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댐 허물자" 지난 해 차바급 태풍이면 반구대 암각화 사라질수도
수몰된 아랫옹태마을에서 "제3의 암각화유적 봤다"는 증언 나와…

대곡천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심포지움 참석자들이 세계문화유산을 상징하는 손동작을 만들어 보이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대곡천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심포지움 참석자들이 세계문화유산을 상징하는 손동작을 만들어 보이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울산시청 3층 회의실에서 대곡천 암각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시민심포지움이 열렸다.

17일 대곡천 반구대 암각화군 유네스코 등재 시민모임과 윤덕권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 공동주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김희욱 (사)민족미학연구소 이사, 서정호 울산대 화학공학과 교수, 우충식 울산문화TV대표의 발제를 시작으로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소장, 이재권 울산내일포럼 정책위원, 배성동 소설가가 참가했다.  

이날 김종렬 상임대표는 개회사를 통해 "반구대 암각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희욱 이사는 주제 발표 '대곡천 암각화의 또 다른 조명'을 통해 70년 12월 당시 동국대 불적조사단이 울산지역 불적 현지조사를 수행하는 과정에 참가했고 최경환 노인을 만나 대곡천을 휘돌아가는 위치에 안쪽 바위에 이상한 글과 그림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회고했다. 김 이사는 24일 그 바위로 가서 몇 곳의 이끼를 닦아내어 문양과 명문을 발견했고 우리나라 미술사가 시작되었던 바위임이 드러났다고 발견 당시를 생생하게 전했다. 이후 71년 12월 25일 반구대암각화를 발견해 각각 크리스마스 선물로 의미를 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천전리 각석은 그 중요성이 즉시 인정받아 73년 국보147호로 지정되었지만 반구대암각화는 한참 뒤인 95년에야 국보 285호로 지정됐는데 이는 세계포경금지가 선언된 이후에야 반구대 고래그림과 세계암각화 학문에 눈뜨면서 그 중요성이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김희욱 이사는 대곡천 암각화군을 최초로 발굴한 문명대 교수팀 멤버다.

이기우 문화예술관광진흥연구소 대표는 현재 사연댐은 1965년 조성이후 토사퇴적물로 인해 거의 담수량을 확보할 수 없다면서 긴 장마나 태풍 때 여수댐으로 방류되는 시점은 이미 암각화가 물속에 30일 남짓 수장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2013년 암각화 근처 암반에서 공룡발자국 화석 81점 확인되었고, 두동과 범서를 잇는 소통의 국보순례길은 울산시민의 자긍심과 세계인의 관광명소가 되게 할 유네스코 등재와 국립공원화에 대한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재권 내일포럼 정책위원은 "제 3의 암각화의 실체와 수몰지형, 풍광, 보존의 시급성"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제 3의 암각화의 존재 여부에 대한 확신에 찬 주장을 했다.

1960년생 문모씨 증언에 의하면 학교 다닐 때 대곡천에 자주 놀러갔었는데 어느 해 댐의 물이 빠졌는데 절벽에 창을 든 사람, 고래그림, 십이지상과 같이 여러 동물이 그려진 그림을 봤다는 주장을 내놨다. 위치는 수몰된 아랫옹태 마을 건너편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수자원공사 사연댐 선장의 증언에 의하면 사연댐 주변의 벌초와 성묘객을 실어 나르는 일을 하는데 벌초, 성묘객 중에 물가의 절벽에 그려져 있던 그림에 대해 당시 여선생님이 설명하던 기억이난다면서 혹시 반구대 암각화 아닌가 물었더니 "아니다. 지금 사연댐 둑에서 얼마 올라오지 않은 강물 바로 옆에 있었다"고 증언했다고 밝혔다. 

그 존재위치가 옛 아랫옹태마을 부근이고 보면 한실마을과 같이 상류 먼 쪽보다 거리상 가깝고 인구수도 훨씬 더 많은 곡연, 늠내, 진목, 사연, 사일마을 사람들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또 2016년 태풍 차바 당시 당일 4시간 300mm폭우가 쏟아지는 물이 가장 불었을 때 사진을 제시하며 굵은 돌과 자갈을 실은 급류가 조금만 더 올라왔으면 하단부에 있는 그림이 지워질 뻔했다며 그 심각성을 강조했다. 언제든 차바급 태풍으로 반구대 암각화는 사라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배성동 작가는 지난 주에 사연댐에 배를 타고 둘러봤는데 사연댐에 막힌 대곡천은 천하의 절경으로 사연댐을 허문다면 울산의 엄청난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며 그 시너지효과를 강조했다.

특히 아랫 옹태마을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제 3의 암각화를 시급히 조사해야 하며 사연댐은 한강 최남의 DMZ같은 곳으로 보존되어 왔다면서 댐을 당장 허물지는 못하더라도 예약방식이나마 배가 드나들게 한다든지 해 울산시민에게 알리는 일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암각화 보존에 대한 토론 이후 사연댐 철거와 먹는 물 확보를 둘러싼 패널들의  토론도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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