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국민들, 상실·좌절·패배감 저변에 깔려...새 인물 역할 기대”
“당내 통합 우선인 것, 황교안 정치 몰라도 이 정도는 알 것”
“전당대회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지만 정치 발전의 과정”
“5.18 망언 유감...의혹은 이번 기회에 모두 해소하고 가야”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공통된 합의점을 이끌 리더십이 필요한 떄'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내 공통된 합의점을 이끌 리더십이 필요한 떄"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자유한국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김진태·오세훈·황교안 당대표 후보 중 황교안 대세론이 형성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당내에서 공통된 합의점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정 정책위의장은 지난 20일 <폴리뉴스> 김능구 대표와의 인터뷰에서 “기본적으로 우파 성향의 국민들 민심에는 상실감·좌절감·패배감이 저변에 깔려있어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누군가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며 “그 인물이 현재로선 민심·당심에 황교안 전 총리가 가까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정 정책위의장은 현재의 대세론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백마타고 오는 초인은 없다”며 “모든 정보가 공유되고 오픈되는 상황에서 어떤 한 사람의 판단에 의해 집단, 공동체 전체의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정말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 정책위의장은 “황 전 총리가 우파 성향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우파 성향의 국민만을 대변하고 그분들 시각에만 매몰된다면 정권을 잡을 수 없을 것”이라며 “당내통합을 이루고 넓혀서 우파 통합, 반문 통합의 단계적 길을 가야 한다. 당이 쪼개지면 선거에선 참패할 것이 뻔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황 전 총리가 정치경험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걸 모를 정도라고 생각하진 않는다”며 “앞으로 설령 황교안 후보가 대표가 된다고 하더라도 꽃길, 비단길이 아니라고 보고 아니어야 한다고 본다. 경쟁이 없는 조직은 도태되기 마련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극우 전당대회, 발전의 한 과정으로 봐주길”
한국당 전당대회는 극우세력들이 접수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서도 욕설이 쏟아지고 자신들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에 대한 비방도 쏟아진다.

이와 관련해 정 정책위의장은 “저도 걱정이 많고 현장에서 보면 ‘정말 지나치다’라는 생각도 든다. 분명히 바람직하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러한 현상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전제로 두 가지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하나는 우리 정치가 다른 모든 분들과 계속해서 발전해 나가는 과정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며 “약간 과장되는 측면도 있는데 행사장 밖의 1인이 하는 행동까지 부각시켜 보도하는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번째는 작용 반작용의 원리를 적용해 볼 수 있는 것이 현재의 정부가 지나치게 극좌로 가려고 하는 것에 대한 우려나 반발이 반작용으로 나타나는 측면이 굉장히 강하다”고 설명했다.

▲“5.18 망언 부적절...의혹은 풀고 가야”
최근 정치권 내 후폭풍이 거센 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과 관련해선 “5.18을 우리나라 현대사에 있어 큰 흐름을 잡는 민주화운동이었다라는 점은 우리 당내 합리적 생각을 가진 분들 모두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민주화 운동을 거부한다라기 보다는 계속해서 제기되는 의혹을 명확하게 이번 기회에 다 털고 다시는 논란이 되지 않게 하자는 취지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거듭해서 “표현상 문제가 있었지만 저희로서는 굉장히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누차 드린다”며 “관계되신 분들 중에 이번 일로 마음 상하신 분들께는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이 없는 조직은 도태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 정용기 자유한국당 정책위의장은 <폴리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이 없는 조직은 도태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폴리뉴스

[다음은 정용기 정책위의장 인터뷰 전문]

Q. 지난 원내대표 선거 당시 의원님께선 나경원 후보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였다. 원내대표 선거가 친박, 비박 간 각축전이 예상됐지만 원 사이드로 끝났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선배 동료의원들 간에 공감대가 자연스럽게 형성됐다고 본다. 그 이유는 ‘계파색이 강한 분이 되면 안 된다, 그러면 정말로 망한다’는 위기의식을 의원님들이 공유하신 것이다. 그래서 친박 색채가 강한 분 내지는 탈당 후 복당한 분들이 잡게 되면 절대 당이 통합될 수 없다는, 그렇게 되면 보수가 지금도 위기인데 궤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누가 이야기하고 하지 않고를 떠나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이 초재선 의원들의 모임인 ‘통합과 전진’이라는 모임이다.

