가 주장하는 건 절대 선이고. 이런 논리 많다. 그런데 사실 세상은 그렇지 않다. 상대가 주장하는 것 중에 받아들일 것 꽤 있고, 우리가 주장하는 것 중에 옳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사실 제도의 변화 없이 현실이 변하길 기대하는 건 무망하다. 현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촉매가 제도의 변화 아니겠냐”며 “선거구제 개편이 선행되지 않으면 다당제 확립이라는 게 무망한 일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선거구제 개편에 따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시 불가피한 의원정족수 증가에 대해 “국민들이 워낙 정치 불신이 커서 그런 건데, 국민 탓하기보다 정수는 확대하되 국회의원들에게 주는 월급 동결하겠다고 하면 국민들이 그래도 조금 수용할 여지가 많아지지 않을까. 이런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로도 일하는 이 위원장은 정부의 내년도 일자리 예산과 관련,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에 대한 국민적 부담을 정확히 이야기하지 않는 데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예산안에도 공무원 1만 7371명을 올해 더 뽑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사람들 인권비가 4천억 밖에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4천억에는 기본급하고 수당만 들어있고, 4대 보험 17%, 기본경비 12% , 국민연금 30조 등이 빠져있다”며 “4천억 밖에 안 된다고 하는 건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을 뽑는 일 때문에 나중에 국민들이 안아야 할 부담을 정확하게 말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남북문제에 대해선 “남북의 평화모드라는 게 잘 만들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너무 조급한 마음, 가시적 성과를 원하는 속단 때문에 어그러진다면 진보정당도 결코 원하는 게 아닐거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관계가 잘만 되면 이만큼 대한민국에 큰 축복이 어디 있겠나. 경제발전을 떠나서 북핵이라는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결과물을 얻어내면 그것만으로 어마어마한 것이다. 경제적 실익은 부가 물로 따라온다”고 말했다.

[이하는 이혜훈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예결위 간사로도 활동하고 계시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470조인데, 작년보다 9.7% 증가한 규모다. 일부에서는 재정을 더 추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적자라는 우려와 지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

작년 한해 국민 돈벌이는 4.3% 늘었다. 그런데 세금은 11.6%를 더 받아갔다. 그러니까 번 것에 비해 세금으로 낸 게 몇 배라는 것이다. 이게 국민들 입장에선 부담이 어마어마하게 커서 확대재정을 막 해야 한다는 분들은 세금 내는 국민들 주머니 사정은 좀 감안하시지 않는 게 아닌가 걱정도 된다. 그 다음에 벌이가 늘어나서 세금이 자동적으로 올라가는 거라면 경제에 큰 무리는 없는데, 벌이는 없는데 벌이 몇 배로 세금이 늘어난다면 이건 지속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지금 9.7% 늘어난 이 재정이 굉장히 국민들 부담능력에서 보면 어마어마하게 힘든 상황을 가져오는 것이다. 세금이 늘었기 때문에 이정도 늘려도 상관없다고 하시는 분들은 국민들 부담이 얼마나 느는지 상황을 잘 모르고 하시는 이야기다. 벌이도 안 느는데 세금을 더 많이 가져가는 거니까. 그 다음에 또 한 가지는 이게 계속 되진 않는다. 이렇게 단기간 세금이 많이 걷히는 이유는 국세청의 전산화가 상당히 진전되면서 이제 5백 원짜리 거래도 국세청에 잡힌다. 거기서 세금이 많이 나가는 건데, 이게 영원히 계속 되는 게 아니다. 한 번 효과가 있고 나면 그 다음부턴 그대로 가는 것이지 더 늘어나지 않으니까. 지금 국가 재정이 적자가, 그리고 부채가 이렇게 어마어마하게 늘어난 상황에서 세금이 올라갈 상황이 마냥 계속될 것처럼 다 써버리는 건 미래를 위한 준비가 될 수 없다. 그렇게 확대재정을 마구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 대신 확대재정을 한 만큼, 국민의 부담이 더 늘어난 만큼, 벌이에 대해서 세금 올리는 게 더 많이 올린만큼, 세금 한 푼 한 푼의 효과를 내는 가성비를 더 따져야할 때가 된 것이다.

