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명규, 피해사실 알면서도 은폐”
“심석희 선수 포함해 피해사례 총 6건 확인”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젊은빙상인연대, 빙상계 성폭력 사건 관련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21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젊은빙상인연대, 빙상계 성폭력 사건 관련 입장 표명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목포 투기’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 탈당을 선언한 손혜원 의원이 21일에는 젊은빙상인연대와 빙상계 성폭력 사건 관련 의혹을 폭로하고 나섰다. 

젊은빙상인연대와 손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석희 선수 조재범 전 코치가 성폭행으로 고소해 빙상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이후 각종 증언과 증거를 취합하는 방식으로 추가 피해 사례를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젊은빙상인연대가 적극 증언과 간접 인정으로 파악한 피해 사례는 심석희 선수를 포함해 총 6건이다”라며 “피해자들은 2차 피해와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고 피해 사실을 언급할 때 ‘빙상계에 더 이상 머물기 힘들지 않을까’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피해자를 적극 공개하지 않고 싶은 성폭력 사건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언급을 피하려고 한다”며 “2차 피해가 없도록 유념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자세 교정 핑계로 입 맞춰”

젊은빙상인연대와 손 의원이 공개한 사례에서 빙상 선수 A 씨는 “10대 시절 한국체육대학 빙상장에서 강습 받던 중 사설 강사이며 한 체대 빙상부 조교인 한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추행 당했다”고 증언했다.

A 씨는 “훈련 도중 자세를 교정해준다는 핑계로 강제로 안 거나 입을 맞추는 일이 계속됐다. ‘밖에서 만나서 영화를 보자’, ‘둘이 만나 영화 보자’고 연락을 취했다. 이를 거부하자 그 코치가 폭언을 퍼부었다”고 덧붙였다. 

또 “그 이후 빙상부 코치는 국가대표경기 선발 과정에서 경기력에 지장을 주는 것으로 의심되는 행위를 의도적으로 했다”고 밝혔다. A 씨는 당시 충격으로 스케이트를 벗었다고 한다. 

젊은빙상인연대와 손 의원은 “피해자가 많지만 가해자는 대부분 제재나 불이익을 받고 있지 않다”며 “조재범 전 코치의 녹취가 국감 자리에서 발표됐는데도 솜방망이 처벌을 하려고 하는 한체대나 문체부나 또는 빙상계 행정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어 심석희 선수가 성폭행 이야기 들고 나온 것이다”고 말했다. 

▲“전명규, 사건 은폐 관여”

손 의원은 전명규 한국체대 교수가 피해 사실을 알면서도 은폐했다며 피해자와 나눈 메시지 캡처 화면을 증거로 제시했다. 

손 의원은 “피해자 A 씨가 ‘제가 그 날 무슨 일 겪었는지 말씀드리고 싶다’고 메시지를 보내자, 전 교수는 ‘니가 빨리 벗어나기 바래 그것이 우선이야’라고 답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답장은 전 교수가 A 선수의 성폭력 정황을 알고 있지 않았나, 의심하게 되는 아주 중요한 문자다”라며 “전 교수는 피해자로부터 전달받아 충분히 인지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가해자는 빙상계에서 여전히 활동 중이다. 전 교수가 사건 은폐에 관여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젊은빙상인연대와 손 의원은 “전 교수는 빙상계 대부로 불리며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다”며 “때문에 피해 입은 빙상 선수들이 증언에 소극적이다. 두려워서 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빙상 적폐를 뿌리 뽑기 위해서 전 교수에 대한 적극적 수사가 시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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