저도 포함돼 있는 그 모임에서 일찌감치 3가지 기준을 제시했다. 첫째, 원내대표는 민주성과 투명성이 있는 리더이어야 한다는 것, 나를 따르라는 식은 안 된다는 것이다. 둘째, 그동안 당의 이미지가 많이 실추됐는데, 이 실추된 이미지를 끌어올릴 수 있는 품격이 있어야 한다는 것. 셋째, 이게 가장 중요한 것인데, 계파색이 강한 사람은 안 된다는 것이었다. 당시 저는 나경원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세 가지 기준을 발표하고 출마하신다는 분의 면면을 보니, 100% 맞는 분은 없지만 그 세 가지 요건에 가장 근접한 분이 나경원 의원이라는 내부적 공감대를 이뤘다. 이런 점이 경선 초기 국면에 흐름을 잡는데 결정적 변수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Q. 이른바 5.18 망언 파동에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유감을 표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도, 나경원 원내대표도 유감을 표했다. 어떤 시각에선 복당파는 5.18에 대해 ‘정말 유감스럽다’, ‘해선 안 될 말이다’라고 하는데 이른바 친박에선 그런 이야기가 거의 안 나온다는 분석이 있다.

=언론이 굉장히 중요하다. 언론에서 자꾸 분류를 하고 구분을 하고 있는데, 잔류파냐 복당파냐에 따라서, 5.18 발언을 한 일부 의원들의 행태나 발언에 대해 갈리는 것은 분명히 아니라고 본다. 언론에서는 얼마 전 ‘친황계’라는 이야기도 했지만, 초재선 모임에서도 ‘줄을 서는 것은 하지 말자’고 했었다. 오히려 황교안 전 총리가 당에 들어와서 의원 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의원 한 명을 설득하는 것이, 또 대의원 한 표를 얻는다는 게 얼마나 본인을 낮춰야 하는 것인가를 절절하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 우리 당의 희망을 보여주는 거다.

반기문 총장 관련해서는 뉴욕까지 가서 줄을 서지 않았나. 사실 탈당을 하신 분들이 대의 때문에 탈당하신 분도 물론 있겠지만, 먼저 가서 빨리 반기문 총장한테 줄 서려고 탈당한 분들이 참 많으셨다고 본다. 그래서 황 총리 관련해서도 그런 이야기를 동료 의원들 모임에서 강조를 했고, 적어도 우리 ‘통합과 전진’ 만큼은 정말로 개인적으로야 그럴 수 있겠지만, 내놓고 특히 우리 모임이 줄 서는 것로 비춰지는 것은 자제하자고 이야기했다. 5.18 관련해서는 지금 복당파냐 잔류파냐에 따라서 그분들의 발언에 대한 평가가 다른 건 아니라는 정도의 말씀만 드리겠다.

Q. 의원님께선 5.18 망언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 객관적으로 30%를 넘어서려던 자유한국당의 지지율을 정체 혹은 퇴보하게 만들었다. 한 자릿수까지 민주당과 차이가 좁아 졌는데 해당 발언 후 지지율이 뚝 떨어졌다. 떨어진 지지율을 분석해보면 한국당의 지지기반이라 할 수 있는 TK와 60대에서 떨어졌다.

=우선 5.18을 우리나라 현대사에 있어 큰 흐름을 잡는 민주화운동이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우리 당 내에서 합리적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모두 인정하고 있다. 저도 그 연장선상에서 이야기를 드리겠다. 그런데 어떤 집단이든 100%가 동의하느냐고 한다면, 이건 아닐 수 있다. 기본적으로 이번 문제가 된 발언을 한 의원들 중에 ‘5.18이 민주화운동이었다’라는 점을 인정하는 분도 계시다.

