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수익성 제고해야”…조선사 “원가 절감 최우선”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의 후판<사진=각 사 제공>
▲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의 후판<사진=각 사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국내 철강업계와 조선업계가 후판 가격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후판 제조사들은 올해 상반기 톤당 5만 원 인상을 요구했지만, 조선사들은 가격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양측은 지난해 12월부터 협상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진전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용 후판은 선박 건조에 사용되는 두께 6mm 이상의 철판으로써 후판 가격은 선박 건조 비용의 20% 정도를 차지한다. 철강·조선업계는 매년 반기 단위로 후판 가격 협상을 진행하며, 지난해 상·하반기 두 차례 가격 인상으로 현재 후판 가격은 톤당 70만 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는 조선용 후판이 수익성이 낮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원재료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조선업계 불황을 고려해 인상폭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중국산 철광석의 가격은 지난달 4일 기준 65.65달러에서 이달 1일 톤당 82.05달러까지 급등했다.

이와 관련 포스코는 지난달 30일 열린 2018년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조선업의 수주상황이 개선돼 시황회복 조짐이 있기 때문에 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최근 원가 상승 요인도 가격 인상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올해 원가절감에 총력을 기울이는 조선업계는 가격 동결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 대표들은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한 경영 정상화가 최우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선업계는 어느 정도 수주가 회복된 것은 맞지만 선가 상승폭이 제조원가 상승폭을 따라가지 못해 실적개선이 더디다는 입장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수주가 나아지기는 했지만 과거 호황기에 비교하면 여전히 부족하다”며 “원자재 가격을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철강사들은 가격 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시 비조선용 후판 판매를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조선사들은 가격이 인상될 경우 중국산이나 일본산 후판 수입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다. 수익 증대를 원하는 청강업계와 경영 정상화가 목표인 조선업계의 이견차가 커 후판 가격 협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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