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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한국지엠 법인 분리 '동상이몽' 경계해야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지난 28일 서울고법은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한국지엠을 상대로 낸 주주총회 분할계획서 승인 건 결의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30일 연구법인을 분리하고 다음달 3일 신설법인 등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던 한국지엠의 행보에 제동이 걸렸다.

한국지엠은 공식 입장을 통해 법원 판정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지엠테크니컬센터 코리아 설립이 경영정상화에 최선이라고 되풀이했다. 법적 대응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한국지엠은 연구법인 분리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연구법인 분리가 쟁점으로 떠오른 지 반년이 다 돼가도록 이해관계자인 한국지엠, 산은, 노조는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산은이 제시했던 3자 협의체 구성도 무산됐다.

한국지엠은 연구법인 분리 과정에서 각 이해관계자들을 설득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했다. 그동안 법인 분리 정당성을 계속해서 밝혀왔다지만 산은 관계자가 입장하지 못했음에도 주주총회를 강행하고 의결했기에 그 의중이 의심스럽다. 또 산은의 3자 협의체 구성 제안에도 ‘건설적인 대화 진전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노조를 배제한 양자 간 대화를 역제안했기에 더욱 그렇다.

산은은 한국지엠에 국민혈세 8100억 원을 투입한 만큼 그에 맞는 책임감 있는 행보를 보였어야 했다. 지난 국감에서 산은은 GM과의 협상 전 법인 분리를 미리 알고 있었음에도 이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산은은 또 법인 분리 자체에 확실한 입장을 취하지 못하고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이번 가처분 신청도 안건 자체가 아닌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신청한 것이다. 지난 국감에서 이동걸 산은 회장은 법인 분리가 회사에 이익이 될 수도 있다고 밝혔지만 현재는 노조와 여론에 휩쓸려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연구법인 분리가 GM의 한국 철수 포석이라는 노조의 주장도 곧이곧대로 믿기는 어렵다. 업계에서는 노조가 조합원 탈퇴를 우려해 이번 사태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월부터 노조는 군산공장 휴직자의 생계비를 지원해야 하며, 연구법인이 분리될 경우 조합원이 이탈해 1인당 부담금이 늘어나게 된다.

최근 메리 바라 GM 회장은 북미 5개, 해외 2개 공장의 생산중단과 북미지역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발표에서 해외 2개 공장이 어디인지 알려지지 않아 한국지엠이 그 사정권 안에 들어갈 수도 있다. 물이 새는 배에서 각자의 보따리 지키기에만 급급해 한다면 그 배는 결국 가라앉을 뿐이다. 과감히 내려놓고 물이 새는 구멍을 우선 막아야 한다. 한국지엠, 산은, 노조는 하루빨리 사태 해결을 위해 소통에 나서야 한다.

김기율 기자

자동차, 조선, 철강, 항공 등 우리나라의 산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무거운 주제를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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