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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동국대·상생과통일포럼 리더십 최고위과정 8기 ⑱강] 박원순 “시장이 되면서 가장 중요한 일은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

박원순 시장의 미래를 보는 세가지 방법- 돌아보기, 둘러보기, 내다보기

지난 3일 동국대·상생과통일포럼 리더십 최고위과정 8기 열여덟 번째 강의는 ‘지속가능 도시 서울’을 주제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맡았다. 본 과정 1기부터 줄곧 함께 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은 3기부터 서울시청 투어+시장실 간담회 형식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도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서울시 청사를 둘러본 후 시장실에서 자유로운 질의응답식의 간담회가 열렸다.

- 어떤 음식을 좋아하나.

시골 개천이나 또랑에서 송사리 같은 것 잡아 집에서 무 넣고 찌는 생선찜을 좋아한다. 특히 생선 맛이 밴 그 무가 엄청 맛있더라. 그래서 일식집 같은 곳에 가면 무만 먹는다. 물론 뭐든 좋아하고 아무거나 잘 먹는다.

- 시장님은 언제부터 온실가스나 기후변화 등에 관심을 많이 가지게 되셨는지.

시장이 되면서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만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까지 대대로 살아가야 될 땅을 우리가 잠시 빌려서 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양한 일을 했다. ‘원전 하나 줄이기’ 사업을 해서 현재 원전 2기 반 정도 분량인 약 518만TOE, 즉 518만톤의 석유 발열량을 줄이거나 생산하고 있다. 

‘태양의 도시’를 선언하고 100만개의 미니태양광을 베란다나 옥상에 설치하는 사업도 한다. 서울시가 하는 만큼 전국이 하면 14기의 원전이 필요 없어진다. 우리나라 전체 원전이 24기인데 서울시만큼 점차 해내면 원전이 없어도 에너지에 전혀 문제가 없도록 할 수 있다. 서울의 에너지 자립률이 2.95%에서 4.4%를 넘어섰고, 20%가 목표다. 지금 가동을 중단하고 있는 당인리 화력발전소가 리노베이션이 완료돼 재가동되면 서울시 에너지 자립률이 약 16%가 되고 조금만 더 하면 목표로 하는 20%를 달성할 수 있게 된다. 그 정도면 후쿠시마 원전 사태가 와도 서울은 블랙아웃(blackout, 대규모 정전 사태) 등으로부터 자유로운 도시가 된다. 

저는 세계 1200개 도시가 가입하고 있는 ‘지속가능성을 위한 세계지방정부(ICLEI)’의 회장도 지냈고, ‘세계기후변화시장회의(WMCCC)’의 의장이기도 하다. 단순히 한국만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 플라스틱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계획하고 계신가.

시청에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일체 가져오지 못하게 하고 있다. 저도 어디서나 (텀블러를) 들고 다닌다. 서울시가 모범을 보이고 있고 홍보대사까지 정해서 일회용 플라스틱은 절대 못 쓰게 하고 있는데 다만 시로서는 권한의 한계가 많다. 단번에 해결할 수 없다. 

서울시 소각장에 가서 쓰레기를 뒤져보니 검정 비닐봉투가 대부분이었다. 싸니까 어디서든 준다. 저는 에코백을 항상 들고 다닌다. 예전에 시장 되기 전 독일 프라이부르크에 가보니 마트에서 쇼핑하는 아주머니들이 에코백을 핸드백에 넣어두고 있다가 쇼핑할 때 꺼내서 사용하더라. 조금만 노력하면 되는데 왜 그렇게 일회용품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결국, 특히 플라스틱 같은 것은 바다로 들어가서 생명을 죽인다. 거북이가 코에 빨대가 꽂혀서 피 흘리는 것 보셨는가. 우리가 사실 생활의 태도를 조금만 바꾸면 된다.

- 최근 몇년간 서울시가 굉장히 창의적이고 환경친화적인 도시로 각광받고 있다. 벤치마킹 하는 모델이 있으시거나, 그 수준을 넘어 선도한다면 어떤 방향성이 있으신지.

제가 오늘 선물을 하나 드리겠다. 미래를 보는 눈을 다 나눠드리겠다. 세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돌아보기다. 과거를 돌아보면 된다. 그럼 내가 예전에 이랬었구나, 앞으로 이렇게 가야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둘러보기다. 내 주변이 지금 어떻게 하고 있지? 예컨대,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일본은 어떻게 대응했지? 기후환경변화에 어느 나라가 최고로 잘하고 있지? 그런 것들을 둘러보면 미래가 보인다. 

세 번째, 내다보기다. 내가 가야 할 길을 굽어서 앞을 내다보면 내가 갈 길이 보인다.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데이터 통계와 빅데이터다. 제가 시장이 되고 나서 강남 개포동에 5단지까지 있는 주공아파트를 재건축 할 때 보니, 서울시에 1인가구가 이미 25%였다. 2인가구까지 치면 50%였다. 인구 구성이 이렇게 된다는 것은 예전 4인가구를 전제로 한 주택·가구·외식산업 등이 다 바뀐다는 얘기다. 통계를 통해 트렌드를 미리 알면 (예측할 수 있다). 그래서 개포동 재개발에 소형아파트를 30% 이상 지으라고 조건을 걸었더니 주민들의 반발이 심했다. 그런데 1년이 안 돼서 그 조합 측에서 저보고 소형아파트 건축을 50%로 늘려달라고 하더라. 사람들이 한 치 앞도 못 내다보는 거다. 조금만 돌아보면 다 보인다. 