의원님께서 예결위 간사로 계시면서 가장 집중, 주목하는 부분은.

공무원 늘리는 부분에 대해 굉장히 걱정이 많다. 일자리를 늘려야겠다는 다급한 생각을 가진 정부가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게 공무원을 늘리는 거라 생각하는데 문제는 공무원이 문재인 정부의 부담으로 끝나는 게 아니지 않나. 한 번 뽑으면 30년 정도를 해고도 못하고 계속 월급을 줘야할 뿐만 아니라 이분들이 정년퇴직하고 받는 공무원연금도 문제다. 지금 공무원 연금은 공무원들이 낸 보험료로 다 못 주기 때문에 공무원 되고 싶었는데 되지도 못한 국민들이 세금내서 그 분들 연금까지 메꿔줘야 하는 거지 않나. 그러니까 그 부담이 어마어마한 건데 그 부분에 대해 국민 부담이 얼마라는 것을 줄여서 말하고 있다. 줄여서 이야기하면서 공무원을 많이 마구 뽑아도 국민들에게 별로 부담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식이 잘 못 된 것이다. 팩트 자체가 다른 것. 예를 들면 이번 예산안에도 1만 7371명을 올해 더 뽑겠다. 그런데 이 사람들 인권비가 4천억 밖에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4천억에는 기본급하고 수당만 들어있다. 4대 보험도 안 들어있고, 4대보험이 한 17% 된다. 17% 자체를 벌써 줄인 것 아닌가. 그런데 4대 보험은 다른 데 계산해놓고 공무원 뽑는 예산이 4천억이다, 여기에는 빠져있는 것이다. 그 다음에 또 더 기가 막힌 게 사람 하나 뽑으면 그냥 일 못시킨다. 소위 기본경비라는게 드는데 사무실도 줘야하고 컴퓨터도 줘야하고 전화니 각종 서비스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시설 만들어주는 데 드는 비용이 기본급의 한 12% 정도 들지 않나. 그것도 지금 빠져있는 것. 그리고 아까 말씀드린 이 사람들 때문에 국민들이 세금 내서 메꿔줘야 할 연금, 이게 지금 어느 예산정책처 측이나 인사혁신처 측이나 둘 다 보면 한 30조 된다는 건데 이 30조에 대한 이야기도 안 하고 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국민 부담이 되는 공무원을 뽑으면서 국민들이 앞으로 이 일 때문에 돈을 얼마나 더 내야하는지를 말하지 않고, 그냥 4천억 밖에 안 된다고 말하면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말하는 게 아니다. 공무원을 뽑는 일 때문에 나중에 국민들이 안아야 할 부담을 정확하게 말하자는 거다.

경제라인도 경질됐다.

이번 일자리도 보면 정부가 직접 일자리를 주는 공무원 말고, 민간에 일하는 사람들에게도 정부가 직접 월급을 주는 직접 일자리가 너무 많다. 정부가 직접 주는 일자리가 없을 수는 없다고 저희도 인정한다. 하지만 정부가 직접 월급을 주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한시적으로 일하는 일자리들이 5만 9천개인데, 이게 전체 일자리의 16% 넘는다. 다른 나라 사례를 봐도 선진국들은 직접 정부가 월급을 주는 일자리를 이렇게 만들지 않는다. 그리고 5만 9천개 내용을 보면 국립대학교의 빈 강의실 불끄기 알바, 기차역에서 짐 들어주는 알바, 도로변의 풀 뽑기 알바, 이런 것들이다. 기간은 6개월~1년 정도이다. 본래 당장 일자리를 잃어서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을 지원 해주는 것 더하기 이 사람에게 민간 일자리 취업할 능력을 키워주는 게 목적인데 도로 옆에 풀 뽑아서, 빈 강의실 불 꺼서, 민간으로 취업할 수 있는 능력이 어디가 생기겠나. 저희가 일자리를 만들지 말자는 게 아니라 일자리를 만들더라도 같은 돈을 들여도 효과가 크게 가성비 높은 일자리 만들자는 것이다.

대안을 제시해 달라.

