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TC, 대웅제약에 관련 자료 제출 명령… 대웅제약, “메디톡스의 허위 주장 입증할 것”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놓고 미국 현지에서 벌이는 공방이 ITC의 조사와 맞물려 더욱 가열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메디톡스 제공>
▲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놓고 미국 현지에서 벌이는 공방이 ITC의 조사와 맞물려 더욱 가열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메디톡스 제공>

[폴리뉴스 박현 기자]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놓고 미국 현지에서 벌이는 공방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더욱 가열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8일 대웅제약에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보툴리눔 균주 및 관련 서류와 정보를 메디톡스가 지정한 대리인들에게 15일까지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메디톡스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관련한 제소를 받아들인 가운데 내려진 해당 명령은 ITC의 증거 개시 절차에 따라 진행됐으며, 대웅제약에 강제 제출 의무가 부여된다.

메디톡스 측은 ITC의 이번 명령과 관련해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등 다양한 검증 방식으로 대웅제약의 ‘불법행위’를 밝혀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웅제약 측은 ITC 결정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답변과 함께 “이번 기회를 통해 메디톡스의 모든 허위 주장을 입증하고 분쟁을 완전히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무엇보다 보툴리눔 균의 포자 형성 여부는 양측이 서로 대립하는 쟁점 중 하나다. 메디톡스는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인 ‘홀A하이퍼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상태에서 발견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대웅제약은 홀A하이퍼 균주의 특성을 지닌 보툴리눔 균주를 자연상태인 국내 한 마구간 토양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균주의 포자 형성 여부는 양측 주장에 대한 검증은 물론 균주 도용 여부를 가늠할 단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대웅제약과 메디톡스는 2012년부터 보툴리눔 톡신 균주 출처를 놓고 다툼을 벌여왔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했다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가 자사의 균주를 도용한 제품이라는 주장이다. 즉 자사의 전 직원을 대웅제약이 매수해 균주와 제조 관련 정보를 훔쳤다는 것이다. 반면 대웅제약은 그러한 메디톡스의 주장은 근거 없는 허구에 불과하며, 경쟁사에 대한 음해 행위라고 반박해왔다.

이어 양측이 지금까지 한국과 미국에서 4년째 법적 공방을 지속해온 가운데 메디톡스는 미국 현지 파트너사인 ‘앨러간’과 함께 1월 31일 대웅제약과 대웅제약의 현지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의 ‘불공정 행위’를 ITC에 제소했으며, ITC는 3월 1일부터 공식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한편 올해 2월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판매 허가 승인을 받은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이달 15일 미국에서 ‘주보(Jeuveau)'라는 제품명으로 공식 출시됐다. 현지 판매를 맡은 에볼루스는 제품 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the Jeuveau Experience Treatment(J.E.T.)’를 통해 15일부터 3000여 명에 달하는 미국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주보를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ITC의 최종 판단 결과에 따라 패소하는 측은 상당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여 업계 일각에서는 불안한 출발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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