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29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과 서훈 국정원장의 만남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에 따른 것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양정철 원장은 대통령의 복심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만남이 과연 혼자서 한 것이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많은 의혹이 일고 있는데 만나서는 안 되는 시점에 국정원장이 선거책임자와의 만남 그 자체가 부적절하고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4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해명하지 않고서는 국민들이 납득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상황이라면 서훈 원장은 이미 국정원장 자격을 잃어 즉각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대통령께서 파면하셔야 한다”면서 “대통령도 이 만남을 알고 계셨는지, 국정원 총선 개입을 이대로 묵과할 것인지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권은 국정원이 정치에 개입했다며 지난 정권 국정원장과 직원들을 한꺼번에 적폐로 몰아 감옥에 보내지 않았나”라면서 “사적인 만남이었다고 하는데 도대체 4시간 동안 무엇을 했다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정말 당당하다면 시간대별로, 10분 단위로 아니면 30분 단위로라도 누구와 어떤 일을 했는지 밝히는 게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국회 정상화와 관련해선 “청와대와 여당이 무모하게 통과시킨 패스트트랙을 철회·사과하고 제1야당과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현안들에 대해 진지하게 협의해야 되는 것 아니냐”면서 “여당이라면 당연히 그런 모습을 보여야 되지 않나. 민생과 아무 관계없는 문제로 국회문을 닫아놓고 이제와서 민생 운운하는 그 자체가 치졸하고 난센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집권여당과 청와대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면서 “국회 파행에 대한 명확한 사과와 불법적 패스트트랙을 철회하면 저희는 곧바로 국회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