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채용비리 혐의로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4월 채용비리 혐의로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한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채용비리와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인규 전 대구은행장에게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이 선고됐다.

지난 2017년 채용비리가 불거진 전국 7개 은행 전·현직 경영진 중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건 박 전 은행장과 박재경 전 BNK금융지주 사장,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 등 총 3명이다.

대구고법 형사2부(이재희 부장판사)는 2일 업무상횡령·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박 전 행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판결에 박 전 행장 측 항소 이유인 사실오인이나 법리오해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원심판결은 정당하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박 전 행장이 주도적으로 범행하는 등 범행 수법과 내용, 범행 당시 지위·역활 등을 종합하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지만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피해 금액을 공탁하거나 변제한 점, 지역경제를 위해 노력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덧붙였다.

박 전 행장은 2014년 3월부터 2017년까지 각종 채용 절차에서 함께 기소된 전·현직 임직원과 공모해 점수조작 등 방법으로 은행에 24명을 부정 채용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됐다.또 지난해 11월 금감원의 감사를 피하고자 담당자들에게 인사부 컴퓨터 교체, 채용서류 폐기 등을 지시한 혐의(증거인멸교사)도 받았다.

검찰은 박 전 은행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도 조사해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취임 직후인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법인카드로 백화점 상품권을 산 뒤 현금화하는 이른바 ‘상품권 깡’ 방식으로 비자금 30억여 원을 조성했다. 그리고 이 중 8700만 원 상당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

박 전 행장은 검찰수사가 본격화되자 지난해 3월 DGB금융지주 회장과 대구은행장 자리에서 모두 물러났고 같은 해 4월 말 구속됐다.

재판부는 이날 박 전 행장과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을 선고받은 뒤 항소한 대구은행 전·현직 임직원과 경산시청 간부 공무원 가운데 일부 감형 요인이 있는 대구은행 직원에 대해서는 감형을, 나머지 항소는 모두 기각했다.

고위 공직자나 주요 고객의 자녀·친인척을 특혜 채용한 혐의로 기소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지난 1월 10일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 고위 공직자나 주요 고객의 자녀·친인척을 특혜 채용한 혐의로 기소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지난 1월 10일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7년 채용비리가 불거진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부산·대구·광주은행의 전·현직 경영진 중 재판에서 실형을 받은 건 박 전 은행장까지 총 3명이다.

박 전 은행장에 앞서 지난해 7월 박재경 전 BNK금융지주 사장은 부산지법 형사4단독 강희석 부장판사에게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받았다. 부산은행 채용비리 혐의에 따른 것이다.

다만 박 사장은 같은 해 12월 열린 항소심에서 잘못을 뉘우치고 37년간 조직에 헌신한 점 등을 고려해 징역 1년으로 감형 받았다.

박 전 사장은 조문환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으로부터 딸을 채용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시험점수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박 전 사장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조 전 의원에 대해선 1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120시간 사회봉사를 명령했고, 항소는 기각했다.

우리은행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지난 1월 열린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도주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 전 행장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신입 은행원 서류전형에서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 우리은행 본부장 및 지점장 자녀 등 불합격자 20여 명을 합격시키고, 1차 면접에서 불합격자였던 전 국가정보원 간부 및 금감원 부원장보의 자녀 등 15명을 통과시킨 사실이 드러나 우리은행의 인사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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