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낮고 국제시세 적용돼 ‘안전자산’ 분류
신흥시장 수요와 레이트사이클로 올해 성과↑ 예상

금 <사진=픽사베이>
▲ 금 <사진=픽사베이>

[폴리뉴스 임지현 기자]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리디노미네이션(화폐단위 변경) 논의가 가중되면서 ‘금테크(금+재테크)’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국거래소(KRX)가 15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달 KRX 금시장의 일평균 거래량(14일 기준)은 42.9kg이다. 지난달 22.0kg보다 94.6% 증가했고 3월의 17.2kg 보다는 2.5배 늘었다.

특히 4월 12일 하루 9.3㎏에서 다음 거래일인 15일 30.6㎏으로 치솟고 24일에는 65.9㎏, 5월 2일에는 63.5㎏의 거래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민간 금 유통업체인 ‘한국금거래소’도 골드바 판매량이 3월 70㎏에서 4월 177㎏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은행들의 금 순매수량도 3월 8.8㎏에서 4월 33.6㎏으로 급증했다. KB국민은행은 골드바 판매량이 3월 10.5㎏에서 4월 38.8㎏으로 늘었고 골드바의 공급 물량이 부족해 일부 제품의 판매가 중단되기까지 했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과 최근 정치권에서 꾸준히 화두에 오르고 있는 리디노미네이션 우려가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을 부각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연달아 상대국에 대해 관세율을 올리는 등 양국의 무역 전쟁이 쉽사리 끝나지 않을 기미를 보이자 9일 코스피 지수는 3% 이상 하락했다. 13일에는 1.38% 하락해 종가 기준으로 1월 14일 이후 약 4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리디노미네이션 논란은 3월 2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국회에서 “리디노미네이션 논의를 할 때가 됐다고 생각은 한다”는 발언을 하면서 발생했다. 13일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리디노미네이션을 논하다’ 정책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1000원을 1원으로 바꾸는 방식의 리디노미네이션은 물가상승, 부유층의 자산노출 회피 유발 등의 부작용이 있어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다.

▲ 금은 정말 안전한 투자처일까?
금은 달러, 채권 등과 함께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데 여기서 금은 과연 안전한 투자자산인가에 대해 질문할 수 있다. 금 시세도 시기에 따라 등락을 오가기 때문이다.

위험자산에 해당하는 주식 등이 시시각각 시세가 변하고 정치·사회 환경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비해 금은 가격 변동성이 적다. 거액이 오가는 거래라는 점 등 때문에 매매흐름이 느리기 때문이다.

또 금은 국제 시세를 따르기 때문에 전쟁 또는 경제 붕괴로 원 또는 달러 등이 휴지조각이 됐을 때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 올해 금 투자 전망은?
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금 투자에 대한 전망은 좋다.

NH투자증권의 황병진 연구원은 “‘금 가격의 연내 온스당 1350~1400달러 돌파 전망’은 유효하다”며 “미국의 장단기 금리 역전을 경험한 투자자들이 미국의 마이너스 GDP 갭(실제-잠재성장률)을 경계해 포트폴리오 내 안전자산 비중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투자 모멘텀이 개선세를 보이는 가운데 유로존 거시지표 개선 시 달러 약세 전환에 따른 리플레이션이 예상된다”며 “리플레이션 하에서는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선호가 우세하나 신흥시장 수요를 기대하는 금 가격 강세도 동반된다”고 설명했다.

대신증권 김소현 연구원은 “연초 이후 글로벌 주식시장이 반등하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달러 강세로 금 가격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으나 하반기 이후에는 세계 레이트사이클(경기 확장 후반기)이 두드러져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될 것이기 때문에 금의 성과가 돋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부터 전 세계 중앙은행이 외환보유고 다각화와 안정성 확보를 위해 금 순 매입량을 늘리고 있다”며 “금의 매입 수요가 단단하다는 점도 금 가격의 하방 경직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소현 연구원은 “안전자산 수요증가와 안전자산 내 선호도 상승으로 연말에 금은 온스당 1500달러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