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윤청신 기자]

유튜버 양예원(25)씨가 9일 '2차 가해자'에 대한 강경 대응 입장을 밝혔다.

양씨를 성추행하고 양씨 노출 사진을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를 받는 '비공개 촬영회' 모집책 최모(45)씨는 이날 1심에서 징역 2년6개월의 실형을 받았다.

이날 오전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이진용 판사는 양씨의 사진을 유포하고 강제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최모(46)씨에게 징역 2년6개월을 선고했다.

양예원 씨는 관련 사건에 대한 법원의 선고가 내려진 9일 "악플러들 하나하나 다 법적 조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양씨는 "비슷한 성범죄에 노출돼서 지금도 너무나 괴로워하고 숨어지내는 분들께 한마디 전해드리고 싶다"면서 "안 숨으셔도 된다. 잘못한 거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 인생을 다 바쳐서 응원하겠다"며 "세상에 나와도 되고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 용기 내고 행복해도 된다"고 이야기했다.

피고에게 징역 2년6개월이 선고된 데 대해서는 "징역 몇 년에 큰 의의를 두고 있지 않다"며 "피고인 측에서 계속 부인했던 강제추행을 재판부가 인정해줬다는 것만으로 많은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양씨가 취재진 앞에 직접 입장을 밝히는 것은 지난해 9월7일 첫 공판 이후 처음으로 성범죄 피해자들을 향해 "잘못한 게 없으니 숨지 않아도 되고, 무서워하지 말고 세상에 나와도 된다"며 "제 인생을 다 바쳐서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최 씨는 2015년 7월 서울 마포구 한 스튜디오에서 양 씨의 신체가 드러난 사진을 촬영하고 2017년 6월께 사진 115장을 지인에게 제공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동의 촬영물 유포)로 기소됐다.

그는 2016년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13회에 걸쳐 모델들이 동의하지 않은 노출 사진들을 배포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씨는 또 2015년 1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 소재 스튜디오에서 한 여성모델에게 '옷을 빨리 갈아입으라'고 다그치며 성추행하고, 2016년 8월에는 양씨의 속옷을 들춰 성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최씨의 변호인은 양씨와 다른 여성모델들의 노출사진을 촬영해 유포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성추행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이 사건은 양 씨가 지난해 5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관련 동영상을 올려 과거 겪었다는 성추행 등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수사 과정에서 범죄 발생지로 지목된 스튜디오를 운영했던 주요 피의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에 대한 혐의는 '공소권 없음' 처리됐다.

이른바 '양예원 스튜디오 성추행'이라 불린 이 사건은 유튜브 닉네임 비글커플 양예원씨가 실명과 얼굴까지 공개하며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동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양예원은 지난 5월 17일 자신의 SNS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로 시작하는 글과 영상을 올리고 자신이 성추행 당했던 사실을 털어놨다.

양예원은 "이렇게 말하기까지 수많은 고민을 했고 수없이 맘을 다잡았다. 너무 힘이 들고 죽고만 싶고, 눈물만 쏟아진다"면서 "대한민국에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있고 얼마나 나쁜 사람들이 아직도 나쁜 짓을 하고 있는지 말해보려 합니다"라며 말을 시작했다.

양예원에 따르면 2015년 한 알바 사이트를 통해 피팅모델에 지원해 '실장님'이라고 불린 사람과 계약했다. 하지만 밀폐된 스튜디오에서 20명 정도의 남성들에게 둘러싸여 노출이 심한 속옷만 입고 강압적인 사진 촬영 등 성추행을 당했다.

양예원이 들어서자 스튜디오의 문에는 이중삼중 자물쇠가 채워졌고, 밀폐된 공간에는 여성 스태프 하나없이 20명의 남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이어 '실장'은 일반적인 속옷도 아닌 성기가 보이는 포르노용 속옷을 건네며 입고 올 것을 요구했다.

당시 촬영을 거부하자 '실장님'이란 사람은 "너 때문에 저 멀리서 온 사람들은 어떡하냐, 저 사람들 모두 회비 내고 온 사람들인데 너한테 다 손해배상 청구할 거다. 고소할 거다. 내가 아는 PD, 감독들에게 다 말해서 널 배우 데뷔도 못하게 만들어버릴 거다고 협박했다.

양예원은 '오늘만 참자'는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지만, 문제의 남성들은 포즈를 잡아주겠다며 자신의 가슴과 성기를 만졌다는 것. 양예원은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강간을 당해도 아무도 모르겠다. 죽을 수도 있겠다. 살아서 나가자 생각했다"면서 "웃으라면 웃었고 손하트 하라면 하트를 했고 다리를 벌리고 혀를 내밀라 하면 그렇게 했고, 가슴을 움켜쥐라고 하면 움켜쥐었고 팬티를 당겨 성기가 보이게 하라면 그렇게 했다"고 설명했다.

양예원은 이후 신고도 하지못한채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고 살았지만, 하루도 마음이 편한 적 없었고, 늘 불안에 떨다 결국 배우의 꿈도 버렸다.

하지만 지난 5월 8일 한 야동 사이트에 양예원의 당시 사진이 공개됐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양예원의 고백대로 성기가 적나라하게 노출된채 갖가지 포즈를 취하고 있는 양예원의 모습이 담겨있다.

퍼진 사진을 본 수많은 사람들의 성희롱 메시지가 이어졌고, 남자친구를 비롯한 지인들의 SNS에 해당 사진이 캡쳐되어 보내지기도 했다. 이에 양예원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양예원은 "이 글을 쓰면서도 과호흡 증세가 찾아오고 눈물이 흐르며 손이 떨리고 그때의 악몽이 떠올라 괴롭다"면서"저를 도와주시고 이러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의 피해자들이 안 생기게 이 글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퍼트려달라"고 호소했다.

이후 수사를 받던 스튜디오 실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인터넷상에는 '양씨가 거짓말을 한다'는 내용의 악플이 달리는 등 비난 여론이 일기도 했다. 한 고등학교에서는 앙씨를 조롱하는 졸업사진을 촬영했다가 사과를 하기도 했다.

석달간의 수사를 마친 경찰은 비공개 촬영회에서의 성추행과 노출 사진 유출 사건 피의자 최씨 등 6명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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