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모 후보 ‘전 금융위원장이 지지한다’ 발언”
K씨 측, “해외 출장 중, 아는 바 없다” 해명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 더해져 정부 입김 차단 여부 더 ‘관심’

김현정 사무금융연맹 및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등 사무금융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5월 28일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 김현정 사무금융연맹 및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왼쪽에서 여섯 번째) 등 사무금융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5월 28일 여신금융협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강민혜 기자>


[폴리뉴스 강민혜 기자] 차기 여신금융협회장 최종 후보자 3명의 막판 물밑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이전 정부 실세 금융위원장의 개입설이 확산되면서 이틀 앞둔 최종 선임 결과에 미칠 변수가 주목된다.

차기 협회장이 선임되는 오는 7일 2차 회장추천위원회 회의에 경합을 벌이는 차기 협회장 최종후보군(숏리스트)은 3명이다. 김주현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임유 전 여신협회 상무, 정수진 전 하나카드 사장이다. 이들은 각각 '관료, 반관반민, 민간' 출신으로 분류된다. 

이 가운데 가장 논란이 되는 후보는 김주현 전 예보 사장이다. 정통 관료 출신으로 이른바 '모피아'(재정경제부 출신 인사와 마피아의 합성어)인 김 전 사장은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행정고시 동기(25회)다. 옛 재무부를 거쳐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사무처장 등을 역임했다.

사무금융노조는 김 전 사장의 당선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5월 28일 노조는 “관 출신 낙하산 협회장 선출을 반대한다”는 성명을 냈고, 전날엔 “모 후보가 과거의 썩은 동아줄을 활용해 투표권이 있는 회원사들을 압박한다는 소문이 돈다”며 선거 부당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노조가 '썩은 동아줄'이라며 소문의 주인공으로 지목한 모피아는 전직 금융위원장 K씨다. 노조 관계자는 “김주현 후보자가 선거 초부터 ‘K씨가 자신을 지지한다’는 식의 말을 공공연하게 했다고 한다”며 “K씨가 은행 쪽 인맥을 동원해 투표권 있는 회원사 사장들에 연락을 넣었다는 소문이 지난 주말 내내 업계에서 돌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주장이 확산되면서 논란의 중심에 오른  K씨는 최근 정부 측 인사 간에 벌어진 ‘유사 한국학’ 논쟁을 계기로 오랜만에 여론의 화제꺼리로 복귀한 인물이다. 보수 성향인 그는 재임 당시 역대 금융위원장 중에서 정부 내 실세로 손꼽혔으며 여러 이슈를 몰고 다니며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퇴임 후 한동안 잊혀지는 듯 했던 K씨는 문재인 정부의 출범 이후 재기용설이 나돌기도 했다. 이후 그는 동아시아를 비롯한 세계사에서 한민족의 근원을 고찰하는 답사와 단행본 출간 등 자신의 전문 분야를 벗어난 행보를 보여 이번에 불거진 인사 개입설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여신협회에 따르면 회추위는 카드사 사장단 7명, 캐피탈사 사장단 7명, 여신금융협회 감사 등 15명으로 구성되며, 회원사 총회에 올릴 협회장 최종 후보 추천권을 갖고 있다. 노조 측 말을 종합하면, K씨가 금융당국에 있을 때 친분을 맺은 은행 쪽 인사들이 최근 회추위 위원 또는 협회장 선거 투표권을 가진 회원사 사장들에게 전화를 하는 등 김 전 사장의 협회장 당선을 도와달라며 회유했다는 소문이다.

이와 관련해 기자는 5일 K씨 비서실 측에 사실 확인을 문의했지만 “당사자가 해외 출장 중이라 통화가 어렵고 아는 바도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한편 사무금융노조는 현재 관료 출신 협회장 당선을 반대하기 위해 청와대 앞에서 1인 시위를 지속 중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런 방식으로 관 출신이 협회장에 당선되면 낙하산 사례로 규정하고 대정부 투쟁에 나설 수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여신금융협회장 선임을 둘러싼 해묵은 모피아 논란이 최근 빚어진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계기로 과연 정부의 입김이 이번에는 차단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더해지는 가운데 막판 ‘K씨 개입설’이 어떤 변수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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