AI, 이런데다가 정부가 대규모 투자하면서 열어줘야 한다. 불란소 사례를 보면 온갖 기업들이 다 몰려들지 않나. 기업이 일 하려면 고용 창출을 안 할 수가 없다. 정부가 투자하는 일에 민간 기업이 수주를 받아서 일 하려면 고용은 자동 늘어나는 것이다. 이런 일들에 같은 돈이라도 쓰자는 것이다. 파급효과 크고 오래가는 것으로. 그리고 이게 돈을 안 쓰고 규제만 풀어도 상당부분 민간이 하고 싶어서 목을 메고 있는데 정부가 방어막을 쳐놨다. 방어막 때문에 못하는 이 부분만 조금 풀어줘도 일자리 많이 생긴다.

정부가 이 부분에 대해 딜레마에 빠진 거 같다. 문 정부도 규제혁파 필요하다고 원격진료도 전향적으로 말씀 하는데, 지지계층에서 반대해 한 발짝도 못나가는 실정이다.

공유경제도 생각이 있으실 것이다. 저는 룰라 대통령 생각 많이 난다. 룰라 대통령이 당선되고 취임식에서 하셨다는 말을 제가 어디서 읽었는데 근로자들이 만들어준 대통령이지만 이제는 브라질의 대통령이 되고 근로자, 지지층만의 대통령이 아니니까 지지층에게 내가 국익을 위해 하는 일을 이해해달라고 했다 한다. 문 대통령도 지지자들의 도움으로 대통령이 됐지만 지지자만의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통령이시지 않나. 지지자들에게 통 큰 양해를 구하시고 용감하게 나가시면 저희들이 많이 도와드리겠다. 저희 같은 보수적인 사람들도 대통령의 그런 식의 불필요하고 악질적인 규제, 민간의 발목을 잡는 규제, 고용을 가로막는 이런 규제를 격파해 가신다면 더 앞장서서 도와드리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 같이 나갔으면 좋겠다.

여당 의원들도 인식 변화 일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충돌이 생기고 있다. 노무현 정부 데자뷰, 이런 것이 트라우마로 남아있을 것이다.

그래도 가야한다. 대한민국을 위해선. 지지층들이 원하지 않는 거, 굉장히 극렬하게 반대하는 방향으로 가는 건 어마어마하게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또 외로운 길이다. 그런데 저는 지지층들에게도 꼭 말하고 싶은 게, 본인들이 지지해서 만든 대통령을 성공하길 바라야 하는 것 아니겠나. 그런데 본인들의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일이가 쉽지 않은 결단이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대통령이 그 지지층의 이해관계만을 100% 다 충족시켜줄 수 없다. 신이 아닌 이상. 어느 정도 일정부분 충족되면 나머지 미진한 부분에 대해선 나라를 위해 대승적으로 이해하고 가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문 대통령께서 좁은 의미의 강성 극렬 지지자만 지지층으로 보지 마시고 어떻게 보면 촛불집회에 참여해서 문 정권의 탄생을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준 전 대한민국 국민을 보셔야 한다.

위원장님은 경제전문가, 경제톱, 그중에서도 경제민주화, 보수정당에서 앞장섰던 이미지가 있다. 이번에 경제 투톱이 교체됐는데 오히려 긍정적인 부분보다 비판적 부분이 많다. 어떻게 보셨나.

