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왼쪽)과 김세권 파인텍 대표이사 내정자가 합의서를 작성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11일 오전 서울 양천구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차광호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왼쪽)과 김세권 파인텍 대표이사 내정자가 합의서를 작성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연합뉴스] 11일 파인텍 노사의 교섭타결로 75m 높이 굴뚝에서 400여일이 넘도록 힘겨운 고공농성을 벌였던 파인텍 노동자들의 눈물겨운 투쟁도 막을 내리게 됐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노조승계와 단체협약 이행 등을 요구하며 2017년 11월 12일 서울 열병합발전소의 굴뚝에 오른 지 이날로 426일째를 맞았다.

    이들의 농성은 모회사의 공장 가동 중단과 정리해고에 반발해 2014년 5월 27일부터 2015년 7월 8일까지 408일간 고공농성을 벌인 차광호 지회장에 이은 두 번째 농성이다. 파인텍지회 조합원들은 도합 834일을 하늘에서 보낸 끝에 지상으로 내려와 일터로 돌아가게 됐다.

◇ 12년 만에 복직한 KTX 승무원…쌍용차는 9년 만에 사태 해결
    파인텍에 앞서 노사가 합의를 이룬 대표적 장기투쟁 사업장으로는 코레일과 쌍용자동차가 있었다.

    KTX 승무원 180여명은 해고된 지 12년 만인 지난해 7월 코레일과 정규직 전환 복직에 합의했다.

    해고된 승무원들은 2008년 10월 코레일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고, 1심과 2심은 원고 승소판결했다. 그러나 2015년 대법원은 이 판결을 파기하고 승무원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이후 KTX 승무원 재판과 관련한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지며 해고승무원들은 다시 농성에 돌입했고 코레일이 소송을 진행한 승무원을 특별채용하기로 결론이 나면서 12년에 걸친 이들의 가슴 아픈 역사도 끝이 났다.

    이어 같은 해 9월에는 쌍용차에서도 희소식이 들려왔다. 쌍용차 노사가 해고노동자 119명을 전원 복직시키기로 합의한 것이다.

    쌍용차 사태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비롯됐다. 대주주인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2009년 1월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회사는 같은 해 4월 정리해고를 결정했다.

    노조원들은 5월 21일 평택공장을 점거하며 맞섰다. 농성 강제 해산과정에서 노조원 64명이 구속되고 경찰도 100여 명이 다쳤다. 경영 사정이 나아지면서 쌍용차는 인력 수요가 생길 때 해고자들을 재고용해오다 해고자 전원 복직으로 끝을 맺었다.

◇ 13년 장기농성 콜텍 해고노동자 "이번엔 끝장 투쟁"
    장기농성에도 아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사업장으로는 콜텍이 있다.

    콜텍은 국내 굴지의 기타 생산업체였다. 하지만 콜텍의 모기업 콜트악기는 2006년 당기순손실을 이유로 이듬해 4월 인천 공장 근로자들을 한꺼번에 정리해고했다.

    이후 노사 양측의 소송이 이어졌고, 거리로 내몰린 해고노동자들은 13년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콜텍 노동자들은 2009년 정리해고 무효소송 항소심에서 이겼지만, 2012년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이와 관련 콜텍 노동자들은 양승태 대법원 시절의 '재판 거래'가 있었을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콜텍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금속노조 콜텍지회는 지난 8일 서울 세종로소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끝장 투쟁'을 선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해고자로 정년퇴직을 맞이할 수는 없다. 콜텍의 사원증을 받고, 당당하게 퇴직을 해야 한다"며 해고노동자 복직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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