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물량 15~40% 감소…협력업체 노사 문제 발생도
불규칙한 파업으로 고용유지지원금도 신청하지 못해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사진=르노삼성자동차>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사진=르노삼성자동차>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갈등 장기화로 지역 협력업체들은 매출에 직격탄을 맞았다. 협력업체 중 르노삼성 의존도가 높은 곳의 납품물량은 최대 4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부산상공회의소가 르노삼성 협력업체 30곳을 대상으로 한 긴급 모니터링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시작된 부분 파업으로 협력업체들은 15~40%에 가까운 납품물량 감소를 겪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조업을 단축하거나 중단하고, 잔업과 특근, 교대근무 등을 줄이며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이는 임시방편에 불과해 갈수록 출혈만 더 커지는 상황이다.

르노삼성에 라디에이터그릴을 납품하는 한 협력사는 “전체 매출의 70~80%를 차지하는 르노삼성자동차의 파업사태로 약 5~6억 원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파업이 시작된 지난해 11월부터 매월 약 20% 정도 납품 물량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차체 프레스 부품을 납품하는 다른 업체도 “르노삼성자동차 납품 비중이 100%인 부상공장의 경우 전체 매출의 30% 가량 납품 물량이 줄었다”며 “사태가 계속해서 악화되면 르노삼성자동차에 의존하고 있는 부산공장을 정리할 예정”이라고 호소했다.

엔진 파이프류를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경우 “파업사태로 납품 물량의 40%가 감소했고 특근과 잔업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우리 회사도 근로자 상여를 전액 삭감하면서 노사 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들 협력업체는 파업 실시 여부를 사전에 알 방법이 없어 매일 당일 생산 계획과 파업 계획을 확인해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규칙한 파업으로 구체적인 휴무 계획을 세울 수 없어 고용노동부 고용유지지원금도 신청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이들은 자체적인 대책을 수립하기 어렵다며 르노삼성 노사의 양보와 상공회의소의 분쟁 중재 등을 요청했다. 그러나 부산상의와 협력사 단체의 계속되는 임단협 타결 촉구에도 르노삼성 노사 갈등은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사진=르노삼성자동차>
▲ 부분 파업으로 작업이 멈춰있는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사진=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의 임단협 협상 장기화로 인한 부분파업은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약 210시간 이상 진행되고 있으며, 누적 손실액만 약 2100억 원에 달한다. 노사는 지난달 8일을 협상 데드라인으로 정하고 집중교섭에 들어갔지만 기본급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결렬됐다.

최근 2차 집중교섭에서 협상의 쟁점이 작업 전환배치와 신규 인력채용 등으로 넘어오면서 노사는 더욱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지난달 1차 집중교섭 기간 의견을 모았던 임금협상 건도 노사 양측 모두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면서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가운데 위탁생산 중인 닛산 로그 후속 물량 배정이 확정되지 않고, 최근 닛산이 올해 부산공장 위탁생산분을 줄이겠다고 통보를 한 만큼, 납품비중이 높은 협력업체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르노삼성자동차는 부산 총 수출액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지역 경제 기여도 1위 기업”이라며 “조업 중단 또는 신차 배정 중단에 따른 생산 감축에 치닫게 될 경우, 지역 경제 전체에 악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계속되는 부분 파업으로 지난달 르노삼성의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3% 급감했다. 특히 북미 수출용 닛산 로그는 5779대, QM6(콜레오스)는 1477대가 팔려 각각 58.0%, 72.9%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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