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바른미래당 “특검 검토” VS 민주당 “정쟁에만 몰두”

국회 운영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회의진행이 편파적이라며 홍영표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 국회 운영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회의진행이 편파적이라며 홍영표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3일 오전 김태우 전 청와대 감찰반원 검찰수사관이 검찰에 소환됐다. 기획재정부 전직 사무관 신재민 씨가 돌연 잠적 이후 자살 악재까지 벌이면서 새해벽두부터 여야 대치가 격화된 상황이다. 

▲한국당, 김태우 신재민 관련 ‘특검’ 추진 시사

한국당은 국회 운영위에서 ‘결정적 한방’을 터뜨리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지만 ‘신재민 자살 악재’ 계기로, 대여 공세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은 신 전 사무관의 유서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때 긴장하는 분위기였지만 한국당의 주장에 대해 일축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당은 앞서 김 전 수사관이 제기한 민간인 사찰 의혹과 관련해 특검과 국정조사 추진 입장을 재확인하고 민주당을 향해 압박의 수위를 점점 높였다. 이번 사건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면서 별도의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기재위 등 5개 상임위 소집을 요구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의혹에 이어 새해 첫 회의부터 대여투쟁전면에 나섰다. 지난 2일 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 아침 회의에서 “재정조작 정권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 청문회와 국정조사, 특검 도입을 추진하는 것이다”라며 “신재민 사건의 진실을 가리기 위해 관련 상임위들의 소집도 불가피하다”고 포문을 열었다. 

특히 3일 ‘신재민 자살 악재’가 터지자 한국당은 공세에 불을 지폈다. 한국당은 신 전 사무관의 신변에 이상이 없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민주당이 제보자에게 수모를 주고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이날 오후 2시 30분경 나 원내대표는 긴급 소집된 ‘나라살림조작사건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김 전 수사관 대해서도 범법자로 몰아가는 정부 여당의 행태에 대해 분노에 앞서 가련함마저 느껴진다”라며 “민주당은 김 전 사수관을 향해 미꾸라지 운운하면서 명예를 짓밟고 신 전 사무관 대해서는 조롱 끝에 고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운영위에서 나온 모든 발언들이 나중에 재판 증거가 될 것”이라며 “블랙리스트의 존재와 공무원 사찰도 인정됐다. 여당은 더 이상 덮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용기 정책위의장도 “신 전 사무관의 유서 읽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지고 가슴속에서 울분이 치밀었다”라며 “우리 사회가 공정하고 투명하지 못하다, 유서 내용은 공정하고 투명한 사회 좀 됐으면 좋겠다는 대한민국 사는 젊은 세대 절규이자 몸부림이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국당 공세에 ‘정권 흠집내기’ 비판

민주당은 한국당의 공격을 적극 방어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조정정책회의에서 “한국당의 주장과는 반대로 운영위에선 ‘문재인 정부에서는 민간인 사찰이 없었다’는 사실만 확인됐을 뿐이다”라며 “그런데도 한국당은 진실을 받아들이기는커녕 청문회, 특검 운운하며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해가 됐는데도 한국당은 여전히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가 ‘문재인 정부는 재정조작 정권’이라는 말을 했는데 궤변에 불과하다”라며 “그러면서 기재위 등의 상임위 소집요구를 주장했는데 한국당이 김태우 사건을 정쟁으로 부풀렸던 방식과 똑같다”고 비판했다.

이날 홍영표 원내대표 기자간담회에서 신 전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 “담담하게 이 문제를 객관적으로 한번 보라”며 “팩트 자체가 의사결정을 위해 청와대와 기재부가 소통한 것이지 압력을 가했다면 청와대로 하라는 대로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 한 부분을 국정 전반 상황으로 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말했다.

강병원 원내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민주당은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를 위해,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상임위 소집 요구는 언제든지 환영한다”라면서도 “경제현안 해결을 위한 소집 요구에는 응할 것이다. 그러나 민생 경제가 아닌 정쟁을 위한 트집잡기용, 정권 흠집내기용 상임위 소집에는 결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신 전 사무관의 유서가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순간 당혹감을 드러냈지만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해식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범법자 김 전 수사관에 놀아나다 된서리를 맞은 한국당이 풋내기 사무관의 방자한 행동에 또 다시 춤을 추려 하는 꼴이 참으로 사납다”라면서도 “다만, 안타깝게도 신 전 사무관이 유서를 남기고 잠적했다는 속보가 전해지고 있다. 부디 극단적인 선택만큼은 없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후 이 대변인은 신 전 사무관의 건강이 양호하다는 경찰 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들의 염려가 컸다. 경찰당국의 신속한 조치를 통해 사고 없이 안전하게 발견되었다하니 안심이다”라며 “어떠한 이유라도 생명을 함부로 여겨서는 안 된다”고 우려를 전했다. 

▲바른미래당, 특검 가능성 암시 

한편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의 주장에 힘을 보탰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검찰이 고발된 비밀누설 혐의만 조사할 게 아니라 김태우 폭로 진위와 문건작성 경위, 보고 여부, 문건 사후 활용 여부 문제에 대해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라며 “공정성 문제가 야기된다면 특검 가능성이 대두될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신 전 사무관의 폭로에 대해서는 “신 전 사무관의 폭로는 촛불과 신적폐의 싸움이다. 촛불을 지키기 위해 촛불을 농락하고 능멸하는 정권에 대한 저항이다”라며 “우리는 촛불을 계승할 것인가, 적폐를 계승한 신적폐를 방관할 것인가 기로에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평화당 청와대 비판, 정의당 한국당에 공세 

민주평화당 문정선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무엇이 다른가. 이제 청와대는 신 전 사무관의 생존을 걱정하는 처지로까지 내몰렸다”라며 “우선 청와대는 답해야 한다. 신 전 사무관이 침해한 것이 국익인가”라고 반문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한국당을 향해 “제사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라며 “공익으로 판단한다면 정치적 논쟁거리로 만들어 자당의 이익으로 쓰려하지 말고 공익을 위해 사실관계를 밝히는데 집중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