부총리 후보자는 경제 관료로써 많이 활동하셨다기 보다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해 오신 분이라 경제정책을 어떻게 핸들링 할지가 조금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분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소신이 뭔지는 잘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데 김수현 정책실장은 노무현 정부 때부터 굉장히 강한 소신 드라이브를 거신 분이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에 본인이 가고자 하는 목표에 역행하는 정책을 많이 내신 분이다. 지금도 그런 편이고. 예를 들어 강남 집값 때려잡는다고 종부세 폭탄, 이런 걸 많이 주도하신 분이지 않나. 그런데 목표는 강남 집값 때려잡기였지만 건국 이래 최고로 강남 집값을 올려놨다. 그 분이 추구하는 목표에 대해 공감하고 동의하는 부분이 있지만, 그 목표로 가기 위한 정책 수단을 선택하는 데 있어서 시장하고 맞지 않는 정책수단을 많이 선택하신 분이다. 그리고 지금 이 정부 들어서 부동산 정책도 그분이 계속 주도해왔는데 강남 집값이 이 정부 들어와서 얼마나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나. 지금 조금 잡혔다고 하지만 잡혔다는 건 지금까지 뛴 걸 생각 안하고, 최고점에서 지금 이렇게 간 거다. 그런 상황이라 이 분이 시장 현실과 잘 맞지 않는 정책을 많이 내셨던 분이라 걱정이 많다. 시장 이기는 장사는 없다. 정부가 명령한다고 시장이 절대 따르지 않는다. 그런 시장이 역사상 없었다. 동서고금막론하고 시장 이기는 정부는 역사상 없었다. 시장 현실을 잘 알고, 시장의 흐름과 움직임과 작동 원리를 이해해야 그 시장을 원하는 방향으로 목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런 투톱이 나왔으면 하고 많이 바랐는데 그런 것 같지 않아서 걱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정치판도 굉장히 많이 변화했다. 그 중에서 보수정당의 분화, 합당이 있다. 의원에겐 다음 총선이 중요하지 않나. 흔히들 3, 4당은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뭔가 변화는 있지 않겠냐고 말한다. 바른미래당은 어떤 변화가 있을 수 있겠나.

손학규 당 대표께서 말씀하시는 건 국민 전체의 생각이나 국익을 담아내지 못하고 특수 극단적인 계층의 이익만 대변하는 양당제 하에서는, 결국 중간을 점하고 있는 광범위하고 다수인 중도층들이 건전하고 건설적 정당에 눈 주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리고 손 대표가 중도의 큰 빅텐트를 치는 중심역할을 하겠다고 말씀하시는데. 실현된다면 대한민국 정치에 가장 좋은 거니까 그것이 1차적으로 실현될 수 있길 기대하며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안 됐을 때는 그때 다른 생각을 해봐야하지 않을까.

혹자는 다당제가 정치개혁이라고 말한다. 그러면 그걸 할 수 있는 제도적 틀, 흔히 말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든지 이런 변화가 필요한데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조차도 실현되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사실 그런 제도의 변화가 없이 현실이 변하길 기대하는 건 무망하다. 현실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촉매가 제도의 변화 아니겠나. 말씀하신대로 선거구제 개편이 선행되지 않으면 다당제 확립이라는 게 무망한 일이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국민, 유권자 생각 속엔 수십 년 간 고정되어온 양당제만 익숙하고 다당제 익숙지 않은 것 같다. 익숙지 않은 걸 선뜻 받아들이지 못하는 관성 때문에 어려움 겪고 있는 건 맞다. 그러나 필요한 일인데 어렵다고 좌절할 순 없는 거고, 필요한 일이면 어렵더라도 꿋꿋하게 나가서 관철하는 것이다.

선거구제 개편이 의원 정수를 확대해야 한다고 한다. 국회와 정치에 대한 불신이 큰 상황에서 이건 안 된다는 흐름도 있다.

국민들이 워낙 정치 불신이 커서 그런 건데, 국민 탓을 하기 보다는 정수는 확대하되 국회의원들에게 주는 월급 동결하겠다 이렇게 나가면 국민들이 뭐 너희끼리 조금 받아서 쓰겠다는데. 이렇게 되지 않을까. 이런 다양한 방법 모색해봐야 할 것 같다. 국회 전체 예산을 묶어놓고 그 안에서 사람 수가 늘어나면 인당 가는 게 적어질 테니까. 그렇게 하면 국민들이 그래도 조금 수용할 여지가 많아지지 않을까.

의원님도 다당제가 정치개혁에 필수라고 보시나.

사실 다당제가 여러 양당제의 폐해를 완화하는 장점이 있다. 잘 아시겠지만 양당은 너무 극단적으로 흑백논리로 갈라서 상대가 주장한건 절대 악이고, 내가 주장하는 건 절대 선이고. 이런 논리 많다. 그런데 사실 세상은 그렇지 않다. 상대가 주장하는 것 중에 받아들일 것 꽤 있고, 우리가 주장하는 것 중에 옳은 것도 있고. 이걸 절충하고 타협해 가는데 양 극단으로 갈려서 매일 싸우는 게 대한민국 발전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이라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는 다당제가 확립되는 게 정치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중요한 장치라 생각한다.

