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력갱생으로 적대세력 오판에 타격 줘야”, 美 비난과 핵에 대한 언급 없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0일 당 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열린 당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1일 보도했다.[사진=평양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선택이 주목받는 가운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미국의 대북제재 압박에 맞선 ‘자력갱생의 기치’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에 대한 비난과 ‘핵’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미국의 대북제재 압박에 밀리지 않으면서 ‘북미 비핵화 협상’을 끌고 가겠다는 뜻이다. 이는 기존의 ‘단계·동시적 비핵화 방식’을 고수하면서 북미 협상이 장기화되는 상황까지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대내외에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11일 김정은 위원장이 전날 당중앙위 본부청사에서 주재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나라의 자립적 경제토대를 강화하며 사회주의 건설을 다그치는 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이 회의는 지난 9일 열린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당 전원회의를 개최 결정에 따른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에 진행된 조미(북미)수뇌회담의 기본취지와 우리 당의 입장”과 관련 “우리나라의 조건과 실정에 맞고 우리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한 자립적 민족경제에 토대하여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력갱생의 기치를 높이 들고 자립경제의 위력을 튼튼히 다져나갈 때 우리는 더욱 발전하고 강력해질 것이며 사회주의강국건설의 목표도 성과적으로 달성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대북제재에 ‘자력갱생’ 기치로 맞서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김 위원장은 회의에서 ‘자력갱생’이란 단어를 27차례나 언급했다. 그러면서 자력갱생과 자립경제가 “존망을 가르는 생명선”, “확고부동한 정치노선”으로 자리매김했다. 대북제재에 굴복해 미국이 요구하는 ‘일괄타결’ 방식의 비핵화협상에는 응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의 보도를 보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대한 평가나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은 없었다. 이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은 지속하겠다는 입장도 함께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북미 비핵화 협상의 장기화에 대비해 ‘자력갱생’ 기치로 내부적 결속을 강화하겠다는 뜻으로 읽혀진다. 

전원회의에서 조직문제도 논의됐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후보 위원을 소환, 보선했다며 박봉주 내각 총리를 당 부위원장으로 선거했다고 전했다. 내각 총리 교체 여부는 이날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결과에서 최종 확인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김재룡 자강도 당 위원장, 리만건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 최휘·박태덕 당 부위원장,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태형철 김일성종합대 총장 겸 고등교육상, 정경택 국가보위상이 정치국 위원에 보선됐다. 북한의 대미외교 핵심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평창 동계올림픽 때 방남 공연한 삼지연관현악단장 현송월 당 부부장은 당 중앙위원에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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