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조성사업 전면 재검토 촉구
이태준 검단연 대표···“3기와 2기신도시 교통망 확충에 대한 정부의 태도 확연히 다르다”
1·2기신도시인 검단·운정·일산 신도시 주민연합회, 지난 12일 3기 신도시 반대 집회 열어

지난 12일 경기도 파주시 운정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일산, 운정, 검단 신도시 주민 연합회가 일제히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운정신도시연합회 제공>
▲ 지난 12일 경기도 파주시 운정행정복지센터 앞에서 일산, 운정, 검단 신도시 주민 연합회가 일제히 반대 집회를 열고 있다 <사진=운정신도시연합회 제공>

[폴리뉴스 김영철 기자] 지난 7일 국토부에서 고양 창릉 및 부천 대장 일대를 3기 신도시 신규택지로 지정한 것을 반대하는 입장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1,2기 신도시 일대에 교통 인프라가 확충되지 않은 것을 비롯해 해당 도시들의 분양 시장이 더욱 악화될 거라는 우려가 공통된 이유다. 

지난 9일 파주시는 제3기 신도시 조성 예정지인 경기도 고양 창릉지구를 두고 신도시 조성사업을 전면 재검토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이날 파주시의 보도 자료에 의하면 아직 분양이 마무리되지 않은 운정신도시 3지구가 남아있고 첨단기업 유치, 지하철 연장과 같은 광역교통 개선대책이 미완료된 시점에서 3기 신도시가 조성되면 교통난이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주시는 “3기 신도시 건설이 가속화되면 운정신도시로 유입되는 인구가 줄어드는 동시에 교통상황은 더 나빠질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이어 파주시는 “파주 운정3지구에 공사와 분양이 완료되지 않았는데 3기신도시를 발표하면 분양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기에 반대 입장을 담은 보도 자료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1, 2기 신도시에 거주민들 또한 정부의 신도시 발표에 전면 반발하고 나섰다. 지난 12일 검단·파주·일산 신도시 주민들로 구성된 연합회 회원 500여 명은 파주 운정행정복지센터 앞에서 3기 신도시 반대를 주제로 집회를 열었다. 

운정신도시연합회의 성명서에 따르면 경기남부 일대의 신도시들은 그동안 열악한 자족도시 기능은 물론 불충분한 광역교통망으로 개발과 분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3기 신도시 발표는 안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난 2007년에 운정신도시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현재의 운정신도시 주민들은 정부의 3기 신도시 지정으로 향후 운정신도시 3지구의 4만 세대 분양 예정 아파트들이 미분양은 물론 할인 분양까지 발생할 가능성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연합회는 전했다. 

교통망 확충에 관해서도 연합회 일동은 불만을 표출하고 있었다. 

3기 신도시가 발표되면서 연합회는 제2자유도로의 도로정체도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신도시 개발이 가속화 되면 향후 입주민들이 늘어났을 때 교통 정체는 GTX만으로 해결하기엔 매우 어렵다는 것이 운정신도시 주민들의 입장이다.   

현재 지하철 3호선 운정신도시 연장은 제3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이미 반영돼 있으며 지난해 정부합동으로 2기 신도시인 운정신도시의 광역교통망 확충 계획에 포함돼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계획은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거나 면제되어야만 착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통망 확충의 실행 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연합회는 운정신도시 3지구가 곧 개발됨에 앞서 지하철 3호선 연장을 신속히 처리하기를 촉구했다.  

이태준 검단신도시 입주자총연합회 공동대표는 “지난해 10월에 검단신도시에 아파트를 첫 분양하고 이후 3개의 아파트를 추가적으로 분양하고 있던 과정에서 3기 신도시가 발표됐다”며 “계양신도시 바로 옆에 있는 부천 대장이 새로운 신도시 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검단신도시 부지의 3분에 2정도 규모를 형성하고 있는 까닭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검신총연 대표는 “2기 신도시가 발표됐을 때 광역교통망 확충에 대한 예타 면제가 확정되지 않았던 것에 비해 이번 신도시 발표에선 예타 면제를 빠른 시일 내에 이루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보면서 불공평하다고 느꼈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또한 그는 “현재 검단신도시에 거주하는 7만6000세대 중 분양에 성공한 세대는 8600가구 정도 되고 그 중 1200여 세대는 미분양 상태”라며 “검단 내 미분양 상태를 해결하기도 전에 신도시 발표를 하는 것은 신도시를 통해 서울권 집값을 잡으려고 신도시를 지정한 정부의 취지와 어긋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 검신총연 대표는 “신도시를 연결하는 교통 인프라를 제대로 확충하지 않는다면 신도시를 통한 서울권 집값 잡기는 수포로 돌아갈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태준 검신총연 대표의 설명처럼 실제로 2기 신도시로 지정된 구역들의 교통 인프라는 매우 열악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국토연구원의 ‘지역별 생활교통비용 추정 및 격차 해소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기 신도시인 남양주·화성·광주 등에서 생활교통비가 50만 원이었다. 읍면동 소득대비 생활교통비 비율로 따졌을 때 해당 도시들은 10% 이상으로 다른 도시들에 비해 높은 측에 속했다. 

한편 1, 2기 신도시 부동산 업계에서도 3기 신도시와 관련해 우려를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 신규택지가 발표된 것에 따라 아파트 매매가, 매매건수, 분양가에서 가시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향후 신도시 개발에 동력이 붙으면 이전 신도시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악화될 것이라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일산서구에 위치한 한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원래 매매건수가 거의 없어 현재 큰 변화는 없다”라며 “부동산 분위기가 워낙 안 좋은데 3기 신도시 발표는 상황을 더 악화시키는 꼴”이라고 말했다. 

검단신도시의 한 중개업소 관리자도 “3기 신도시 발표가 아직 완성되지 않은 검단신도시 내의 분양 시장에 좋은 영향을 끼칠 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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