민주화운동을 부정한다고 말하기보다는, 5.18특별법,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를 잠깐 말씀드리겠다. 대선 때 헬기 사격의 흔적이 광주 모 빌딩에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고, 대통령이 된 후 국방부에 지시해 조사를 했다. 그런데 그 흔적을 명확하게, ‘이것이 증거’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이 없었다. 그런 흔적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여당에서 특별법을 만들어 또 다시 조사를 하자라고 했던 것이고, 특별법을 만들어 조사하는 과정, 그리고 39년 전의 일이 계속해서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되겠다, 모든 의혹을 이번 기회에 다 털고 다시는 논란이 되지 않게 하자는 취지라는 말씀을 드린다. 이런 취지로 이야기한 것인데, 제가 봐도 표현상의 문제가 있었지만, 저희로서는 굉장히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말씀을 누차 드린다. 또 관계되신 분들 중에 이번 일로 인해서 마음 상하신 분께는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Q. 한국당 전당대회, 극우세력들이 완전히 전당대회를 접수한 듯한 모습에 국민들이, 특히 보수진영에서 안타까워하고 있다. 많은 언론들 역시 이른바 태극기 집회를 옮겨놓은 듯 한 이런 모습, 후보들은 물론 비대위원장, 지도부에도 욕설이 나오고 빨갱이라는 말이 나와 국민들은 굉장히 불안하다. 

=걱정이 많고, 저도 현장에서 보면서 정말 ‘지나치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두 가지 말씀드리고 싶다. 분명히 그런 현상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대전제로 하고 말씀을 드린다.

하나는 우리 정치가 다른 모든 부분과 함께 계속 발전해나가는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과거 야당의 전당대회, 지금의 여당이 야당이었을 때 전당대회 할 때를 보면, 일반적으로 여당은 현직 대통령이 오고 이러니까 행사 준비도 잘되고 경호도 잘 되고 하지만, 야당 전당대회의 경우는 다양한 형태로 여러 가지 현상이 일어난다. 아주 오래된 얘기지만, 극단적인 경우에는 각목도 등장하기도 했다. 다만 이건 약간 과장된 측면도 있다.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도 봤지만, 행사장 안도 아니고 행사장 밖에서 1명이 시위하는 것을 부각시켜서 보도하는 것을 봤다. 저희도 안타깝고 답답하다. 그러한 면도 있는 반면에, 이것도 어떻게 보면 시장경제에서 시장에서 모든 것들이 결정되듯이, 정치라는 장이 섰다고 본다. 대의원이나 당원분들이 다 판단을 한다. “이건 좀 아닌 거 아닌가”, 그리고 “그러지 말라”고 소리도 내시기도 한다. 이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건강한 방향으로 가는 하나의 과정이 아닌가 생각한다. 

두 번째는 앞서 5.18 문제에서도 이야기했는데, 지금 보면 5.18 자체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소위 ‘보상자’, ‘유공자’로 해서 보상금을 받은 분들이 대체 누구냐 등에 대한 국민적 의혹이나 궁금증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것도 다 연결되는 것 아닌가 싶은데, 전당대회에서 나타나는 극우적인 부분은 작용·반작용의 원리를 적용해볼 수 있다.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다. 지금 정권을 잡은 사람들이 좌파 정권인데, 좌파적 정책을 펴는 걸 넘어서 시장경제 자체를 부정하고 ‘한 번도 가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하고 있다. 온 국민이 싫다고 하는 소득주도성장을 끝까지 고집하고, 북한과 관련해서도 비핵화가 확인도 되지 않았는데 일단 퍼주기부터 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많은 국민들께서 이렇게 극좌로 가려고 하는 것에 대한 우려나 반발을 하는 것들이 반작용으로 나타나고 있는 측면이 굉장히 강하다고 본다. 저는 언론에서도 이런 측면을 작용·반작용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Q. 보수정당 내에서 노선의 갈등도 계속 있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5.18 망언과 관련해 YS 노선을 버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다.

=우리 당을 이야기할 때, 우리 현대사에서 대한민국이 지금의 위치에 온 과정에는 결국 산업화와 민주화가 있었다.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어온 정치세력이 저희라고 본다. 민주화는 지금의 여당도 이야기하는 것이지만, 산업화까지 포괄해서 이끌어온 정치세력은 우리 당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고, 앞으로도 그것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역사적 책임도 갖고 있다.

