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제주4.3사건 추념회 참석해 추념사... 눈물 흘리기도
“진상규명 끝나지 않아”...피해자 명예회복 촉구

3일 광화문 제주4·3사건 추념회 ‘4370+1, 봄이 왐수다’에 참석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폴리뉴스>
▲ 3일 광화문 제주4·3사건 추념회 ‘4370+1, 봄이 왐수다’에 참석해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폴리뉴스>

[폴리뉴스 이지혜 인턴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은 3일 광화문 중앙광장에서 진행된 제71주년 제주4·3사건 추념식 ‘4370+1, 봄이 왐수다’에 참석해 “제주4·3사건은 이념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돼온 국가폭력에 맞서 싸웠던 우리 모두의 기억”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순 시장은 2000년 1월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됐을 때 진상보고서 작성기획단 단장을 맡은 바 있다. 

박 시장은 이날 추념사에서 “오늘 저는 동백꽃 한 송이를 가슴에 달고 이 자리에 섰다”며 “제주4·3은 우리 역사에 깊은 흉터를 남겼다”고 말했다. 

이어 “4·3을 잊지 않고 살아온 사람들의 세월이 오늘 우리를 이 자리에 서게 했다”라고 말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지난 1월 17일 제주지방법원은 70년 만의 재심을 통해 4·3 당시 군사재판으로 투옥됐던 생존수형인 18명에게 ‘공소 기각’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서 반가움을 드러내며 “이제 제주에도 진정한 봄이 찾아오고 있다”고 표현했다.

또한 “4·3의 진상규명과 피해자에 대한 명예회복은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나아가는 우리의 미래”라고 밝히며 “여전히 진상규명은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오늘 추념식이 4·3영령들과 희생자들에게 위안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추념사를 마쳤다. 

행사 전 박원순 시장은 방명록에 “고난을 넘어 평화로! 제주 4·3사건 71주년을 기립니다”라고 밝히며 추모의 뜻을 드러냈으며, 희생자 유족이 낭독하는 편지글을 듣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원순 시장이 남긴 방명록 <사진=폴리뉴스>
▲ 박원순 시장이 남긴 방명록 <사진=폴리뉴스>


<박원순 시장 제주4·3사건 추념사 전문>

봄은 왔는데 아직 눈물이 마르지 않습니다.
꽃은 피는데 아직도 우리의 눈물이 흐릅니다.
우리 4·3 생존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들, 
그리고 4·3을 잊지 않고 아파하면서 이 자리에 함께 계신 모든 여러분. 
올해도 어김없이 4월의 봄은 아름답고 또 덧없습니다. 
오늘 저는 동백꽃 한 송이를 가슴에 달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광복에서 한국전쟁까지. 
이념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된 국가의 폭력 앞에 스러져간 수많은 민중들이 있었습니다.
당시 제주 인구의 10분의 1에 달하는 약 3만 명
자행된 학살은 우리 역사에 깊은 흉터를 남겼습니다.
누구의 제사인지도 모르고 지내야했던 그 제사처럼 
오직 살아남기 위해 부모, 형제, 자식의 이름조차 기억에서 지워야했던 
시대의 아픔을 우리는 대물림 해왔습니다.

이것은 비단 제주만의 상처가 아닙니다. 
이념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되어온 국가폭력에 맞서 싸웠던 우리 모두의 기억입니다.  
그렇게 길었던 침묵의 4월을 딛고 오늘 우리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4·3을 잊지 않고 살아온 여러분의 세월이 오늘 이 자리에 우리를 서게 했습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이제 제주에도 진정한 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지난 1월 4·3당시 군경에게 영문도 모른 채 끌려가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할 수 밖에 없었던
제주4·3의 수형자들에 대한 공소 기각 판결이 정말 오랜 세월 후에 내려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하신 약속처럼 4·3의 진상규명, 명예회복 
하나 둘 씩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는 일이야말로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으로 나아가는 우리의 미래입니다.

이제 우리는 제주4·3에 대한 제대로 된 이야기 한 줄 남겼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진상규명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역사가 아픔을 넘어 성찰과 치유에 이를 수 있도록 
온 국민이 함께 제주의 봄을 기억합시다. 

이름없는 날도 봄이 됩니다. 
이름없는 꽃도 향기롭습니다. 
오늘 추념식이 4·3영령들과 희생자들에게 위안이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새로운 제주의 봄을 알릴 계기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저 멀리 제주에서 봄바람이 아직은 눈물을 가지고 불어오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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