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무역 갈등으로 수출 감소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판매 합산 실적에 빨간불이 켜졌다. 내수와 수출 합산 실적이 모두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 쌍용자동차 등 5개사의 내수 판매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0.3% 감소한 13만9862대, 해외 판매는 6% 감소한 58만886대를 기록했다. 총합은 72만748대로 5% 감소했다.
완성차 업계는 미·중 무역분쟁, 대이란제재 등 글로벌 무역 갈등을 판매량 감소의 이유로 들며 신흥시장 개척, 신차 출시 등으로 해외 판매 실적 회복을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 G90과 펠리세이드로 실적 반등 나서
현대차는 내수는 약간 증가했지만 수출은 하락했다. 국내에서 전년동월대비 0.4% 증가한 6만4131대, 해외에서 5% 감소한 33만9250대를 판매해 총 4.2% 감소한 40만3381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무역 갈등에 따른 중국 자동차 시장의 수요 감소, 터키를 비롯한 신흥국의 경제 위기가 해외 시장 판매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올해 1~11월 누계 실적은 국내 65만6243대, 해외 352만219대 판매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3.3%, 1.7% 늘었다.
내수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모델의 약진이 눈에 띈다. 그랜저 하이브리드 모델은 2577대가 팔려 역대 최다 판매 실적을 달성했으며, 쏘나타와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모델은 올 들어 월간 최다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현대차의 전체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3503대로 전년동월대비 3.7% 증가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G80가 2889대, G70가 1550대, EQ900을 포함한 G90가 882대로 총 5321대가 판매됐다.
현대차는 G90과 펠리세이드에 더욱 힘을 싣는 한편 브라질, 러시아, 인도, 멕시코 등 글로벌 주요 신흥시장 공략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카니발, 8개월 연속 기아차 월간 판매량 1위
기아차는 지난달 총 24만7115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동월대비 3.8% 감소한 수치다. 기아차는 국내에서 전년동월보다 0.7% 감소한 4만8700대, 해외에서 4.6% 감소한 19만8415대를 판매했다.
내수 시장에서 기아차의 승용 대표 라인업 K시리즈는 1만4656대가 판매돼 전년동월대비 39.7% 증가했다. 카니발은 6571대로 지난 4월부터 8개월 연속 기아차 월간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중국 자동차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줄었다. 스포티지가 전년동월대비 13.5% 증가한 3만9190대, 프라이드(리오)가 2만9962대, K3(포르테)가 2만7625대 판매됐다.
기아차는 최근 해외 판매가 시작된 니로, EV, K9 등을 선공적으로 론칭해 연말까지 해외 판매를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 글로벌 론칭으로 수출 회복세 노려
쌍용차는 전년동월대비 9% 증가한 총 1만3174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 1만330대를 판매해 17.8% 증가했다. 쌍용차의 역대 픽업 모델 중 최대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렉스턴 스포츠는 4106대가 팔려 전년동월대비 103.8% 증가했다.
수출은 2844대를 판매해 전년대비 14.2% 감소했다. 쌍용차는 첫 직영 판매법인인 호주 법인 신설 등으로 신흥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는 계획이다. 또 렉스턴 스포츠에 대한 글로벌 론칭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4일 G4 렉스턴이 인도에서 공식 론칭함에 따라 CKD 수출도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최종식 대표이사는 “내수판매가 지난달에 이어 한 달 만에 최대 실적을 갱신하는 등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해 4분기 최대판매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지엠, 내수 3개월 연속 전월대비 증가세
한국지엠의 지난달 총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9.2% 감소한 3만8621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는 19.9% 감소한 8294대, 해외 시장에서 5.8% 감소한 3만327대를 판매했다.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는 3개월 연속 전월대비 증가세를 기록했다.
쉐보레 스파크는 지난달 국내에서 총 3965대가 판매돼 전년동월대비 4.2% 증가, 올해 들어 가장 좋은 실적을 보였다. 최근 부분변경모델을 출시한 말리부는 지난달 총 1653대가 판매됐다. 말리부는 한층 강화된 안전성과 편의성, 합리적인 패키지 구성으로 신차급 변화를 선보였다는 평이다.
한국지엠 영업 및 서비스 부문 시저 톨레도 부사장은 “쉐보레 스파크의 선전과 더불어 브랜드의 주력 모델 중 하나인 말리부 역시 부분변경모델 출시를 계기로 다시 한 번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며 ”역대 최대 연말 프로모션으로 쉐보레의 내수 입지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삼성, 내수는 증가했지만…수출은 급감
르노삼성의 총 판매량은 전년동월대비 27.8% 감소한 1만8601대다. 지난달 국내에서는 전년동월대비 1.3% 증가한 8407대를 판매했다. QM6는 전년동월대비 30.1% 늘어난 3749대가 판매돼 2개월 연속 월 판매 3000대를 넘어섰다. 1962대가 판매된 SM6는 최상위 트림이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SM6 프라임은 새로운 파워트레인을 적용하고 인기 사양과 가격경쟁력을 더해 출시 이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수출은 전년대비 41.6%가 감소한 1만194대를 기록했다.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는 부산공장 누적 생산 50만대를 돌파, 전월대비 5% 증가한 9133대가 판매됐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닛산 로그 50만대 돌파는 지속적인 생산성과 품질 향상을 위한 투자, 노사를 비롯한 구성원들의 상생협력의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