문 정부가 제일 잘한 게 남북긴장완화다. 핵동결은 되지 않았나. 경제전문가로선 어떻게 보시나.

실질적 핵 동결 실행이 확인되고, 전 세계가 인정하면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 왜냐면 한반도에 투자하기를 가장 불안해하는 게 한반도 북핵리스트 아니었나. 경제의 가장 어려운 문제인 이 리스크 하나를 제거하는 상황이 되면 경제에는 상당한 도움 된다. 그리고 남북 간, 우리 대한민국 경제는 벌써 성장 단계에 진입해서 실지적으로는 선진국 상황 아닌가. 그러다보니 성장률이 둔화되고 또 급속한 초고령화를 맞으면서 우리 성장률이 상당히 둔화되는 상황에 왔다. 그런데 남북이 교류하게 되면 여기서 성장의 새로운 출구를 찾을 수 있다. 북한은 가능성이 많은, 개발단계가 낮은 상황. 그러니 이게 서로 교류가 되면 굉장히 값싸고 질 좋은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고 각종 자원 개발도 가능하고, 남한 경제의 둔화를 해결할 출구 될 수 있다.

북핵리스트와 검증 등 절차 이후 제재를 완화하거나 해제하겠다는 게 미국의 변함없는 입장이다.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보였는데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그게 어떻게 보면 특정 국가나 사람에 대한 신뢰라는 건 과거와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다. 지난 수십 년간 국제사회에 대해 솔직하게 하지 못했고, 많은 것을 은폐하고, 또 본인들이 한 약속을 지키지 않고 번복하고, 북핵을 개발하지 않는다고 했으면서 실제로 북핵을 개발해서 실험을 하고, 위협이 되고 하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 신뢰가 어느 정도 북한이 약속을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쌓아야만 생기지 않을까.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만 그런 게 아니라 대한민국 안에서도 북한이 우리가 신뢰할 만한 여러 가지 조치를 축적해가길 기다리는 분들이 많이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이 가능하다 보시나.

연내는 어려울 거고. 글쎄요. 여러 가지 너무 모든 변수에 달려있어서, 이건 조건부라 칼로 두부 자르듯 될 거다, 안 될 거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성질은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고 있고 국제사회가 지속적으로 요구하는 북핵 동결에 대한 실지적 확인이 어느 정도 가능하면 되지 않겠나. 그것과 연결되어 있지 않겠나. 문 정부를 비롯한 청와대에 포진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 일정 세력이 그런 가시적 조치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도 진도 나가길 원하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그게 국민 전체 생각과 많이 다르고 국제사회의 생각과도 많이 달라서 국민사회의 공감대,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된다면 굉장히 후회스러운 일들이 있을까봐 걱정이다. 대한민국 안에서의 공감대 형성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국제사회로부터도 우리가 신뢰를 얻어야 한다. 혼자 사는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핵문제는 주변국, 관련국, 국제사회와 긴밀히 연결돼있는데 신뢰 없이 독자적으로 해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뭐가 있겠나.

야당도 반대 때문에 치고 나가는 건 아닌 것 같다.

그건 누구도 원치 않는 결과를 가져올 것 같다. 남북의 평화모드라는 게 잘 만들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그런데 여기서 너무 조급한 마음, 가시적 성과를 원하는 속단 때문에 이게 어그러진다면 그건 진보정당도 결코 원하는 게 아닐거라 생각한다.

시간은 걸리더라도 잘 진행되면 경제 도약 될 수 있겠다.

잘만 되면 이만큼 대한민국에 큰 축복이 어디 있겠나. 경제를 떠나서도 어쨌든 북핵이라는 공포에서 해방될 수 있는 결과물을 얻어내면 그것만으로 어마어마한 것이다. 그리고 경제적 실익은 부가 물로 따라오는 거고. 이게 잘 해결돼서 실지적으로 우리가 북핵의 공포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면 그것 이상 좋은 게 있을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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