YS는 그 중 ‘민주화’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신 분이다. 그래서 지도자로 모시고 있는 것이고, 지금도 당내에서 “YS 노선을 버리자”고 하는 사람은 없다. YS의 업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하나회 척결인데, 지금 이것을 잘못했다고 하는 사람은 없다. 금융실명제의 전격 도입은 경제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높인 부분이고, 지방자치제 전면 도입한 부분은 YS의 업적이자 우리 당이 함께 그분을 모시면서 이뤄낸 국가 발전의 큰 계기였다고 생각을 하고, 지금도 그 뜻을 계속해서 이어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Q.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낸 정당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며 선진화라는 개념을 썼다. 하지만 많은 평이 이명박-박근혜 시대가 오히려 산업화, 민주화의 성과를 뒤로 돌린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한다. 

=‘선진화’라고 하는 것은 그분들 나름대로 어떤 개념을 정립하고 하신 말씀이 아니었겠는가. 제가 생각하기에는 사회 모든 부분에 있어서 투명성이 얼마나 증대되고 제고되는가가 선진화의 척도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MB 시절과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일정 부분 개선된 부분도 많이 있다.

사실 예전의 여의도 정치문화와 지금을 비교하면 정말 천지개벽 수준으로 바뀌었다, 국회의원에 관한 문화도 그렇고. 모든 것이 바뀌었고 투명해졌다. 특수활동비도 폐지되었다. 분명히 선진화된 측면도 있지만, 국민과의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점이 있다. MB가 다 잘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시절에 국민께서 느끼시기에 ‘답답하다, 불통이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그런데 지금은 더 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시중에는 ‘박불통, 문먹통’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데, 정말 ‘먹통 대통령’이다.

국민들이 괴로워죽겠다는데도 끝까지 안 고치겠다고 하는 이 정권에 대해서도 국민 입장에서는 참으로 실망이 크다고 생각하는데, 어쨌든 선진화와 관련해서 저는 두 정권 동안 제가 보는 기준으로는 선진화가 많이 된 면도 있지만,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한 면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한국당의 전당대회의 의미가 크다. 갑자기 들어온 황교안 전 총리 대세론이 형성돼 있다. 그렇다면 이 대세론이 어떻게 생성된 것인가. 당원, 민심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당심이나 우파 성향의 국민들의 민심은 기본적으로 상실감, 좌절감, 패배감, 이런 것들이 저변에 깔려 있는데, 여기서 벗어나고 싶어 한다. 그래서 누군가가 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은 바람직하지는 않다. 제왕적 대통령제는 정말 아니라고 본다.

 ‘백마 타고 오는 초인’은 없다. 모든 정보가 공유되고 오픈되는 상황에서, 어떤 한 사람의 판단에 의해 한 집단, 공동체 전체의 운명이 좌지우지되는 것은 정말로 위험하다고 본다. 홍준표 전 대표가 선출된 전당대회도 그렇고, 이번 전당대회도 그렇다. 홍준표 대표가 될 당시에 저는 ‘집단지도체제’를 하자고 했다. 이번엔 많은 의원들께서 제 의견에 동조해주셨지만, 결국은 ‘단일성 지도체제’로 갔다. 이렇게 되어 한 사람 앞에 줄을 서는 것, 과거 이회창 총재 시절엔 정말 일렬종대로 줄을 섰다. 그런데 안 됐다. 집안에서도 아버지가 무조건 따르라고 한다고 따르지 않는다. 이렇게 가서는 절대 안 된다고 본다.

그런데 지금까지 해왔던 것을 모두 적폐라고 하니 국민들, 당원들 입장에선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이 상태를 해소해주고 새로운 길을 제시해 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인데, 그 인물이 황교안이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현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황교안이라기보다는 황교안이 그런 것들을 해줬으면 하는 쪽으로 모이는 것이다. 그런데 왜 황교안에게 모이느냐. 어차피 시장에 나와 있는 물건 중에 골라야 한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경우에도 기준에 제일 가까운 후보를 고르라 했을 때, 시장에 나와 있는 상품 중 제일 가까웠다. 지금은 황교안이라는 상품이 그런 거라 본다.

