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에 출마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정의당 이정미 대표(왼쪽 네번째)가 3일 오후 창원시 선거사무실에서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의원, 여 후보 부인 한경숙 씨, 여 후보, 이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 4·3 국회의원 보궐선거 창원성산에 출마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의 당선이 확실해지자 정의당 이정미 대표(왼쪽 네번째)가 3일 오후 창원시 선거사무실에서 환호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의원, 여 후보 부인 한경숙 씨, 여 후보, 이 대표, 윤소하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경남 국회의원 보궐선거 두 곳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와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당선됐다.

창원· 성산 지역에서는 503표 차이의 '회심의 뒤집기'와 '황당한 되치기'로 접전이 펼쳐졌다. 기존 선거시스템에서 500표 차이는 민심에 의한 압도적 승부라 볼 수 없다.

여영국 후보는 노회찬 전 의원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한 영향, 더불어민주당 권민호 후보와의 단일화, 민중당 손석형 후보와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가 가져간 4% 내외의 표심 등이 작용하면서 한편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특히 여 의원은 권영길(민주노동당, 재선) 의원과 노회찬(정의당, 3선) 의원을 이어 '진보정치 1번지'의 주역으로 맥을 잇게 됐다.

그렇지만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에게 막판까지 밀리다가 '어쩌다 역전승'의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여 의원은, 민심이 부여한 정체성에 따라 향후 민주평화당과의 교섭단체 구성에 기여하며 새로운 진보개혁정책을 어떻게 구현할 지 주목되고 있다.

여 의원은 경남 사천시 출신으로 부산기계공업고등학교를 나와 노동운동에 투신, '전과 7범'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싸워왔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도의원 3선에 도전했으나 민주당의 촛불 바람에 석패했으나, 노 전 의원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치른 이번 선거에서 권토중래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오전 경남 통영시 중앙동 충무데파트 인근에서 4·3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점식 후보(오른쪽)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일 오전 경남 통영시 중앙동 충무데파트 인근에서 4·3 보궐선거에 출마한 정점식 후보(오른쪽)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박2일 유세를 벌이며 '민주화 과정의 동생'이라고 지지를 호소한 통영·  고성의 양문석 후보는 두터운 보수진영의 벽을 넘지 못했다.

민주당 60여명의 현역 국회의원들이 집중 지원에 나섰지만, 40년간 한 번도 허용하지 않은 '철통보수' 진영에 진보개혁의 입성은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하지만 양문석 후보는 35%를 상회하는 민심에 크게 희망을 걸고 있다. 양 후보는 3년 여간 고향과 서울을 오가며 성실하게 '조선업 일자리 1만개 조성' 등 여당 후보로서의 강력한 추진력을 각인시켜 1년 후의 21대 총선거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당선인 자유한국당 정점식 국회의원은 당내 경선과정에서 불협화음, 구 진양군 출신이라는 의혹, 막바지 악재 기자 매수 고발사건 등의 악재를 넘어 과반을 넘는 득표로 당선됐다.

황교안 한국당대표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지만 짧은 정치경력에도 '역시 대검찰청 공안부장 출신답다'는 평을 듣고 있다.

엘리트 코스를 걸어온 그가 야당 의원으로서 어떤 정치활동과 지역발전 정책으로 다음 총선을 대비할 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당선 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국회에 들어가면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일하고 싶다는 의견을 밝혔다.

결과적으로 두 명의 당선자보다 낙선자들의 마음이 더 편할 것이라는 점이다.

'회심의 뒤집기' 여영국 당선자는 당연한 예상이 부당한 현실로 다가올 뻔했다. 그러나 당선의 기쁨은 짧고 불면의 밤은 길 듯하다.  마찬가지로 정점식 당선자 또한 쫒기는 자의 입장이다. 쫓는 자와의 거리도 그리 멀지 않다.

'황당한 되치기'를 당한 강기윤 후보는 예상하지 않은 현실을 만날 뻔했다. 하지만 다음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쫓는 자의 입장에서는 간발의 차이일 뿐이다.

양문석 낙선자 또한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다. 불모지에서 35% 넘는 열매를 거뒀다. 또한 엄청난 지원군도 얻었다. 이 추세라면 시간도 넉넉하다. 이제 점령할 일만 남았다는 입장이다.  

전체적으로는 정의당과 한국당이 보선 이전의 의석을 그대로 회복했다.  '범여권연합'으로 '친여권' 교섭단체 등장이 가시화될 것이라 예상되고, 장관 임명 진통과 한미정상회담 등 문 대통령의 행보와 함께 할 여권의 정국대응과 한국당의 날선 대응이 4월에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한다.

공수처 설치를 둘러싼 국회의 논쟁에도 다당제 구도를 희망하는 바른미래당의 내부 진통이 어떻게 분화 또는 수렴될 것인가에 따라 정국 구도 또한 변화무쌍할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손학규 대표의 리더십에도 눈길이 쏠린다. 흥미로운 것은 6월경 안철수 전 대표 복귀설이 나도는 등 제3 지대에도 상당한 여파가 관측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하튼 4월 한반도 동남권에서 형성된 벚꽃정국은 여권에게는 '낙화'의 아픔을, 야권에게는 '개화'의 설렘을 가져다 준 것으로 보인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