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론되는 당권주자만 10명 넘어, 홍준표 김무성도 가세 움직임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북 핵협상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안' 세미나에 자유한국당 당권 유력 주자들이 참석해 파이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태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상수 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2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미북 핵협상 전망과 한국의 대응방안' 세미나에 자유한국당 당권 유력 주자들이 참석해 파이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진태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상수 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사진=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의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한 2·27 전당대회가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조기 등판으로 판이 커지면서 후보 난립 현상을 보이고 있다.

현재까지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주자만 해도 10명이 넘는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공식적인 출마 선언은 하지 않았지만 이미 당권 행보를 하고 있다. 당초 불출마를 선언했던 김무성 의원도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고, 홍준표 전 대표도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안상수 김진태 의원은 이미 출마를 선언했고, 정우택, 주호영, 심재철, 조경태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도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권을 쥐게 되고 2022년 대선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점이 당권 경쟁을 과열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황교안 전 총리에 대한 견제 심리가 작동하면서 이미 불출마를 선언했거나 출마를 고민하던 주자들까지 당권 경쟁에 뛰어들게 하고 있다.

이번 당권경쟁은 ‘박근혜 호위무사’로 불리우던 황 전 총리가 등판하면서 ‘박근혜를 버릴 것이냐 아니냐’의 싸움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황 전 총리가 한국당에 입당하면서 그를 중심으로 ‘친황계’라는 새로운 계파가 형성되고 극우보수 진영이 총결집하는 분위기다. ‘친황계’ 형성은 친박 진영 분열로도 이어지고 있다. 전당대회 출마로 당권 획득을 꾀하던 당권주자를 포함해 친박계 일부 인사들은 황 전 총리에게 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비박 진영은 당권을 황 전 총리에게 빼앗길 경우 다음 총선 공천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에 황 전 총리에게 경계심을 표출하고 있고, 당권주자도 난립하고 있다.

비박계는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될 경우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연계돼 ‘탄핵·국정농단’ 프레임과 황 전 총리에 대한 지지가 높은 영남 지역에 한국당이 갇혀 확정성이 제한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출하고 있다.

당권주자들은 당분간 후보 난립 속에 경쟁을 벌이다가 다음달 12일 후보 등록을 앞두고 후보 간 단일화나 최고위원 출마로 선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 전 총리 입당 이후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도 황교안 전 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전 대표의 불출마를 요구하고 나섰다.
 
김 비대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자신의 불출마를 선언한 뒤 “황 전 총리의 출마 가능성과 관련해 걱정이 많다”며 “황 전 총리가 나오면 친박 프레임, 탄핵 프레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 기여도 역시 낮은데, 그나마 약해진 계파 논쟁이 당내에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당의 분란과 어려움, 혼란의 단초를 제공했거나, 거기에 책임이 있는 분들, 당 기여가 확실하지 않은 분들은 솔직히 출마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문제점을 잘 알고 계실 것이고, 나올지 안 나올지 모르지만 홍준표 전 대표도 어떤 부담이 되는지 여러분도 알고 당원도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 황교안, 불출마 요구에 “저의 길 가겠다”

황교안 전 총리는 지난 15일 한국당에 입당한 이후 영남과 충청, 수도권 등 지방을 돌며 사실상 당권 행보를 하고 있다. 

황 전 총리는 24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전국 지방의원 여성협의회 정기총회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신을 향한 전당대회 불출마 요구에 대해 “저는 저의 길을 가도록 하겠다”면서 당 대표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황 전 총리는 “지금 우리 상황이 누구는 하고, 누구는 뒤로 미루고 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 정부의 총체적 난국을 극복하려면 모든 역량을 합해서 총선에서 이기고, 나라를 바로잡는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한민국과 한국당을 위해서 제가 할 수 있는 희생을 다하면서 봉사하는 그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 오세훈 “개혁보수인 제가 정통보수 황교안보다 우위”

비박 진영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부산·경남, 대구·경북 지역 등을 돌며 ‘당심’을 공략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24일에는 경북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의 표심을 파고들기도 했다.