다른 후보들의 경우, 전반적인 민심을 봤을 때 다른 후보들은 걸리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황교안 후보가 전혀 안 걸리는 것은 아니다. 시스템으로 해야 하는데 집단지도체제와 관련해선 ‘봉숭아 학당’을 이야기한다. 다른 의견을 내서 공통된 합의점을 이끌어내는 리더십이 필요한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Q. 누가 당대표가 되건 지도부로서 의원님께선 총선까지 책임지고 나아갈 수밖에 없다. 그랬을 때 황 전 총리가 과연 친박 프레임, 탄핵 책임론을 극복할 수 있나.

=황 전 총리가 기본적으로 우파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는 분인 건 분명하다. 작용·반작용으로 많은 국민이 우파적 성향으로 보고 있는 측면도 있다. 저 쪽은 저 쪽대로 뭉치지만, 진영 싸움으로 국정이 운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데 지금 정권을 잡고 있는 사람들이 국민 통합 쪽으로 나가야 하는데, 5.18 관련해서도 대통령부터 ‘우리 이제 다함께 미래를 이야기하자’고 해야 하는데, 그 반대다. 여당에서 5.18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하더라도 대통령이라면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더라도 적어도 대통령이라면 이제 다함께 미래로 가자고 해야 하는데, 지금은 대통령이 여당 편을 들면서 5.18을 어떻게 한번 키워볼까 하고 있다. 이런 것을 보고 우파 국민들은 우파 국민들대로 모이는 것이다. 황 전 총리가 우파 성향이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만약 당권을 잡으면 우파 성향의 국민만을 대변하고 그들 시각에 매몰된다면 정권도 잡을 수 없을 것이고 개인적으로도 불행해질 것이라 본다. 그렇다면 지금의 문재인 대통령과 뭐가 다른가.

국민 통합, 정치 통합, 공동체 통합이 정치의 최고 목표 아닌가. 노무현 대통령 때부터 좌파 대통령이 나오면 국민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이렇게 편을 가르고 쪼개지 않았나. 그런데 우파는 지금까지 그렇게 해오지는 않았다. 국민을 통합하고 공동체를 통합하려 했다.

Q. 박근혜 대통령도 이른바 ‘갈라치기’했다고 하지 않나.

=기본적으로 국가의 정체성을 흔드는 통진당, 종북·친북 세력까지 다 안고 가는 것은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정치에 있어 실패를 인정하지만 애국심만큼은 인정하는데, 황 전 총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그렇게 하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 중 하나다. 

Q.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됐을 때 당의 변화가 가능하다고 보나

= 그렇게 되도록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황 전 총리도 단일성 지도체제에서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지금 당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졌다. 박근혜 대통령 시절의 당보다 넓어진 스펙트럼을 당내에서부터 안는, 그래서 당내통합을 이뤄내고 넓혀서 우파통합, 지나치게 좌경화되어 있는 것에 불안감을 느끼는 모든 국민을 통합해서 선거를 치러야 한다.

우파 통합, 반문 통합의 단계적인 길을 가려면 우선 당내 통합부터 해야 한다. 당이 쪼개지면 우파 통합, 반문 통합도 안 되고, 선거에서 참패할 것이 뻔하다. 아무리 황 전 총리가 정치 경험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모를 정도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대선 과정까지 황교안 후보가 설령 대표가 된다고 하더라도, 꽃길, 비단길이 아니라고 보고, 아니어야 한다고 본다.

경쟁은 힘들고 피곤한 것이지만, 경쟁이 없는 조직은 도태되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세훈 후보의 역할과 선전을 기대한다. 다만 오세훈 후보는 좋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원들이 보기에 과거의 그분의 정치적 선택에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면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서 그런 것을 깨끗하게 불식시키는 쿨한 정치인으로 본인 스스로 기회로 만들어내느냐 못 내느냐가 오세훈 후보의 역량에 대한 평가가 될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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