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47.8%, 반대 51.8%로 협상안 부결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폴리뉴스 김기율 기자] 르노삼성자동차 노사 갈등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최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일말의 희망을 이어가는 듯 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내수 판매 회복과 생산절벽 탈출은 물론 공장 가동률 유지에 필수 조건인 신차 배정도 어려워졌다.

21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동조합이 조합원 221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년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 찬반투표 결과 찬성 47.8%, 반대 51.8%로 협상안이 부결됐다.

앞서 지난 16일 르노삼성 노사는 2018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당시 관련 업계에서는 11개월 동안 이어진 노사의 긴 싸움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단체협약 핵심 쟁점인 배치전환과 관련해 ‘전환배치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단협 문구에 반영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합원 투표의 벽은 높았다. 2200여명의 조합원 중 찬성은 47.8%에 불과했다. 생산성 하락이 우려된 부산공장에서는 찬성이 52.2%로 우세했지만 영업부문 쪽에서는 반대가 65.6%로 압도적이었다.

이로써 르노삼성의 생산성 회복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당장 올해 9월부터 부산공장 생산물량의 절반을 차지했던 일본 닛산의 북미 수출용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의 위탁생산이 종료된다. 르노삼성은 닛산 로그를 대체할 신차 XM3의 유럽 수출 물량 배정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이번 임단협 부결로 물량 확보가 쉽지 않게 됐다.

특히 부산공장보다 생산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스페인 바야돌리드 공장이 대안으로 언급되고 있어 르노삼성의 물량 확보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생산절벽 탈출이 어려워지면서 추가 셧다운(가동 중단)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르노삼성의 올해 1분기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감소한 3만8752대에 그쳤으며, 올해 1~4월 국내·외 누적 판매량도 39.8% 줄어든 5만2930대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최근 공장가동률이 떨어지면서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프리미엄 휴가’ 형식으로 부산공장 셧다운을 진행했다. 또 생산 안정화를 위해 이달 말에도 추가 셧다운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은 최근 그룹 내 지역본부 개편을 통해 아프리카·중동·인도·태평양 등으로 수출 시장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변함없이 한국 시장에 투자하겠다는 의지를 계속해서 드러냈으며, 모조스 르노그룹 부회장, 캄볼리브 AMI태평양 지역본부 회장 등 본사 임원급 인사들도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특히 지난 15일 르노삼성은 그룹 핵심 연구시설로 꼽히는 ‘르노테크놀로지코리아’를 언론에 공개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임단협 부결로 그 모든 노력이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당장 내놓을 입장이 없다”며 “향후 일정은 현재 미정”이라고 말했다.

SNS 기사보내기

관련기사

기사제보
저작권자 © 폴리뉴스 Poli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