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단일화, 靑김의겸 의혹 2차 반전 1일조사서 강기윤 앞서, 오세훈 발언으로 3차 반전

·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에 출마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정의당 이정미 대표(왼쪽 네번째)가 3일 오후 창원시 선거사무실에서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의원, 여 후보 부인 한경숙 씨, 여 후보, 이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 ·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에 출마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정의당 이정미 대표(왼쪽 네번째)가 3일 오후 창원시 선거사무실에서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의원, 여 후보 부인 한경숙 씨, 여 후보, 이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4.3 경남 창원 성산구 보궐선거 승패를 가른 것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고(故) 노회찬 의원 폄하 발언’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경남FC 축구경기장 유세가 이러한 상황에 기름을 부으면서 한국당이 승리 일보 직전에 무릎을 꿇었다는 얘기다.

한국당은 선거 직전까지만 해도 강기윤 한국당 후보가 승리할 것이란 기대감에 들떴지만 자충수로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마산 창원공단에서 근무하는 일반 시민들의 ‘역린(逆鱗)’을 건드린 것이 결정적이란 얘기다.

이번 선거 초반에는 범진보 후보 단일화가 최대 변수였다. 강기윤 후보는 단일화 전까지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1위를 달렸다. 그리고 3월 25일 단일화를 기점으로 여영국 후보가 앞서는 1차 반전이 있었다. 그러나 1차 반전도 잠깐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 부동산 투기 의혹과 장관 후보자 부실검증 논란은 다시 승부의 추를 돌렸다.

선거를 치르는 쪽이나 여론조사기관에서는 실제 투표일 2~3일 앞두고 강기윤 후보가 여영국 정의당 후보에 앞서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게 공통된 전언이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2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보수층 결집’에 위기감을 느낀다는 말까지 하며 노심초사의 다급한 심경을 공개적으로 하기도 했다.

당시는 서울 흑석동 25억 원 재개발 건물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인한 사퇴한 김의겸 대변인 논란과 최정호 장관 후보자의 아파트 3채 보유문제 등 장관 후보자 자질 논란, 여기에 부실인사 검증에 대한 청와대의 오만한 대응 등으로 민심이 극도로 악화된 시점이었기에 ‘정권심판 바람’이 선거 판도를 뒤흔들었다.

실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여론조사결과 공표금지 기간인 3월31일과 4월1일 이틀 동안 실시한 창원 성산 여론조사 결과는 이러한 분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리서치뷰>가 보궐선거 투표 직후인 3일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강기윤 44.2% ▲정의당 여영국 39.7%로, 한국당 강기윤 후보가 오차범위(95%신뢰수준 ±3.7%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내지만 4.5%p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여론조사 시점인 1일 이후 이틀 동안 민심 흐름이 또 한 번 바뀌면서 3차 반전이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후보와 단일화를 진행한 지난달 25일 직후 조사에서는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여영국 후보가 단일화 효과로 1위를 기록했지만 이러한 흐름이 일주일도 못가고 1일 시점에는 뒤집힌 단면을 보였고 1일 이후 이틀 동안 다시 한 번 뒤집혔다.

강기윤 후보가 앞서 치고나가는 흐름을 차단한 것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황교안 대표였다. 오 전 시장이 1일 유세에서 ‘노회찬 의원이 돈 받고 목숨을 끊었다’며 보수층의 결집을 더욱더 도모하려 했지만 오히려 역풍을 불렀다.

민주당-정의당 단일화 후 느슨해진 민주당 지지층과 민중당 손석형 후보와 여영국 후보 지지를 두고 고민하던 손 후보 지지층을 자극하는 효과를 낳았다. 미완인데다 느슨했던 범진보 후보 단일화 효과가 제대로 발휘되는데 오 전 시장의 ‘노회찬 비하’ 발언이 결정적으로 기여한 것이다.

여기에 황교안 대표의 경남FC 운동장 선거유세도 범진보 유권자층을 자극했다. 공교롭게도 운동장이 위치해 있는 성산구 사파동에서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갈랐다. 여영국 후보는 막판에 개표된 사파동 선거구에서 10,092표를 얻어 8,383표를 얻은 강기윤 후보에 1,700여 표를 더 얻으면서 500표 차의 역전승을 거뒀다.

황 대표의 경남FC 경기장 불법선거 논란이 오 전 시장의 ‘노회찬 폄하’로 발생한 ‘역린’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게다가 황 대표나 한국당 측이 논란이 되는 부분에 대해 낮은 자세를 취하기보다는 정의당 여영국 후보의 농구 경기장 내에서 사진 촬영 부분을 문제로 삼는 등 역공으로 일관한 것이 이틀 만에 여영국 후보에게 재역전의 장을 마련케 한 것이다. 

99.98% 개표 상황에서 역전승 한 여영국 후보는 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의 승리에 “고 노회찬 의원이 결국은 하늘에서 지켜봐준 결과”라는 소감을 밝힌 것도 이러한 상황을 대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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