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박현 기자] 122년 전통을 지닌 국내 최장수 제약사 동화약품이 올해부터 전문경영인(CEO) 단독 대표체제로 출범하면서 오너 4세 경영 승계 수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1일 동화약품 정기주주총회에서 ‘오너 3세’ 윤도준 회장이 임기 1년을 남겨두고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이로써 윤 회장은 2005년 당시 부회장으로서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14년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이와 함께 동화약품의 새로운 CEO로 내정된 박기환 전 베링거잉겔하임코리아 대표와 함께 ‘오너 4세’인 윤인호(35) 상무가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동화약품 안팎으로는 이번 윤인호 상무의 사내이사 선임에 주목하고 있다. 2013년 과장으로 입사해 4년여 만에 상무로 고속 승진한 후 올해 사내이사 지위에 오른 윤인호 상무가 향후 동화약품의 경영 승계 구도와 관련해 중심에 서리라는 관측에서다.

입사 후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사내 요직을 두루 거친 윤인호 상무는 지난 2017년부터 동화약품에 100억 원대 규모의 ‘까스활명수’와 ‘판콜’ 등의 유리병 용기를 납품하는 비상장 계열사 동화지앤피의 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또한, 동화약품 개인 주주로는 세 번째로 많은 0.88%의 지분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윤인호 상무에 대한 초점이 집중되는 이유다.

현재 부친 윤도준 동화약품 회장이 지분 5.13%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올라 있으며, 지분 1.89%를 지닌 삼촌 윤길준 부회장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누나인 윤현경(39) 상무는 0.0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승계 구도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동화지앤피에 특별히 주목하고 있다. 동화지앤피는 동화약품 지분 15.22%를 보유한 최대주주회사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윤인호 상무가 동화지엔피 지분을 매입해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윤도준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내려왔지만, 내년 3월까지는 사내이사 임기가 남아 있다. 그 기간 동안 윤인호 상무가 부친 윤 회장과 함께 이사회에 참여하는 가운데 경영 수업을 본격적으로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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