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17곳 가운데 14곳 석권, 열세 몰린 야권은 ‘기사회생’ 골몰

6·13 지방선거 당시 출구조사를 보는 여야 모습. (위)추미애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압승 예측에 환호하고 있다. (아래)홍준표 대표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6·13 지방선거 당시 출구조사를 보는 여야 모습. (위)추미애 대표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압승 예측에 환호하고 있다. (아래)홍준표 대표 등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한 후 1년이 지나서 치러진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는 정치 지형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던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은 큰 이변 없이 당초 예상대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두는 결과로 끝이났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17곳의 광역단체장 가운데 대구, 경북과 제주 지역을 제외한 14곳을 석권했다. 자유한국당은 보수 텃밭인 대구와 경북 두 곳에서 승리하는데 그쳤다. 제주는 지방선거를 앞둔 지난 4월 바른미래당을 탈당해 무소속이 된 원희룡 제주지사가 당선됐다.

그러나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으로 올해 2월 탄생한 바른미래당과 바른정당 합당 반대파들이 만든 민주평화당은 독자 승부를 걸었으나 광역단체장 지역 단 한 곳에서도 승리하지 못하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민주당은 서울(박원순), 인천(박남춘), 경기도(이재명) 수도권 지역을 모두 싹쓸이했고 약세지역이었던 부산(오거돈)·울산(송철호)·경남(김경수) 지역에서도 완승했다.

민주당은 전국 12곳에서 치러지면서 ‘미니총선’으로 불리운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도 경북 김천을 제외한 11곳에서 승리했고 자유한국당은 단 한 곳에서 경우 승리했다.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이전 정치지형은 민주당에 유리한 상태에서 시작됐다. 지방선거가 문재인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라는 분석은 나왔으나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년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국민적 지지는 여전히 높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소속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사건이 터지면서 선거판을 휩쓸었고 여당에 불리한 상황이 조성되는 듯했다. 그러나 ‘미투’ 폭풍이나 ‘드루킹’ 사건 등은 ‘남북 화해 물결’을 넘어서지 못했다.

4월 27일 문재인 정부 첫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약 한달 뒤인 5월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 또 지방선거 전날인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은 선거 판세에 막강한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남북화해 물결에 기대감을 가진 유권자들이 문재인 정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민주당에 표를 던졌다는 분석을 내놨다.

지방선거 결과는 야당 지도부의 줄사퇴로 이어졌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선거 기간 동안 줄곧 한국당이 열세로 나타난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엉터리 여론조사”라고 맹비난했지만 결국 참패로 끝난 선거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바른미래당>
▲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개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바른미래당>

바른미래당 창당을 이끌었던 유승민 대표도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유 대표와 한때 공동대표를 역임했던 서울시장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는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게도 밀려 3위를 차지하자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며 정치 휴지기에 들어갔다.

지방선거 결과 민주당의 일방적인 독주가 확인되고 야당은 참패를 기록하면서 야권은 현재 다음 총선과 대선에서 ‘기사회생’하기 위한 전략 짜기에 골몰하고 있다.

한국당을 중심으로 보수진영은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며 ‘보수대통합론’을 주창하고 있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등은 소수정당에 유리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6.13지방선거에서 여권의 독주가 확인됐지만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급하락하고 있어, 다음 2020년 총선에서는 민심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