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6번째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6번째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장외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민생투쟁 대장정이’ 종료되었다. 황 대표는 18일 간에 걸쳐 전국을 순회하며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민심을 얻으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자유한국당 측은 그가 수행한 ‘대장정’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모양이다. 보수층을 결집시켰다,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알렸다, 관료 출신 황 대표가 야당 정치인의 모습으로 변모했다, 자유한국당의 대여 투쟁력을 보여주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그런 평가들이 많은 듯 하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많은 국민의 심정은 씁씁할 수밖에 없다. 황 대표는 가는 곳 마다 ‘좌파독재’라 지칭하며 문재인 정부를 공격했다. 일국의 총리 출신답지 않은 극언들도 쏟아냈다. "문재인 정부는 폭탄 정권", "진짜 독재자의 후예(김정은)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는 대변인", "최악의 경제를 만든 문재인 정권은 최악의 정권", "좌파 이념 정책에만 매달려 있으니 국민들께서 어떻게 분노하지 않으실 수 있겠나", "독재적 수단을 동원해서 정권을 유지할 궁리만 하고 있다."

보수층에게 자유한국당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투쟁적인 모습을 통해 야당 지도자의 모습을 보이려는 속내는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전에 황 대표에게 질문할 것이 있다. 황교안은 누구였던가. 불과 2년 수개월전 박근혜 정부의 총리로 있었던 당사자가 아니었던가. 탄핵당한 대통령과 정권에 대한 두번째 책임이 따르는 인물이다. 박근혜와 최순실의 국정농단의 실상을 알았든 몰랐든, 당시 총리로서의 책임이 유예될 수는 없다. 나라의 기틀을 무너뜨린 박근혜 정부의 행위를 생각하면 평생 속죄하고 참회하며 지내도 모자랄 일이다.

하지만 황 대표는 아직까지 한번도 국민들 앞에서 자신의 역사적 책임에 대한 참회의 얘기조차 꺼낸 적이 없다. 오히려 정치에 뛰어든 이후에는 “박근혜 대통령 돈 한 푼 받은 거 입증되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과연 탄핵이 타당한 것인가 하는 이 부분에 관해서는 동의할 수가 없다”며 박근혜 탄핵의 정당성을 부정하는 얘기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 결국 황 대표는 박근혜 탄핵이 남긴 역사의 교훈을 외면하고 있는 모습이다.

황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반성은 고사하고 ‘좌파독재’ 프레임을 무기로 사용하며 박근혜 정부의 통치방식을 재현하고 있다. 국민을 분열시키는 이념적 이분법을 갖고 선동하는 낡은 정치행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되니 새로 태어나겠다고 공언했던 자유한국당은 아무 것도 새로운 것이 없는 과거의 모습 그대로에 갇혀 있다. 민생투쟁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이념투쟁을 벌이고 있는 모습에서는 아무런 변화도 읽을 수 없다.

역사는 반성이다. 반성할 줄 모르는 역사의 과오는 되풀이 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 것도 반성하지 않은 채 다시 정권을 잡겠다고 나서는 황교안 대표의 모습, 마치 4.19 혁명으로 이승만 정권이 무너졌는데 이기붕이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서는 꼴이다. 먼 과거사도 아닌 현재사조차도 반성할 줄 모르는 모습에 미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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