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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재벌 3세 갑질·마약 파문...‘손주 리스크’에 떨고 있는 재계

SK·현대·남양 손녀 잇단 마약 파문...조기유학에서 배우고 고가 마약 구입
대한항공 3세 ‘갑질 논란’...‘오너리스크’로 되돌아왔다
‘윤리의식’없고 ‘특권의식’만...솜방망이 처벌 지적

[폴리뉴스 이지혜 기자] 재벌가 3세들의 마약 파문이 번지면서 이들의 ‘모럴 해저드(Moral hazard·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 3세 관련 사건이 사회면을 장식할 때마다 실제적으로 기업에 타격이 오고 있어 재계가 불안감에 떨고 있는 실정이다.

재벌 3세들의 일탈은 단순히 개인적인 문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강력한 악영향을 미치는 ‘손주 리스크’가 될 수 있고, 이는 결과적으로 우리 사회·경제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현대그룹 3세 정모씨(28), SK그룹 3세 최모씨(31), 남양유업 외손녀 황하나씨(31) 등이 마약 투약 혐의로 물의를 빚었다. 이들은 고가의 마약을 구매해 여러 차례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재벌 3세들의 갑질 논란 역시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한항공 3세 조현아 전 부사장(45)의 ‘땅콩회항 사건’, 조현민 전 전무(36)의 ‘물컵 갑질’, 조원태 사장(44)의 잇단 논란 등은 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실패에 큰 영향을 끼쳤다.

그 이전엔 2017년 한화그룹 창업주 고 김종희 회장의 손자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30)의 음주폭행 논란, 2016년 현대그룹 3세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의 ‘수행비서 갑질 매뉴얼’, 2016년 대림산업 3세 이해욱 부회장의 운전기사 폭행·폭언 논란 등이 있었다.

이들의 ‘일탈’은 기업 이미지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경영 일선에 차질을 주면서 ‘오너리스크’를 빚는다.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기업의 윤리의식 대신 특권의식만 가지면서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커녕 ‘갑질’만 일삼고 있는데에 대중의 따가운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재벌 3세들의 잇단 마약 파문, 왜?

자수성가한 창업주, 그리고 아버지의 고생과 자기관리를 보고 자란 2세에 비해 재벌 3세는 ‘헝그리 정신’을 배울 기회가 많지 않다. 그들은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 풍족하게 생활하며, 대부분 어린 나이에 해외에서 유학시절을 보낸다.

바로 이 조기유학 시절에 마약을 배우게 된다. 최근 마약 혐의로 체포된 현대 3세 정모씨와 SK가 최모씨도 유학파다. 정씨는 유학 시절 알게 된 마약 공급책 이모씨(27)로부터 변종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를 사서 지난해 3~5월 3차례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최씨와 지난해 1차례 함께 대마를 흡연한 혐의도 받는다.

북미·유럽 국가의 경우 마약이 합법화 되어있거나 관대한 곳이 많아 유학생들이 별다른 거부감 없이 마약을 접하게 된다. 이들이 귀국한 뒤에도 계속 마약을 찾으며 국제 우편, 소셜미디어(SNS)등으로 구매하는 것이다. 

또한, 이들이 구매하는 마약은 고가다. 그들의 재력으로 고가의 마약을 거리낌 없이 구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씨가 구입한 것은 대마쿠키와 액상 대마 카트리지 등 변종 마약 45g, 정씨가 구입한 마약도 액상 대마 카트리지였다.

액상대마는 특유의 대마 냄새가 나지 않는 대신 환각성이 40배 이상 더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국내 밀반입 과정에서 적발이 쉽지 않다는 특징도 있다. 당연히 가격도 높다. 카트리지에 든 대마 농축액은 약 1~2g에 불과하지만 1g당 5만원에서 20만원을 웃돌기도 한다.

남양유업 외손녀 황하나씨는 2015년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황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한 조씨는 황씨에게 필로폰 0.5g을 받고 마약 공급책 명의 계좌에 30만원을 입금했다.  


재벌 3세들의 연이은 갑질·폭행·폭언...되돌아 온 ‘오너리스크’

대한항공 3세들의 ‘갑질 논란’은 잘 알려져있다.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실패는 이와 같은 조씨 가문의 ‘갑질 논란’이 결정타였다는 분석을 받았다. 

이들에 대한 대중의 여론이 들끓었고, 대한항공이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자 주주들은 오너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조 회장의 사내이사직 연임에 반대표를 던졌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2014년 12월 ‘땅콩회항’사건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조 전 부사장은 기내 견과류 제공 서비스를 문제 삼아 비행기를 회항시키고 수석 승무원을 하기시켰다. 조 전 부사장은 이듬해 2월 항공보안법 위반 등으로 1심 징역 1년, 2심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를 선고받았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2018년 3월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욕설과 함께 물컵을 집어 던졌다는 갑질 논란을 빚었다. 조 전 전무는 이 논란으로 전무이사직을 사퇴했고 폭행·업무방해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다만 2018년 5월 폭행 혐의 ‘공소권 없음’, 특수폭행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 받았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은 2017년 11월 ‘게임하는데 방해된다’는 이유로 일등석과 비즈니스 석에 난기류 안내 방송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JTBC 뉴스룸은 지난해 5월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고, 대한항공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가벼운 터뷸런스 발생시 상위클래스 승객 대상으로는 승무원이 1대1로 구두 안내 및 육안확인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조 사장은 2000년 6월 차선을 위반한 그를 단속하려던 교통경찰을 치고 100미터 가량 달아나다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된 바 있고, 2005년에는 운전 중 70대 할머니와 시비가 붙어 할머니를 밀치고 폭언한 혐의로 입건됐다. 


특권의식과 솜방망이 처벌...“유전무죄, 유권무죄”지적

김동선 전 한화건설 팀장은 2017년 11월 대형 로펌 신입 변호사 모임에서 술에 취한 채로 변호사들을 폭행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었다. 그는 당시 “너희들 아버지 뭐하시느냐”, “나를 주주님이라고 부르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팀장은 다음날 해당 로펌을 찾아가 변호사들에게 사과했고, 언론에 “깊이 반성하며 적극적으로 상담과 치료를 받아서 다시는 이런 일이 절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하나씨는 부모의 권력과 인맥을 자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의하면 황씨는 2015년 12월 당시 지인에게 “사고 치니까 (어머니가 화나서)... 그러면서 뒤처리는 다 해준다”라고 말했다.

또한 “부장검사? 야 우리 삼촌이랑 우리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다 알아. 장난하냐. 베프야. 우리 엄마랑 아빠랑 만약에 이 문제에 개입했어. OO랑 싸워. 누가 이길 것 같아?”라고 말한 바 있다고 전해져 공분을 샀다. 

이들의 발언에서 드러나는 특권의식이 갑질과 거리낌 없는 마약 복용의 이유일 것이다. 또한 이들이 사건에 있어 ‘공소권 없음’, ‘무혐의’, ‘집행유예’등 솜방망이 처벌을 받으며 ‘금수저 봐주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위가 낮은 처벌이 거듭되면서 이들의 특권의식이 강화되고 있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끊이지 않는 재계 자녀들의 논란에 일반인보다 강한 사회적 책임 요구와 처벌이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같은 핏줄’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경영을 맡기기보다 엄격한 인성과 능력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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