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입 괴한 CIA와 관련, 군사조직에 의해 행해진 것처럼 완벽하게 사전 기획”

지난달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2차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을 위해 숙소를 나서고 있는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 지난달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2차 북미정상회담 실무협상을 위해 숙소를 나서고 있는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5일 전인 지난달 22일 북한 실무협상 책임자인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 관련 정보를 빼내기 위해 미국 중앙정보국(CIA)가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침입했다는 의혹을 스페인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스페인 최대 일간지 <엘 파이스>는 13일(현지시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에 괴한들이 침입해 공관 직원들을 결박하고서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을 강탈해간 사건의 배후에 미국 CIA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2017년 9월까지 스페인 대사를 지낸 김혁철 대표에 관한 정보를 노리고 괴한들이 대사관에 침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엘 파이스> 보도에 따르면 사건을 수사 중인 스페인 경찰과 국가정보국(CNI) 소식통을 인용해 마드리드 외곽의 주스페인 북한 대사관에 지난달 22일 침입한 괴한들 10명 가운데 최소 2명의 신원이 CCTV 분석을 통해 확인됐다면서 이들이 미 정보기관 CIA와 관계가 있다고 전했다.

이에 스페인 당국이 CIA 측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CIA가 부인했다면서 스페인 정부는 CIA의 반응에 “신빙성이 없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이 신문은 “CIA가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스페인과 미국 정부 간 외교 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엘 파이스>는 “정부 소식통들은 동맹국을 상대로 (미국이) 이런 행위를 했다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고 말한다”고 전하며 수사 소식통을 인용 “(대사관 침입은) 군사 조직에 의해 행해진 것처럼 완벽하게 사전에 기획됐다”고 했다. 아울러 스페인 당국은 이 사건이 단순 강도일 가능성은 배제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이번 사건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5일 전 발생했다는 점에 고려할 때 괴한들이 김혁철 전 스페인 대사와 관련된 정보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앞서 현지 인터넷매체 <엘 콘피덴시알>도 지난 10일 “스페인 경찰정보국(CGI)과 국가정보국(CNI)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지만, 미국의 정보기관이 다른 해외 카운터파트와 함께 이번 공격을 펼쳤다는 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며 “괴한 중에 한국어를 구사하는 이들이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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