우리나라가 일본을 10년 내지 20년 뒤따라가고 있다. 우리나라가 10년을 더 앞서가야 하는데 여전히 뒤따라 가고 있다. 예전에 일본을 방문하면 몇가지가 보였다. 첫째, 베네룩스나 핀란드, 스웨덴이나 덴마크 같은 북유럽 나라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더라. 우리나라도 헬싱키에 직항이 뚫리고 핀란드식 디자인 이런 것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인구가 변할 것을 예측하면 산업도 다 바뀐다. 

서울이 톱 도시가 된 이유는 먼저 가 있기 때문이다. 보행친화도시- 도시는 걸어 다녀야 보인다. 시장이 되기 전 런던을 방문했을 때 보니 구석구석마다 보행친화지구 사업을 하고 있더라. 보행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이런 것을 많이 깨달았다. 현재 서울시는 광화문도 그렇고 어떻게 하면 보행친화적으로 갈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횡단보도를 엄청 넓게 하거나 X자로 만든다. 그리고 가능하면 차를 없애야 한다. 종로5가에 중앙차로제를 도입하면서 차선을 하나씩 없애버렸다. 

시내에 차를 가져올 이유가 없다. 지하철, 대중교통이 서울만큼 좋은 도시가 없다. CNN이 서울 지하철을 세계 10대 기적으로 꼽았다. 생각해보시라. 여름이 되면 냉방, 겨울에는 난방이 나온다. 그것도 약냉, 강냉 다 나온다. 뉴욕 지하철엔 쥐가 득실거린다. 그런데도 서울시민은 춥다 덥다, 민원이 하루에도 무수히 많다. 이렇게 끊임없이 요구하는 시민들 때문에 서울시가 발전한 거다. EU의 교통부장관 격인 교통집행위원이 서울의 5G 자율주행차를 배우고 싶다고 왔다. 서울시가 어느 새인가 정말로 세계 톱 도시가 됐다. 그게 시민들의 역할이다. 시민들이 끊임없이 회초리를 때리니까 발전한다. 

- 한강의 환경을 위해서 좋은 안을 가지고 계신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한강시민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 이미 2012년에 한강시민위원회에서 세운 플랜에 따르면 향후 한강의 가장 큰 초점은 ‘두모포에 황새가 날아오는’ 한강이다. 그러기 위해서 자연성 회복을 계속하고 있다. 한강에 나무들이 엄청 심어지고 있다. 제가 밀림처럼 우거진 숲을 만들라고 했다. 아마 매일 보시니까 잘 모르실텐데, 한강에 나무들이 엄청나게 우거지고 있다. 본래는 1000만그루 목표였는데 하다 보니 이미 1500만 그루를 심었다. 그래서 임기 중에 3000만 그루를 심기로 했다. 3000만 그루를 심으면 도시의 운명이 바뀐다. 

- 디지털 시민 시장실 : 한눈에 보는 서울

이것은 서울의 최대 히트 상품이다. 서울의 모든 상황을 실시간으로 다 보여준다. 예를 들어 어디서 화재가 나면 상세한 주소와 진행상황, 발생시간, 도착시간, 작업종료까지 다 나온다. 주변 상황도 실시간으로 다 볼 수 있다. 화상통화를 누르면 제가 소방서장과 통화할 수 있다. 119가 여기 다 와있다고 보면 된다. 

교통상황도 실시간으로 나온다. 사고상황은 물론 전기차 충전소가 어디 있는지도 나온다. 나눔카는 멤버십이 있으면 가서 카드만 대고 열어서 이용할 수 있다. 이것 때문에 지금 ‘쏘카’라는 서비스는 전체 매출액 1조원의 유니콘기업이 되기 직전에 있다. 서울시가 만들어낸 기업이나 마찬가지다. 자전거 서비스 ‘따릉이’도 곳곳에 있다. 이제는 차 버리고 건강에 좋은 자전거를 이용해도 된다. 

‘올빼미 버스’는 서울시내에 밤12시부터 오전5시까지 차가 끊어지는데 이때를 위해서 9개 노선을 만들었다. 빅데이터로 통화량을 분석해 이 시간대 어디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는지, 그리고 이 사람들 집이 어딘지를 30억통 정도의 통화량을 분석해서 만들었다. 이게 전부 4차산업혁명 기술들이 다 녹아있는 것이다. 수질 등 상수도 정보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을 가지고 내년에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 진출할 예정이다. 

* 박원순 시장은 195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경기고 졸업 후 서울대에 입학했으나 민주화운동으로 제적됐다. 1980년 사법시험 합격 뒤 대구지검 검사로 법조인 생활을 시작했으며, 1985년 단국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영국 정경대와 미국 하버드대 유학을 통해 다양한 시민참여운동의 사례들을 경험하였으며, 귀국 후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를 결성해 소액주주 권리찾기운동과 총선 낙천·낙선운동 등을 벌였다. 아름다운재단과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를 만들어 각종 사회운동을 펼쳤다.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서 안철수와의 단일화로 53.4%의 지지를 얻으며 당선됐으며, 이후 2014, 2018 지방선거에서 잇달아 당선되며 서울시장 최초 3선시장을 역임 중이다.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로도 주목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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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경 기자

스페셜 인터뷰와 자치단체장 인터뷰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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