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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이슈]‘분당 위기’ 바른미래, ‘김관영 사퇴’로 갈등 봉합되나

‘한국당 평화당 등과 통합‧선거연대 없다’ ‘바른미래로 총선 승부, 자강’ 결의
‘손학규 사퇴, 패스트트랙’ 등 갈등 뇌관 남아
유승민 “총선에서 바른미래당 이름으로 승부 보기로”

4‧3보궐선거 패배에 대한 지도부 총사퇴론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둘러싼 갈등으로 분당 위기에 치닫던 바른미래당의 갈등이 김관영 원내대표 사퇴와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등과 통합‧선거연대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수준에서 봉합될 수 있을까.

그동안 “사퇴는 없다”고 밝혀왔던 김관영 원내대표는 8일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일부 의원들의 거센 사퇴 압박에 결국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김 원내대표의 당초 임기는 내달 24일까지로 임기 40일이 남은 상황이다. 김 원내대표는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강제 사보임을 했다는 이유로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후 김 원내대표의 퇴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15명의 의원들이 의원총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의총 요구서에는 정병국·유승민·이혜훈·오신환·유의동·지상욱·하태경·정운천 의원 등 바른정당계 8명과 권은희·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국민의당계 7명이 서명했다.
 
이날 의총에는 당원권 정지 중인 의원(박주현·이상돈·장정숙)과 당 활동을 하지 않는 박선숙 의원을 제외한 소속 의원 24명 가운데 21명이 참석했다. 의총에 참석한 대다수 의원들은 김 원내대표의 퇴진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관영 “제가 모두 책임지기로, 갈등 치유‧단합할 수 있게 돼 기쁘다”
    ‘내년 총선 바른미래로 승부, 자강’ 결의, 이탈자 없을지는 미지수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 직후 브리핑에서 “다음 주 수요일(15일) 차기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만 임기를 진행하겠다”며 “패스트트랙 추진 과정에서 여러 의원들에게 드린 마음의 상처와 당의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제가) 모두 책임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오랜만에 바른미래당이 ‘바미스럽다’(어정쩡한 상태를 일컫는 정치권 신조어)라고 하는 자리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면서 “패스트트랙 과정에서 발생한 당내 많은 갈등을 치유, 회복하고 새로 단합할 수 있게 됐다는 말씀을 드리게 돼 대단히 기쁘고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 등 어떤 정당과도 통합이나 선거연대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결의문도 채택했다. 내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자강’ 노선에 공식적으로 합의한 것이다. 이같은 결의가 향후 한국당과 평화당 등으로 이탈하는 의원들을 막을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의원들은 결의문에서 “바른미래당 소속 의원 전체는 선거제도 및 사법제도 개혁법안의 패스트트랙 지정 관련한 당내 갈등을 오늘로 마무리하고 향후 당의 나아갈 바에 대해 결의한다”며 “21대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민주평화당과 어떤 형태로든 통합이나 선거연대를 추진하지 않고 바른미래당의 이름으로 당당하게 출마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또 “창당 정신에 입각해서 향후 당의 화합과 자강, 개혁의 길에 매진할 것을 온 국민 앞에 약속 드린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등은 지도부 총사퇴론을 주장하는 배경에는 바른정당계가 당을 장악해 추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한국당과 통합을 추진하려는 의도가 숨었다는 의심을 표출해왔다. 또 바른정당계는 호남계 일부 중진 의원들의 평화당과의 통합 주장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손학규 대표의 입장 표명을 요구해왔다.

이런 과정에서 김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유승민 의원 등 당을 흔드는 분들에게 묻겠다. 다음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달 것인가, 2번과 함께 할 것인가, 아니면 아예 2번으로 나갈 것인가”라며 “한국당과의 통합·연대를 감안하거나 눈치 보는 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바른미래당 이름으로 기호 3번을 달고 한국당·민주당과의 연대·통합 없이 당당히 총선에 나가서 심판을 받겠다는 의사표시를 한다면 저는 즉시 관두겠다”며 “저의 존재가 내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 이름으로 기호 3번을 달고 선거에 임하는데 있어서 장애가 된다면 언제든지 관두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어떤 정당과도 통합이나 연대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겠다며 김 원내대표의 사퇴를 압박했다.

바른정당계 하태경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 당 최고위에 불참하는 5명은 김 원내대표가 한 제안을 수용하고 우리 당이 민주당, 한국당, 평화당 그 어느 당이든 합당 불가 선언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합의했다”며 “김관영 원내대표도 본인의 제안이 다른 최고위 5명에 대해 수용이 됐기에, 이제는 더 이상 걱정하지 말고 마음을 비우고 즉각 사퇴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 새 원내대표 오신환 김성식 권은희 등 거론, 계파간 물밑 경쟁 치열

유승민 의원은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을 만나 “한국당이든 평화당이든 합당이나 연대는 없다. 내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 이름으로 승부를 보기로 했다”며 “제대로 자강하는 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지난 2016년 11월 제 발로 새누리당을 걸어 나왔고, 그 이후 혁신과 변화가 없는 한 한국당과 합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관되게 밝혀 왔다. 그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저는 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만 우리 당에서 공개적으로, 노골적으로 평화당과의 합당 내지 연대를 말씀해 온 분이 계시고 그런 만남도 있었던 게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당 대표도 지금은 아니라는 애매한 말을 했다”면서 “중요한 결론이 있다면 평화당과의 합당·연대 가능성은 완전히 끝났다”고 강조했다.

이로써 분당 위기로 치닫던 바른미래당의 갈등이 완전히 봉합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일부는 손학규 대표의 퇴진까지 요구해왔고 패스트트랙 철회 주장까지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김관영 원내대표 사퇴 수준에서 갈등을 봉합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될 경우 손 대표의 퇴진 목소리는 잦아들 수도 있지만 바른정당계를 중심으로 원외인사들까지 손 대표 퇴진 주장이 강경했던 만큼 다시 퇴진 목소리가 표출될 가능성도 있다. 

손 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 추가 지도부 사퇴 요구에 대해서 "모르겠다"며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바른미래당의 새로운 원내 사령탑이 패스트트랙에 대해 반대한 바른정당계 의원이 될 경우 패스트트랙에 올린 법안들을 관련 상임위에서 논의하는 과정에서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새 원내대표에는 바른정당계 오신환 의원과 국민의당계 김성식 권은희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권은희 의원은 김 원내대표의 강제 사보임에 반발해 김 원내대표 사퇴 촉구 대열에 동참했었다. 추후 일주일여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계파간 치열한 물밑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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