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직장 개념, 연봉에서 근로 환경 중심으로 변화 조짐 뚜렷

최근 보수를 비롯한 대우보다 직장업무와 삶의 조화를 중시하는 직업관이 트렌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본사 직원에 대한 주 35시간 근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모 유통업체의 매장 전경.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 최근 보수를 비롯한 대우보다 직장업무와 삶의 조화를 중시하는 직업관이 트렌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본사 직원에 대한 주 35시간 근무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모 유통업체의 매장 전경. <사진=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폴리뉴스 최성모 기자] “삶의 질로 평가하면 F학점이다.”

S사에 다니는 K씨는 하소연이다. K씨는 S사를 남들이 선망하는 직장으로 꼽지만, 다른 직장보다 많은 연봉을 받고 일에 대한 프라이드를 제외하면 낙제점을 줄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같은 S사를 다니는 C씨.

유통회사 G사의 홍보담당자의 남편인 C씨는 S사에 근무한다. S사에 다닌지 15년이 훌쩍 넘었다고 전했다. S사는 업무강도가 높기로 정평이 나있다. 그런데 최근 변화의 조짐이 있다고 전했다. 주 52시간 근무때문이다. 하지만 주 52시간의 근무를 맞추기는 거의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하기 위해서는 일찍 퇴근을 할 수밖에 없고, 집에서 상당한 양의 업무를 한다고 전했다. 

C씨는 “헤드헌터가 스카우트 제의를 하지만 선뜻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다. 주거와 가족들의 사정까지 고려한다면, 이직으로 인해 모든 것이 흐트러질 수 있어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S사에 다니는 K씨와 C씨를 보면 S사는 아직 주 52시간 준수가 어려워보였다.

하지만 최근 주 52시간이 아닌 35시간을 준수하는 기업들까지 속속 나타나고 있다. 9시 출근해서 5시에 퇴근을 해 워라밸을 실천하는 기업들이 증가 추세다.  

하루 아침에 기업의 근로 문화를 바꿀 수는 없지만 점차적으로 직장이 단지 돈을 버는 곳을 넘어 삶의 일부분으로서 질적인 측면을 강화하는 게 요즘 직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고용정보원, 한국기업데이터, 사람인, 잡플래닛 등과 함께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 565개사를 지난달 13일 발표했다.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은 CEO 비전·철학, 성장가능성, 직원추천율, 임원 역량, 워라밸, 사내문화, 승진기회·가능성, 복지·급여 등 8개 테마별로 구성됐다. 이에 일하기 좋은 중소기업으로 지역별로는 서울 314개사, 경기도 137개사, 대전광역시 18개사, 충청북도 15개사, 인천광역시 13개사 등이 뽑혔다.  

업종별로 제조·화학(181개사), IT·웹·통신(182개사), 유통·무역·운송업(67개사), 미디어·디자인(47개사) 등이다. 이를 살펴보면 최근 젊은 구직자들의 경우 단순한 복지혜택 같은 단기적인 근무환경보다는 평생직장으로서 취업을 결정하고 있는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직장문화가 점차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유통기업 중 제일 먼저 35시간 근무를 실행하고 있는 S사는 직원들의 만족도가 굉장히 높다. 

S사 홍보담당자 Y씨는 “업무 중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 중 하나가 바로 보고서다. 5장의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2~3시간의 작업이 필요한데 그걸 1장으로 줄이니까 대폭 업무효율이 높아졌다”면서 “부족한 부분은 구두로 보고를 한다. 5장의 보고서가 메모지 한장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걸 업무를 하면서 입증됐다”고 피력했다.

이 기업은 대부분의 업무를 간소화하고 전산화하면서 직원들의 불필요한 노동시간을 단축시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성공적으로 근로 문화를 개선시킨 사례로 꼽힌다.

기업 관계자들은 점차적으로 워라밸을 실천하는 직장들이 늘어나면서 청년 구직자들의 직장 선택의 요소도 점차적으로 변하고 있어, 직장과 삶의 조화 및 공존에 점차 무게가 실릴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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