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일괄타결 요구하려면 상응조치도 한꺼번에 내놔야, 그래야 北 회담에 나올 것”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사진=폴리뉴스DB]
▲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사진=폴리뉴스DB]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2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점전적인 비핵화는 없다’며 ‘일괄타결 원칙으로 회귀한데 대해 “(비핵화 협상의) 문턱이 높아진 게 아니라 골대를 완전히 옮긴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오전 tbs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전 비건 대표가 북한 비핵화에 대한 단계적 접근 방식을 얘기했던 비건 대표가 전날 방향을 180도 전환하면서 ‘일괄 타결’을 강조하고 나선데 대해 “2월 28일 북미 확대정상회담 때 존 볼턴 안보보좌관이 갑자기 노란봉투를 들고 나타나지 않았나? 그 노란봉투 속에 있던 얘기들이 지금 슬슬 쏟아져 나오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비건 대표가 북한에 핵물질과 미사일, 핵물질 생산시설 제거와 함께 생화학 등 대량살상(WMD) 무기 제거를 요구한데 대해 “북한은 못 받는다”며 “(그런데) 그 원인이 미국 측에 있느냐 아니면 북한의 행동이 그런 완전한 비핵화, 이걸 요구하도록 만든 측면은 없느냐 이것도 한번 따져봐야 된다”고 얘기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미국 강경파들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근거를 북한이 제공했다고 본다”며 북한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미국 압박 목적으로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를 재건하려는 움직임과 함께 산음동 미사일생산기지 복원을 거론했다.

정 전 장관은 “북한의 강경파들은 미국이 겁나면 협상을 빨리 제의할지 모른다는 계산을 했을 것”이라며 “벼랑 끝 전술이랄까 위협적인 행동을 하면 미국이 뒤로 대화를 제의해 왔었다. 그때 성공의 추억 때문에 지금 강경파들이 그런 행동을 한 건데, 그게 볼턴에게는 안 먹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볼턴은 지금 그렇게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라며 “미국의 보수언론이나 워싱턴 주변에 싱크탱크 사람들은 대개 강경론자가 많다. 그 사람들은 북한이 사고 쳐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트럼프의 소위 유화적인 협상 중심의 유화정책을 지금 방해하고 견제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니까 북한이 볼턴이 그렇게 나갈 수 있도록 빌미를 제공했다는 측면도 있다”며 “(지금은) 북한 설득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 전 장관은 북한이 미국 내 강경파에게 빌미를 제공하지 않도록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전 장관은 특히 “그러니까 볼턴이 기고만장할 수 있는 일은 벌이지 마라. 그걸 할 수 있는 것은, 그런 설득을 할 수 있는 건 우리밖에 없다. 우리가 기본이고, 중국이 보조역할을 할 수 있다”며 “빨리 지금 북한의 강경파들을 달랠 수 있는 채널을 동원해야 한다. 지금 볼턴을 상대로 그런 (강경) 전략을 가지고 가면 백전백패”라고 강조했다.

또 그는 빅딜 협상 전망에 대해 “(미국이) 완전한 비핵화라는 이러한 빅딜 카드를 들고 그런 요구를 하려면 상응조치도 한꺼번에 줄 것인가? 상응조치도 한꺼번에 줘야 한다. 그러니까 (경제제재도 해제해야 하고) 수교도 하고 평화협정도 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도 이에 맞게) 핵물질을 만드는 시설부터 시작해서 핵시설, 핵물질 그다음에 핵폭탄, 핵무기 실어 나르는 2R 수단 미사일 그리고 등을 제거해야 한다”며 “(미국 또한 상응조치를 한꺼번에 다 들어겠다면 하면) 북한도 도망갈 수가 없다”고 얘기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한테 그런 완전한 비핵화, 일괄타결을 요구하려면 (상응조치로) 그걸 (한꺼번에 다) 해 줄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미국이) 상응조치도 일괄해서 줄 수 있다는 메시지가 가야 (북한이) 회담에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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