오 전 시장은 경쟁자인 황 전 총리보다 자신이 경쟁력에서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지난 22일 한국당 울산시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황교안 전 총리가 가장 강력한 경쟁자이고 정통보수를 결집하는 데 저보다 경쟁력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러나 가장 중요한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획득하려면 서울과 수도권이 중요하고 이를 견인하려면 정통보수보다 개혁보수 브랜드 이미지인 제가 상대적 우위에 있다”고 주장했다.

▲ 불출마 선언했던 김무성 “위기 오면 나서겠다”

비박·복당파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도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최종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의원은 당초 지난해 12월 김학용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했었다.

김 의원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중진의원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 대표 출마 가능성에 대해 “전당대회가 화합과 통합의 자리가 돼야 하는데, 단일지도체제로 채택돼 걱정이 많이 된다”며 “위기가 오면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황 전 총리가 뛰어들어 혼전으로 가는 거 같다”며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홍준표 전 대표도 나올 것 같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고민하는 것 같은데 오늘내일 중으로는 결정이 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 출마 결심 굳힌 홍준표, 중진들 만나 ‘TK 후보단일화’ 논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는 홍준표 전 대표는 오는 30일 출판기념회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 측은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금은 출마 여부에 대해 명확하게 답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30일 출판기념회에서 당 대표 출마에 대해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홍 전 대표와 김무성 의원, 이재오 상임고문,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만나 홍 전 대표가 전대에 출마한다면 대구·경북(TK)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 전 대표는 오는 25일과 26일 각각 대구 서문시장과 부산 자갈치시장을 방문하고 TV홍카콜라 게릴라 콘서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 정우택, 황·오·홍 겨냥 “낄끼빠빠 원칙 적용돼야”

당 대표 출마 결심을 굳힌 친박계 정우택 의원은 부산, 경남, 충청 지역 등을 방문해 민심 청취 행보를 하고 있다.

정 의원은 24일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황교안 전 총리, 오세훈 전 시장, 홍준표 전 대표를 겨냥해 “탄핵 프레임에 걸린 당대표 후보로는 내년 총선의 승리 가능성이 있겠나. 저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또 하나는 당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던 후보, 배신을 했던 후보, 지방선거 참패에 책임 있는 후보는 당대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 의원은 “요즘 젊은이들이 얘기하는 소위 낄끼빠빠라는 말 들어보셨나”라며 “이 사람 저 사람 다 나온다고 지금 얘기를 하니까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 사람의 원칙이 적용이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 측은 ‘폴리뉴스’와의 통화에서 “당 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마무리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며 조만간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안상수 “대권주자는 전대에서 비켜주시라”

안상수 의원은 지난 23일 내년 치러질 총선 승리와 당의 통합을 내걸고 당 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9전 5승 4패의 선거 경험과 대통령 선거 등 전국단위 선거를 치러 총선을 실질적으로 이끌 능력이 있다”며 “당을 통합하고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황교안 전 총리 등이 당권도전에 나선 것을 겨냥해 “전당대회, 당 통합을 위해 대권주자는 비켜주시라”며 “반드시 총선승리를 이끌 당 대표와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진태 “고민 말고 다 나와라, 홍준표 김무성 출마도 환영”
    김태호 “당 대표 출마 않겠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안상수 의원과 같은 날 지지자 1천500여명과 함께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사회주의로 가는 열차와 주사파 정권을 그대로 두고 보지 않겠다”면서 “문재인 퇴진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황교안은 황교안이고 김진태는 김진태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까지 들썩들썩하시는 모양인데 고민 말고 다 나오라”며 “홍준표 전 대표의 출마도 환영하고, 김무성 전 대표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그동안 당 대표 선거 출마를 고민해온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지난 23일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번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은 갈등과 분열의 작은 불씨라도 제가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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