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당내 반발 목소리 ‘구태정치’ 불가 선언
평화당 “두 의원 입당하면 개혁연대 물 건너가”
개혁 성과 필요한 민주, 평화당 관계설정 우려

무소속 이용호(오른쪽), 손금주 의원이 지난달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무소속 이용호(오른쪽), 손금주 의원이 지난달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발표 기자회견을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입·복당을 신청한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의 앞길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불투명해져가고 있다. 민주당 내 일부 의원들의 반발과 해당 지역구 기초·광역의원의 반대, 민주평화당의 비판이 거세짐에 따라 민주당은 쉽사리 손금주·이용호 의원을 받아들이기 어려워진 것.

20대 총선에 국민의당으로 국회에 입성한 손금주·이용호 의원은 지난해 28일 민주당 입·복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에도 민주평화당에도 합류하지 않은 채 무소속을 유지해온 바 있다.

전북 남원·임실·순창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이용호 의원과 전남 나주·화순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손금주 의원은 20대 총선 당시 국민의당이 호남을 석권하는 과정에서 호남 지역구를 얻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8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남원·임실·순창 지역위원회 당원들이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이용호 의원의 복당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8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전북도당 남원·임실·순창 지역위원회 당원들이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소속 이용호 의원의 복당 반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철새 받아주면 안돼”vs“민의에 따른 것”
때문에 호남에 지지세를 올리고 있는 민주당 내에선 두 의원의 입당에 반발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이용호 의원의 지역구인 전북 남원·임실·순창 지역의 광역·기초의원과 당원들은 “무소속 이용호 의원의 복당을 결사반대한다”고 공식적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들은 8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용호 의원은 오랫동안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었으나 당내 경선에서 번번이 밀리자 탈당했다. 이후 낙선을 거듭하다 제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당적으로 반민주당 세력을 등에 업고 국회에 입성했다”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어 “이 의원은 당선 이후 민주당 저격수 역할을 자임하며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낙선시키기 위해 혈안이 됐던 사람”이라며 “특히 남원에서는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유력하자 무소속 연대를 결성하고 민주평화당 후보의 유세를 지원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당원들은 또 “그랬던 이 의원이 갑자기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지역발전을 위해 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선언했다”며 “정치적 신의와 의리를 저버린 ‘철새’ 정치인을 받아주면 당원과 지지자의 반감이 한 번에 터져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용호 의원은 입장자료를 통해 “민주당에 입당키로 결정한 것은 남원·임실·순창 주민들의 민의와 요구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입당 선언 이후 수많은 지역민께서 뜨거운 성원을 보냈고, 상당 수 민주당원들 역시 전화와 문자로 환영의 뜻을 전하고 있다”며 “누구보다도 민심을 받들어야 할 도·시·군 의원들이 이 같이 지역민의 중론과 어긋나는 발표에 나선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오늘 회견에는 시·군 단체장은 물론 도의원 2인이 불참했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 남원시의원은 절반 가까이 불참하고 임실군의원 역시 대부분 불참했다”며 “이 같은 사실만으로 현재 지역민의 여론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나아가 입당 반대 명단 중 일부 시·군의원들은 내키지 않은 상태에서 서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는 자칫 ‘줄세우기 정치’, ‘패거리 정치’로 비춰져 민주당 이미지를 훼손할 염려가 큰 만큼, 당 차원에서 철저하게 진위조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개혁연대’ 고민하는 與 
당내에서도 손금주·이용호 의원의 입·복당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재성 의원은 지난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두 의원님께는 죄송하지만 복당·입당 신청을 거두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두 의원의 입당 및 복당 신청은 매우 무겁고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며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이면 구정치”라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복당 및 입당은 정치인에겐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국민들께는 불쾌하고도 익숙한 구정치”라며 “그런데도 별 일 아니게 처리하면 민주당도 구태가 된다”고 말했다.

사실 최 의원의 이러한 지적은 민주평화당의 지적과 어조에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손금주·이용호 의원의 민주당 입·복당 선언 당시 평화당은 “두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신청은 정치적 신의를 저버린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박주현 평화당 대변인은 “만약 정부여당이 촛불민심을 받들어 정치개혁 경제사회개혁에 애쓰기보다 양당구도 온존을 위한 구정치방식을 고집한다면, 개혁연대는 물 건너가고 평화당에 국정의 협조를 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만약 민주당이 이들의 입당을 허용한다면 그것은 민주평화당과 개혁연대를 만들어 협치는 하지 못할망정 관계를 작심하고 깨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이 두 의원의 입·복당 신청을 ‘구정치 방식’이라고 비판한 것과 최 의원이 ‘구태가 된다’고 지적한 것은 일맥상통한다. 

최 의원 역시 두 의원의 민주당 입·복당 보다는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성과를 내야하는 상황에서 의석수 2석보다 ‘개혁연대’에 대한 평화당과의 관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 손금주·이용호 유보 가능성
당 관계자에 따르면 두 의원에 대한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는 9일 열린다. 손금주 의원은 입당 심사, 이용호 의원은 복당심사를 받게 된다. 이중 이용호 의원은 경우 복당심사인 만큼 당내 심사는 더욱 까다로울 전망이다.

두 의원의 당원자격심사와 관련해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8일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두 의원의 입·복당 심사는 어려운 결정이다”라며 “현역의원 2명이 늘어난다는 것은 큰 변화가 없을 수 있지만 한편으론 한 석 한 석이 중요할 때가 있다. 또 ‘개혁입법’을 위한 평화당과의 관계설정에 있어서도 이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난색을 표했다.

그는 “당원자격심사위에서 이러한 상황들을 모두 고려해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복당의 경우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당대표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손금주·이용호 의원의 민주당 입·복당은 당원자격심사위를 거친 뒤 최고위원회의, 당대표의 결정까지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결론이 쉽게 나긴 어려워 보인다. 

또한 총선을 약 1년 앞둔 상황에서 호남 지역의 정계개편 움직임이 일고 있는 만큼 당 차원에서도 모든 상황을 고려한 판단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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