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에서 노회찬 원내대표 영정사진이 들어오고 있다.[사진=폴리뉴스DB]
▲ 7월 27일 국회에서 열린 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에서 노회찬 원내대표 영정사진이 들어오고 있다.[사진=폴리뉴스DB]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018년 7월27일 영면에 들었다. 그가 떠나자 대한민국은 불현듯 소중한 ‘정치적 자산’을 잃었음을 실감했다. 그가 있었던 ‘공간’이 너무나 익숙하고 자연스러웠기에 그의 갑작스런 부재를 인정하기가 힘들었다.

노회찬 의원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특검팀의 곁다리 수사의 희생물이었다. 드루킹 특검팀이 드루킹과 문재인 정부 핵심인사 연루 부분에 대한 수사가 벽에 부딪히자 실적 올리기 차원에서 ‘수사 범위’를 벗어나, 무리하게 노 의원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벌어진 비극적 사건이다.

노 의원은 유서를 통해 “누굴 원망하랴.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모든 허물은 제 탓이니 저를 벌하여 주시고 정의당은 계속 아껴주시길 당부드립니다”고 말해 국민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한국사회의 부조리에 맞서면서도 세상을 대한 낙관적 전망을 촌철살인의 정치적 언어로 설파한 유쾌한 정치인, 삼성이라는 거대 권력과 맞서면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싸운 기백의 정치인, 노동운동과 진보정당 운동에 한 평생을 바쳤던 의리의 진보 정치인, 그를 떠올리는 많은 이미지들은 그의 죽음과 함께 소중한 추억이 됐다.

고 노 의원은 학생운동가, 노동운동가, 진보정당 활동가를 거쳐 지난 2004년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후보 8번으로 출마해 기적적으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정당토론회에서부터 전 국민의 주목을 받은 노 의원 정치 역정의 발목을 잡은 것은 ‘삼성 엑스파일 사건’이었다.

재벌과 언론, 검찰의 비위행위가 담긴 녹취록 내용을 공개한 것을 두고 대한민국 사법부는 ‘유죄’를 선고했다. 이로 인해 2012년 19대 총선에서 당선됐지만 2013년 2월 대법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의원직을 상실한 노 의원은 2016년 총선 한 달 앞두고 선거자금을 모으던 중 드루킹으로부터 받은 돈이 그의 운명을 갈랐다. 현역 의원으로 있었다면 벌어지지 않을 일이었다. 삼성과의 질긴 악연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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